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함량이 높은 호수라도 탄산염 수치 역시 풍부하다면, 생명이 존재할 수 있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스)
 

호수에 인 함량이 높더라도 탄산염 수치 역시 풍부하다면, 독성 수역에서도 여전히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금까지 인 함량이 높은 호수는 독성으로 인해 생명이 존재할 수 없을 것으로 인식됐다. 영양분 오염은 수역에 생명체가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되는 이유 중 하나다. 여러 다른 요소들 중에서도 특히 과도한 수준의 질소와 인이 물을 오염시키고 해양 생물과 주변 생명체를 죽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양분 오염은 자연에 의해 완화되면서 영향을 받는 지역의 생명을 되살리는 역할도 한다. 현대 사회에서 이러한 오염의 유일한 문제라면, 호수와 강의 오염 수준을 높이는 인간 활동의 영향뿐이다.

워싱턴대 연구팀은 인과 생명체간 연관성에 초점을 두고 인 함량이 높은 호수가 어떻게 생명을 지탱하는지에 대한 잠재력을 연구했다. 

인은 DNA와 RNA 분자를 만드는데 필요한 성분이기도 하다. 즉 인이 없으면 지구에 생명체는 존재할 수 없다.

연구를 주도한 지구 및 우주과학 연구 주교수인 조나단 토너는 특히 건기 동안 생성되는 탄산의 소금 형태인 탄산염이 풍부한 호수에 집중했다. 

호수는 건기가 발생하는 동안 높은 증발율로 인해 알칼리성 및 짜게 되는 경향이 있다. 대표적으로 캘리포니아의 모노 호수와 케냐의 마가디 호수, 인도의 로나르 호수 등이다. 연구팀은 기존 탄산염이 풍부한 호수에서의 인 함량 수위를 측정, 다양한 지역에서 탄산염이 풍부한 호수와 잠재적 생명체의 다양성을 분석했다.

표본의 테스트 결과, 정확한 농도는 수집 위치와 수집 기간의 계절에 따라 다르다는 사실이 나타났다. 

하지만 농도 수준과 관계없이 탄산염이 풍부한 호수들은 해수나 강 및 세계의 다른 여러 호수에 비해 최대 5만 배 높은 인 수치를 갖는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또한 탄산과 인의 농도와는 별도로 호수에는 다양한 생물학적 생명체들로 가득하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그렇다면, 이 호수들은 어떻게 이같은 결과를 얻은 것일까?

인이 풍부한 호수에서 번성하는 생명체들은 탄산염의 함량에 의해 유지된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스)
 

연구팀은 인이 풍부한 호수에서 번성하는 생명체들은 탄산염의 함량에 의해 유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인 농도가 높은 호수의 높은 탄산염 수위는 생명 분자를 만드는 데 필요한 물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인이 높고 탄산염 수치가 낮은 호수의 경우에는 그렇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화학적으로 탄산염은 호수 내 칼슘과 결합해 인과 경쟁하는 구도를 지닌다. 그리고 이 결합 경쟁에서 탄산염은 인을 앞지를 수 있으며 일부 원소들을 제거할 수도 있다. 

따라서 더 많은 탄산염이 칼슘과 결합하면, 더 많은 인이 생명의 기본 분자를 형성할 수 있을 만큼 호수에 남게 되는 것이다. 반면 탄산염 수치가 낮은 호수라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인보다 생명체가 접근할 수 없는 인산칼슘 광물이 더 많아지게 된다. 즉 생명체가 이용할 수 없는 것들이다.

더욱이 이들 호수 주변의 공기는 인의 가용성에 기여한다. 공기 중 이산화탄소가 물에 녹아 산성 상태를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이 산성 상태는 탄산염이 풍부한 호수 내 암석들에서 더 많은 인을 방출할 수 있다.

아일랜드 환경보호청(EPA)가 발표한 '2017년 수질' 보고서에 따르면, 아일랜드 전역의 많은 하천들의 인 농도는 매우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 앞서 언급했듯이 인은 그 수준과 다른 물질의 농도에 따라 생명체를 만들고 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매우 중요하다.

 

2015~2017년까지 3년간 총 1874개의 하천 부지 내 평균 인산염 수치를 조사한 결과, 이중 905곳이 mg/L P 당 0.025mg 이하의 수치를 보였다. 271개는 0.025~0.035mg/L P 수준이었다.

다음 하천 부지의 269곳이 0.035~0.05mg/LP 사이의 인산염 농도로 확인되었으며, 333여 곳은 0.05~0.1mg/LP의 농도를 보였다. 85곳은 0.1~0.25mg/LP, 그리고 11곳은 0.25mg/LP 이상의 매우 높은 농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된 강 중 355개의 인 수치가 0.025mg/L P 미만이었다. 약 84곳은 0.025~0.035mg/L P, 88곳은 0.035~0.05mg/L P, 134 곳은 0.05~0.1mg/L P, 33 곳은 0.1~0.25mg/L로 확인됐다. 단지 8곳의 강만이 0.25mg/L 이상의 농도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인이 풍부하다고 해서 모든 호수에 생명체가 없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용 가능한 구성요소에 따라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인을 가진 호수라도 생명을 만들어 내고 지탱할 수 있다는 것으로, 호수에 탄산염과 이산화탄소가 모두 풍부하다면 인은 DNA와 RNA의 빌딩 블록 역할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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