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표범은 영토성 습성을 지닌 육식동물로, 검은 색 털을 강점으로 활용해 먹잇감을 사냥한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스)
 

아프리카생태학저널에 흑표범을 포착한 사진이 공개돼 화제다. 희귀동물로 알려진 흑표범이 목격된 것은 거의 100년 만이다. 이번 사진을 계기로 흑표범이 다른 표범보다 드문 이유와 관련해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2017년 발표된 '흑표범 지도: 표범 흑색증의 거시적 생태학적 모델링' 연구에 따르면 흑표범 관련 보고는 지난 1909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보고서는 케냐와 에티오피아 및 남아프리카를 적시했지만, 실제로 유일하게 확인된 지역은 에티오피아가 전부였다.

흑표범은 숲과 사바나, 그리고 관목지대 및 사막 등 거의 모든 유형의 서식지에서 생활하는 동물이다. 대부분 숲속 캐노피 낮은 지형에서 생활하며 먹잇감을 사냥하는데, 먹이를 나무 위로 올려 다른 포식자를 피하는 습성이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의 울창한 열대림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으며, 숲속 어두운 곳에서 두꺼운 초목과 자신의 몸 색상을 일치시켜 먹잇감을 사냥하고 포식자를 피한다.

현재 대부분 확인된 흑표범 목격 사례의 90%는 동남아시아에서 발견되었다. 연구에 따르면, 흑표범은 영토성 습성을 지닌 육식동물로, 검은 색상의 털을 강점으로 활용해 먹잇감에게 의심받지 않고 매복한다. 또한 야행성인 관계로 주로 낮에는 쉬고 밤에 활발히 움직인다.

흑표범 역시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심각한 멸종 위협을 받고 있다. 검은색 부드러운 털을 노리는 인간들에게 밀렵 당하는 것이다. 동시에 삼림벌채로 인한 서식지 손실도 흑표범의 생존을 위험에 빠뜨린다.

100년 만에 나타난 희귀한 흑표범

이런 가운데 지난 2월, 야생동물 사진작가인 윌 버라드-루카스는 케냐의 라이키피아 캠프에서 흑표범을 포착하는 것에 성공했다. 그는 당시 자동 캠트랩션 카메라를 천연 온천과 물웅덩이 등 수로와 동물 산책로에 설치해 24시간 동안 동물 움직임을 관찰했다. 그리고 마침내 흑표범 성공적으로 포착해 촬영한 사진을 아프리카생태학저널에 발표했다.

샌디에이고 동물원의 세계 보존 과학자 닉 필폴드는 버라드-루카스 사진을 높이 평가했다. 지난 몇 년 동안 흑표범을 목격했다고 주장한 사진은 일부 있었지만, 대부분 멀리서 찍은 것이어서 확증 증거로 사용될 수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흑표범 서식 가능성을 보고받은 후 원격 카메라를 설치한 것이어서 성공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지난해부터 표범 개체수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가 실질적으로 펼쳐졌다. 필폴드는 "보고가 이뤄진 지역에 카메라 배치를 강화했다. 그 결과 몇 개월 안에 카메라로 여러 개의 관찰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버라드-루카스 작가는 이후 블로그를 통해 흑표범과의 만남이 평생의 꿈이었다고 밝혔다. "어떤 동물도 흑표범만큼 신비하거나 아름다우며 찾기 힘든 동물은 없다. 오랫동안 흑표범은 꿈이나 옛 이야기에만 남아있었다. 내가 알고 있는 누구도 야생에서 흑표범을 한 마리도 본 적이 없었지만 희망을 놓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흑표범의 검은 털은 색소의 과잉생산을 일으키는 멜라니즘(흑색증)이라는 유전자 변이의 결과다(사진=픽사베이)

흑표범의 검은 털은 색소의 과잉생산을 일으키는 멜라니즘, 즉 흑색증이라는 유전자 변이의 결과다. 연구에 따르면 유전자 변이는 전 세계 표범의 약 11%에게만 나타나는데, 대부분은 동남아시아에서 서식한다. 또한 이 표범의 털은 반점이나 로제트 같은 무늬를 지닌 다른 일반적인 표범과 동일한 특징을 지닌다.

연구는 고양이과에 속하는 37종 중 13종에 멜라니즘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모두 자신의 검은 털을 포식자나 사냥꾼들로부터 보호하는 데 활용한다. 다만 건조한 환경에서 이 검은색 털이 짝짓기나 번식 및 사냥 전략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전문가들은 멜라니즘이 불이익을 줄 수도 있을 것으로 추정하는데, 이는 야생에서 흑표범이 다른 표범들보다 상대적으로 드문 이유일 수 있다는 평가다.

연구에 따르면 흑색증을 가진 고양이들은 눈에 띄는 반점을 가지고 있는데, 종종 서로에게 신호를 전달하는 데 사용한다. 하지만 흑표범과 재규어, 그리고 다른 야생 고양이과 동물들은 귀와 꼬리 부위에 흰색 표식이 부족하다. 브라질 산타카타리나연방대학의 동물학자 마우리시오 그라이펠은 흰색 표식의 부재가 동물들에게 어려운 도전을 제기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흰색이 가장 빛을 잘 반사하는 색이라는 특성상, 밤 시간대에 시각적 의사소통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흑표범의 검은 털은 위장 역할을 잘 수행할지는 몰라도 다른 동료들과 함께 달릴 때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중요한 의사소통을 할 수 없어 서로를 이해하기 쉽지 않다. 물론 서로 의사소통하기 위해 다양한 신호를 사용하더라도, 시각적 의사소통 역시 매우 필수적이다. 실제로 귀와 꼬리에 있는 흰 반점이나 로제트는 친근한 의도의 의사소통부터 물러서라는 중요한 의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중요한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흑표범과 다른 흑색증을 가진 고양이과 동물들이 드물고 희귀한 이유를 서로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할 수 없기 때문으로 설명한다. 서로 제대로 된 의사소통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이성에게 구애하고 새끼를 키우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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