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관자효과' 목격자 많을수록 모르쇠…전문가, "오히려 도움 의지 끌어올릴수도 있어"
수정일 2020년 01월 03일 금요일
등록일 2020년 01월 03일 금요일
상황이 애매할 경우 목격자들이 개입할 가능성은 적어진다(사진=123RF)

방관자효과에 대한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건을 목격한 사람이 많을수록 도와줘야겠다는 의지가 커진다는 것이다.

방관자효과는 범죄를 목격한 사람들이 현장에서 왜 희생자를 돕지 않았는지에 대한 심리를 설명한 개념이다.  

주변에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책임이 분산돼 오히려 위험에 처한 사람을 덜 돕게 되는 현상으로 정의된다.

대표적으로 현대 사회가 타인에 대한 연민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것을 설명할때 주로 쓰이는데, 2010년의 과테말라 이민자 출신의 노숙자 휴고 알프레도 테일-약스의 이야기도 좋은 예시가 된다.

테일-약스는 당시 공격을 받고 있던 한 여성을 구했지만 이후 자신에게 스스로 가해하는 소동을 벌였다.

그가 그러한 행각을 벌이는 사이 여러 사람들이 현장을 지나갔지만, 그의 몸을 흔들고 떠난 일부 사람들을 빼면 피 구덩이에 누운 채 죽어간 그를 적극적으로 구한 이는 없었다.

마침내 경찰이 도착하기까지는 무려 1시간이나 걸렸고, 그사이 테일-약스는 이미 죽어갔다.

주변에 다른 이들이 있을 경우 범죄 피해자를 도울 가능성은 적다(사진=123RF)

방관자효과, 실제일까

심리학자들은 그동안 방관자효과가 일반적인 이슈나 시나리오라고 믿어왔었다. 그러나 올해 초 랭커스태대학의 리처드 필포트와 연구팀이 수행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이 현상이 진짜가 아닐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돼 주목을 끈다.

연구팀은 연구를 위해 영국을 비롯한 남아프리카, 네덜란드의 폭력 상황에 대한 감시 영상을 조사한 결과, 해당 사건들의 90% 중 적어도 한 사람이 개입해 지원을 주려 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를 통해 방관자의 존재가 누군가가 개입할 확률을 오히려 증가시켰다고 결론내렸는데, 이는 애초의 방관자효과 이론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개념이다.

필포트는 "주변에 사람이 많을수록 뭔가 할 수 있는 잠재력이나 의지가 있는 사람의 수는 더 많아진다"라고 평가했다.

 

방관자효과 

방관자효과는 사회심리학자인 빕 라테인과 존 달리가 실험을 통해 처음으로 정립한 개념이다.

이들은 임상 실험을 통해 주변에 다른 이들이 있을 경우 범죄 피해자를 도울 가능성은 적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즉 목격자가 많을수록 개인이 개입할 가능성은 더욱 적어진다는 이론이다.

먼저 한 실험에서는 연기로 가득찬 방에 누군가 혼자 앉아있도록 한 상황을 연출해 진행했다. 이후 3사람이 추가로 참석한 상태에서 같은 시나리오를 반복했다.

그 결과 혼자서 참여한 참가자의 75%가 실험자에게 연기를 보고했지만, 다른 두 사람이 더 있는 회의실 참가자에서는 38%만이 연기를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방관자들이 범죄 피해자를 돕기 전 5단계의 의사결정 과정을 거친다는 가설을 세웠다.

가장 먼저 무엇인가 부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고, 이후에는 현 상황을 도움이 필요한 상황 혹은 긴급 상황으로 정의하는 것이다.

이어 희생자가 개인적으로 행동할 책임이 있는지를 결정한다. 그리고 어떻게 도울 것인지에 대해 생각한 뒤, 마지막으로 도울 방법을 결정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을 하지 못하면 방관자는 결국 해당 범죄나 상황에 관여하지 않게 된다. 여기서 방관자들의 정서적 상태나 비상사태의 특성, 타인의 존재 여부 등은 방관자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작용한다.

 

 

라테인과 달리는 최종 연구끝에, 다른 사람의 존재가 방관자에 대한 책임의 확산을 유발한다는 결론을 냈다. 이들이 행동에 대한 압박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특정 범죄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행동해야할 책임이 모든 이들에게 다 공유돼야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이외에도 보통 자신의 개입이 적절한지도 생각하게 된다.

이전의 연구들에서도 상황이 애매할 경우 목격자들이 개입할 가능성은 적어진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잠재적인 비상사태가 발생한 경우에서, 다른 이들이 모두 침착하게 행동한다면 상황을 긴급한 것으로 여기지 않는 것이다.

결국 모두가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행동하도록 도미노 효과를 만들 수 있는데, 이를 '다원적 무지'라고 일컫는다.

즉, 집단 구성원들의 대부분이 마음 속으로는 어떤 규범을 부정하면서, 다른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규범을 수용하고 있다고 잘못 생각하는 현상이다.

그러나 다른 이들이 괴로워하거나 충격받은 것처럼 보일때는, 다른 목격자들도 비상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을 깨닫고 지원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더 높다.

또 자신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는 사람이 도움을 줄 가능성이 더 높다는 사실도 나타났다. 작은 사건이라도 충분히 이같은 감정을 유발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