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인간은 매일 약 3만 5,000건 이상의 의사결정을 한다(사진=셔터스톡)
 

보통 인간은 매일 약 3만 5,000건 이상의 의사결정을 한다고 한다. 가령 어떤 음식을 사고 언제 먹을 것인지, 혹은 저녁에 무엇을 할지 등에 관한 결정이다. 그러나 이 결정 과정에서 혼란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주어진 선택지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만약 의사결정에 지속해서 어려움을 느낀다면, 아마도 '포보(FOBO)'의 가능성을 의심해보는 것이 좋겠다. 포보란 '더 나은 옵션에 대한 두려움(fear of better options)'을 뜻하는 용어로, 다른 많은 선택으로 인해 제대로 된 결정을 내리는 데 두려움을 갖는 현상이다. 즉, 자신이 선택한 것 외에 더 좋은 옵션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걱정한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포보가 심지어 중요한 것을 사소한 결정으로 이끌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4년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학생이었던 패트릭 맥기니스가 연구한 것에서 잘 나타나는데, 그는 당시 '놓칠 것에 대한 두려움(fear of missing out)'이라는 용어로 포보를 정의했다. 두 가지 용어 모두 선택의 여지가 너무 많아 무엇인가를 극대화하려는 느낌을 설명한다. 당시 맥기니스는 "다른 최적의 기회가 올 경우에 대비해 어떤 선택에도 전념하지 못하게 된다. 마지막 순간에는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것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포보로 고통받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결정이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가능성에 극도로 압도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따라 보통 결정을 미루고, 결정을 내려야 할 때도 결정을 취소하는 경향을 보일 수 있다.

 

 

포보를 이해하라

맥기니스는 자신과 친구들이 항상 최적화된 것을 요구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후 포보를 생각해냈다. 최선이 아닌 것을 선택할까봐 두려워 어떤 선택을 해야 할 때 정작 마비되고야 만다는 것. 뉴욕타임스(NYT)는 이와 관련, 포보는 모든 것이 가능할 것 같은 극도로 분주하고 극도로  연결된 세계의 부산물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사람들에게는 많은 선택의 여지가 주어지는 것이다.

맥기니스는 또한 포보가 풍요의 고통이지만 동시에 자기애에 의해서도 유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가령 '최고를 원하는 생물학적' 사고를 가진 이들과 연관성이 깊은 것으로, 이는 사실 새로운 개념은 아니지만 요즈음 널리 전파되는 소셜 미디어와 기술로 인해 더욱 증폭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00만 년 전 우리 조상들은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기대치에 따라 최고의 것을 기다리도록 프로그램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포보가 많은 옵션에 압도 당하는 것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도 말한다. 어린 시절에는 결정할 일이 거의 없지만, 오늘날처럼 빠르게 움직이는 세계에서는 인간이 내려야 할 결정 규모가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맥기니스는 결정에 직면할 때 인생의 경험이나 과거에서의 실망, 혹은 자신과 다른 이들의 기대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심리학자이자 첼시심리학클리닉의 공동 설립자인 엘레나 투로니 박사는, 포보가 삶의 커다란 요소라는 점에서 인간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에 잘못된 선택을 하고 그로 인해 시간을 낭비하는 것에 끊임없이 걱정한다는 것. 특히 불안감은 주요한 역할을 하는데, 행복감과 만족감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박사는 결국 옳고 그른 결정은 없으며, 결정은 실제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던캘리포니아대의 인류학 교수 제니퍼 쿨은 포보가 구조적으로 자본주의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문화가 지난 몇 년간 인간이 좋은 결정으로고 생각하도록 더욱 선택에 압도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포보는 우리 삶의 커다란 요소라는 점에서 인간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사진=셔터스톡)
 

포보를 격퇴하라

맥기니스는 포보에서의 두려움은 자신이 놓쳐버릴 것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어떤 것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다른 것은 버려야 함에도 불구, 결국엔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않고 그냥 내버려두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맥기니스는 포보 현상을 다룰 수 있는 유용한 두 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먼저 첫 번째는 '시계에게 물어보라' 방법이다. 두 가지 옵션을 나열한 뒤 각 항목들을 시계 옆에 두는 것. 그리고 시계 분침이 향하는 대로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결정이라면,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선택들을 모두 적은 후 비교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편이 낫다. 각 항목의 장단점과 여러 요소들을 모두 다 목록에 포함시킨 뒤 소리 내어 읽는 것이다. 자신의 선택을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저작권자 © 리서치페이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