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라호르의 심각한 대기오염에 인도 탓만
수정일 2019년 12월 13일 금요일
등록일 2019년 12월 13일 금요일
파키스탄이 라호르의 심각한 대기오염의 조치는 커녕 인도를 비난하고 있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스)
 

파키스탄 내 대기오염이 심각해지면서 이웃 인도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파키스탄의 기후변화 장관 자타지 굴 와지르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라호르의 대기 질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퍼지고 있다"며, 라호르가 세계에서 가장 오염이 심한 도시라는 루머를 부인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대기오염이 인도와 파키스탄의 수십 년 된 분쟁에서 뉴프론티어로 부상하고 있다. 두껍고 매캐한 스모그가 파키스탄 제2의 도시 라호르에 사는 주민들을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숨이 가쁘고 눈이 따끔거리며 구역질이 나는 증상을 호소하는데, 마치 캠프파이어의 연기 속에서 사는 것 같다고 말할 정도다.

파키스탄, 라호르 대기 오염에 인도 탓

사실 라호르와 인도의 뉴델리는 세계에서 가장 오염이 심한 도시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다만 인도가 뉴델리 내 대기 질의 위험성을 깨닫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처하고 있는 반면, 라호르는 문제를 인정하고 해결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중이다.

라호르의 대기오염은 매우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사실로 볼 때 문제가 된다. 국제 엠네스티가 처음으로 도시 거주민에 대한 '긴급 조치'를 호소할 정도의 수준이다. 단체는 파키스탄 정부가 라호르 1,100만 명 주민의 '건강한 환경에서 살 권리'를 박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림멜 모히딘 국제 엠네스티 분석가는 라호르 내 스모그에 대한 파키스탄 정부의 불만족스러운 반응은 상당한 인권 문제를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기오염이 모든 사람의 건강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어, 정부는 이런 위기를 경시하지 말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즉각적으로 조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파키스탄에서는 대기오염 관련 시간별 업데이트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대기오염의 위험 수준을 구성하는 기준이 다른 나라보다 더 낮은 편이다. 전 세계적으로 위험하다고 여겨지는 대기 질을 여전히 건강한 수준으로 분류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1월 22일 라호르의 아침 대기 질 지수는 385로,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수치보다 8배나 더 높았다.

이는 결국 라호르 주민들이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 결과를 초래했다. 와지르 장관은 이 같은 대기오염에 관한 위험성을 일축하고 인도로 비난 대상을 돌렸다. 이와 관련 라호르에서 활동하는 도시 정책 컨설턴트 사라 아마드는 와지르 장관의 발언이 미숙하고 방어적이라고 비난했다. 사라 아마드는 스모그는 정치적 문제가 아닌 기후와 정책적 문제이며, 사람들의 건강과 복지를 정치화하는 것은 매우 미성숙하다고 비난했다.

날씨가 추워지면, 혈류와 폐조직에 흡수되는 위험한 공기 입자는 대기 중에 축적되면서 도시에 갇히게 된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스)
 

초미세먼지(PM) 2.5 수준

요즈음처럼 날씨가 추워지면, 혈류와 폐조직에 흡수되는 위험한 공기 입자(PM 2.5=입자의 크기가 2.5μm 이하인 먼지)들은 대기 중에 축적되면서 도시에 갇히게 된다. 예일국제학리뷰는 이를 라호르가 가장 두려워하는 '제5의 계절'로 묘사했는데, 나쁜 연료 품질과 통제되지 않는 배출물, 그리고 그루터기 소각을 통해 밭을 개간하면서 발생한 스모그가 도시를 뒤덮고 있다는 의미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파키스탄의 대기오염이 매년 2만 2,000여 명의 성인을 때아닌 죽음에 이르도록 한다고 지적했다.

 

라호르의 주민들도 마찬가지로 정부의 조치 부재가 대기오염을 더 악화시켰다는 견해다. 실제로 펀자브주에 소재한 학교들의 수업은 라호르를 포함한 많은 도시를 뒤덮은 짙은 스모그 때문에 중단됐다. 올해 11월에만 내려진 휴교령도 3차례에 이른다. 이렇게 되자 일부 3명의 십 대 청소년이 상황의 심각성을 보고하지 않는다며 정부를 고소하는 상황도 연출됐다.

라호르 주민인 아테카 미르칸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야외에서 노는 것을 더 이상 허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옷에서 그을음과 연기 냄새가 나고, 눈과 목 안쪽이 타들어 가는 듯한 느낌이며, 항상 두통과 메스꺼움에 시달린다고 토로했다. 이에 정부가 확실하게 조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PM2.5 입자 노출 수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자료에 따르면, 인도는 입방미터당 90.2㎍(마이크로그램)의 PM2.5 수준에 노출돼있다. 파키스탄의 경우 입방미터당 60.3㎍ 수준이다.

이에 비해 미국의 경우 7.4㎍, 유럽연합은 13.1㎍ 수준에 머물고 있다. OECD 지역의 평균 수준은 12.5㎍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