성별불쾌감은 자신이 다른 성(gender)으로 잘못 태어났다고 느끼는 상태를 의미한다(사진=셔터스톡)
 

심리학계가 잘못된 성(gender)으로 태어났다고 느끼는 '성별불쾌감(Gender Dysphoria)'을 두고 치료해야 할 질병으로 분류해야 할지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성별불쾌감은 남성 3만 명 중 1명, 그리고 여성 10만 중 1명꼴로 발생한다. 

미국정신과학회(APA)에 따르면, 성별불쾌감은 한 개인의 신체적 성별과 그들이 동일시하는 성별 사이의 갈등으로 정의된다. 자신이 태어나면서 가진 생물학적 성에 대해 매우 고통스럽고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사춘기 이후 변화되는 신체에 극도의 혐오감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충돌은 다른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부 사람들은 상대 성에게 적합하다고 믿는 의상을 입는 행위를 보이거나 심각할 경우 성전환 수술이나 호르몬 주사 등을 받기도 한다.

 

 

성별불쾌감은 어린 아이에게서도 보여질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자신과 다른 이성의 성으로 되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다. 이에 상대 성의 옷이나 헤어스타일을 선호하며 이름 역시 반대 성에 더욱 적합한 이름으로 불리고 싶어한다. 

복장을 이성용으로 바꿔 입는 행동은 빠르면 2~5세 사이에서도 충분히 시작될 수 있다. 이때는 일반적으로 아이들이 성별 행동과 관심사를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시기로 볼 수 있는데, 일부 아동은 자신의 신체로 성을 식별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혹은 청소년기에 이르러 공공 장소에서 샤워를 하지 않거나 자해 행동까지 보이는 아이들도 있다.

중요한 것은 성별불쾌감이 성별불순응(Gender nonconformity)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성별불쾌감은 신체적인 조건에 대한 것이며, 성별불순응은 사회학적 관점에서의 표현이나 행동에 중점을 둔다. 

성별불순응은 개인의 성격과 기질이 자신이 가진 성별의 보편적인 특징 및 자기 성별에 요구되는 사회적인 규범에 맞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가령 여성인데 여성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관점과 동일시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성별불쾌감은 더욱 위험성이 크다. 실제로 주요 우울증이나 불안 장애처럼 정신 질환으로 간주되는데, 성별불쾌감이 표현된 성별과 배정된 성별 사이의 갈등으로 나타내기 때문이다. 이는 정신 건강과 전반적인 복지에 심각한 고통을 줄 수 있다.

성별불쾌감의 정신 장애 분류는 차별적인 경험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사진=셔터스톡)
 

성별불쾌감의 신경학적 기반 이론

최근 진행된 새로운 연구에서는, 이 질환의 증상이 뇌의 네트워크 활동의 변화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뇌의 네트워크 활동의 변화로 인한 것이지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

사실 이전의 성별불쾌감 주요 이론은 이 상태를 겪는 사람들의 뇌 크기와 모양에 집중했었다. 성별불쾌감을 갖는 사람들은 자신이 태어난 성별 대신 상대 성의 크기와 모양 혹은 그들이 동일시 하는 성을 가진 뇌 부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뇌 영상 연구는 더 이상 이 같은 이론을 지지하지 않는다. 연구원인 스티븐 글리스케는 성별불쾌감에 대한 이전의 연구를 검토, 이 증상이 자신의 성 정체성 감각에 주로 영향을 미치는 뇌의 3가지 다른 네트워크에서 변경된 뇌 활동에 의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이 새로운 이론은 성별불쾌감을 가진 사람들의 고통을 침습적인 수술에 의존하지 않고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망한 평가를 받는다.

 

성별불쾌감, 의학적 장애로 간주돼야할까

현재 성별불쾌감은 의학 분야에서 정신 장애의 한 형태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일부 성 권리 옹호자들은 이 상태가 의학 장애 범주, 특히 정신장애진단및통계편람(DSM)에서 삭제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의료화 절차가 복잡하고 차별적인 경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성별불쾌감이 정신 장애로 분류되는 이상 사회로부터 오명이나 낙인을 찍힐 가능성이 높다. 

태어날 때부터 지정된 성으로 되돌리거나 혹은 자신의 상태가 영구적으로 지속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도록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런 상태를 가진 사람들은 보통 남자나 여자라는 이분법적인 개념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사회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을 수 도 있다. 이러한 모든 요소는 정신 장애로 분류돼면서 더 많은 고립감과 소외감을 가져다줄 수 있다.

이에 따라 DSM을 재검토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의료 전문가들, 특히 정신과 의사들을 비롯한 심리학자, 신경과학자들이 성별불쾌감의 문제와 정신 장애로 간주되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해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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