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의 충동성에 영향을 미치는 특정한 뇌 회로가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123RF)

순간적으로 자제력을 잃어 충동적인 행동을 할 때가 있다. 가장 흔한 행동이 폭식이다. 최근 한 연구에서는 인간은 충동적인 식사를 거부하지 못하도록 설계돼있다는 사실이 발견돼 이목을 끈다.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지에 발표된 이번 연구에 따르면, 음식의 충동성에 영향을 미치는 특정한 뇌 회로가 존재한다. 쥐를 활용해 실험한 결과, 시상하부에 있는 일종의 송신기인 멜라닌응집호르몬(MCH)이 충동적인 행동에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뇌 회로와 과식 자제하는 능력 연구 

연구팀은 충동 테스트에서 쥐들이 맛있으며 고지방이고 고당류인 펠릿을 얻기 위해 레버를 누르도록 훈련했다. 너무 빨리 누르면 20초 더 기다리도록 설계, 쥐들이 레버를 다시 누르기 위해 20초를 기다리도록 만들었다. 이후엔 고급 기술을 적용, 학습과 기억 기능을 담당하는 뇌 영역인 시상하부에서 해마까지 특정 MCH 신경경로를 자극했다.

그 결과, MCH는 동물들이 음식을 좋아하도록 만들거나 음식을 받기 위한 노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대신 이 회로는 동물들이 식량을 얻으려는 것을 자제하는 능력에 작용했다.

연구 책임자인 조지아대 가족 및 소비자대학의 에밀리 노블은 이와 관련해 "뇌에는 기본적으로 존재하는 생리학적인 기초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MCH를 생산하는 뇌세포를 활성화하면 동물들은 음식에 대한 행동에 더욱 충동적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MCH 경로를 활성화할 경우, 정상적인 식습관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맛있는 음식을 섭취하려는 칼로리적 욕구 또는 동기부여에 대한 충동적인 행동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음식의 충동성에 영향을 미치는 뇌 회로를 이해하면 정상적인 식욕을 줄이거나 맛있는 음식을 덜 먹지 않고도, 다이어트를 지속할 수 있는 과식 치료법의 개발 가능성을 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과식은 폭식장애로 발전할 수 있다(사진=123RF)

에밀리 노블 교수가 언급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은 비만 인구 약 21억 명에게 매우 시급할 수 있다. 비만 인구는 1975년 이후 3배나 오른 규모지만, 이후에도 지속해서 증가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좌식 생활이 비만의 원인이라는 통념을 조사한 또 다른 연구에서는 과식이 열악한 신체 활동과 함께 비만의 주요 원인으로 간주된다는 사실이 나타났다. 아마존 숲에 소재한 슈아르 공동체 아동의 건강 데이터를 미국 및 영국의 아이들과 비교해 분석했다. 그 결과, 세 국가의 어린이가 같은 양의 칼로리를 소모한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즉, 아마존의 아동은 미국이나 영국 등 산업화된 곳의 아동보다 신체적으로 25%나 더 활동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또한 면역체계 활동도 활발해 도시에 사는 아동보다 휴식 에너지 소비가 20%나 더 높았다.

공동저자인 베일러대학의 새뮤얼 울러허는 "에너지 소비의 유사성은 인체가 다양한 맥락에서 에너지 예산의 균형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과식의 또 다른 문제는 폭식장애로 발전할 수 있다는 잠재성이다. 과식은 대개 가끔 하는 습관이지만, 습관이 빈번해지면 건강에 좋지 않은 폭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2015년 기준으로 미국에서 폭식장애가 있는 인구는 무려 280만 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가장 흔한 질환 가운데 하나로, 의학 매체 헬스라인에 따르면 폭식장애는 여성의 3.5%, 남성 2%, 그리고 청소년의 1.6%에 영향을 미친다.

 

과식과 폭식장애 사이에는 희미한 경계선이 존재한다. 중요한 차이라면 과식과 폭식을 한 후에 느껴지는 감정이다. 웰빙 매체 베리웰마인드는 혐오감이 폭식을 멈추게 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과식의 경우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먹는 것을 중단할 수 있다.

실제로 폭식하는 사람들은 과식하는 사람들에 비해 더 자주 먹는 경향을 보인다. 음식도 더 빨리 소비하고 마치 통제력을 잃은 것처럼 먹는다. 베리웰마인드는 다만 온종일 간식을 먹는 습관은 폭식이 아니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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