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은 암과 같은 여러 가지 질병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사진=셔터스톡)
 

대기오염은 암 같은 여러 질병 유병률을 높인다고 잘 알려졌지만, 번화한 도로 근처에서 생활하는 사람들도 이 같은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킹스칼리지런던의 연구팀에 따르면, 주요 고속도로와 인접한 지역에 거주하는 아동은 폐가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못하며 심장질환과 뇌졸중, 심부전, 기관지염에 걸릴 위험도 높다. 이번 연구는 대기오염이 만연한 지역 인근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건강 상태를 광범위하게 분석한 최초의 연구다. 연구 결과, 대기오염이 건강 상태와 상당한 영향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번화한 도로 인근 거주의 해로운 영향

이번 연구는 영국과 폴란드의 13개 도시에서 진행됐으며 대기오염 지역 거주자와 대기오염이 없는 지역의 거주자 건강 상태 13가지를 비교했다. 병원 입원 이력과 사망률, 흉부 감염 같은 증세 등을 조사했다.

고속도로 또는 번잡한 도로 인근에 거주하는 사람은 폐암 발생 위험이 9.7%가량 높았다. 그리고 해당 지역 인근에 거주하는 아동(14%)은 조용한 도로 인근에 거주하는 아동에 비해 폐 성장이 상당히 지체됐다.

또한, 오염되지 않은 지역에서 생활하는 아동에 비해 런던과 같이 오염된 도시에 거주하는 아동의 폐는 12.5%가량 성장이 느리며, 동일한 조건의 옥스포드에 거주하는 아동의 폐 성장은 14.4%가량 지체됐다.

고속도로나 번화한 도로 인근에 생활하면 폐암 유병률이 9.7% 증가한다(사진=셔터스톡)
 

그 밖에 아동의 폐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으로는 버밍햄, 브리스톨, 리버풀, 노팅엄, 사우샘프턴 등이 있었다.

전문가들은 대기오염 때문에 런던에서만 연간 390명의 폐암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자동차 매연에 섞인 미세 입자 PM2.5를 쉽게 흡입할 수 있으며 폐 세포 DNA가 손상을 입고 있다. 이 손상 때문에 폐암으로 이어지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높은 수준의 대기오염에 노출된 천식 소아 환자 중 124명이 병원에 입원했다. 그리고 대기오염으로 인해 연간 최대 3만 6,0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연구팀은 추정했다.

열악한 대기 수준은 염증을 촉발해 체내에 지방 침전물을 축적시키고 동맥을 좁아지게 만들어 관동맥성 심장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인식 제고

약 300만 명의 런던 시민은 번잡한 도로 인근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즉, 도시 인구 중 3분의 1가량이 암과 심장질환 위험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연구팀은 런던을 포함한 주요 도시의 대기오염을 완화할 방안을 촉구하고 나섰다.

런던의 대기오염 수준이 5분의 1가량 낮아지면 폐암 환자도 7.6%가량 줄어든다. 이는 다른 도시도 마찬가지다. 대기 질을 개선하면 런던에 거주하는 아동들의 기관지염 증상도 줄어들게 된다. 

이번 연구에서는 여러 도시의 대기 오염이 건강 상태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고 헤더 월튼 박사는 말했다. "이전 연구에서는 사망자와 기대 수명 등에 집중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어린이의 급성 기관지염 같은 증상에 초점을 맞췄다."

대기오염 관련 정책의 필요성 

이번 연구 발표 후, 건강 및 환경 NGO들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안한 한계를 충족할 수 있도록 미세먼지 오염 법정 수치를 낮출 것을 촉구했다.

WHO는 PM2.5가 평방미터당 연평균 10마이크로그램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고 제한했다. 현재 영국에서는 WHO가 정한 수준의 두 배를 넘었지만 어떠한 정당도 이에 대한 조치를 주장하고 있지 않다.

"눈에 보이지 않는 대기오염 때문에 우리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병들고 있다"고 클린에어펀드(Clean Air Fund)의 롭 휴즈는 말했다. 휴즈는 영국 전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보건 위기에 대한 인식을 재고하고 모든 정당이 공기를 깨끗이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기오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중요한 주제지만 아직 인식이 정립되지 못했다. 대기오염의 영향을 공론화하고 대기오염으로부터 가장 취약한 계층을 도울 수 있는 효과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대기오염이 미치는 영향을 공론화해야 한다(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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