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메틸화를 억제하고 가장 저항력 강한 말라리아를 일으키는 기생충까지도 죽일 수 있는 분자가 발견됐다(사진=123RF)

파스퇴르연구소와 프랑스국립과학연구센터(CNRS) 과학자들이 말라리아에 대항할 수 있는 약물 개발과 관련해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했다. DNA 메틸화를 억제하고 가장 저항력 강한 말라리아를 일으키는 기생충까지도 죽일 수 있는 분자를 발견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특히 아르테미시닌으로 알려진 내성 기생충의 균주에서 기생충의 수명주기 동안 후성유전학적 DNA 변형의 중요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르테미시닌은 인간이 감염된 모기에게 물리면서 전염되는 열대열말라리아원충의 약물 내성 균주다. 이들이 다른 숙주들로부터 옮겨진다하더라도, 기생충의 게놈 가소성은 다양한 환경에서도 충분히 적응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여전히 부작용의 위험성이 있다.

 

이에 과학자들은 바로 이들의 가소성, 특히 DNA 메틸화에 대한 폭넓은 탐구에 착수했다. 이들 시험관 실험을 통해 열대열말라리아원충을 인간의 적혈구와 상호작용시켜 그 변화를 관찰한 것.

 

연구팀은 이 기생충을 혈액세포에 감염시키고 이후 전개 상황을 지켜본 뒤 70개 이상의 메틸화 억제 분자를 테스트해 기생충과 관련된 유효성 및 특이성을 결정했다.

 

호스트-패러사이트 상호작용 생물학 연구소의 연구원 플로레 나르델라는 "첫 번째 분자를 실험하자마자 클로로퀸 등의 약물에 버금가는 상당한 활동이 관찰됐다"라고 말했다.

 

CNRS 연구소장 파올라 아리몬도는 "특히 이 억제제 분자의 효능을 강조, 혈중 열대열말라리아원충을 6시간 만에 죽였다"라고 설명했다.
 

말라리아에 대항할 수 있는 약물 개발과 관련해 획기적인 돌파구가 마련됐다(사진=123RF)

연구팀은 저항성격리체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분자를 테스트하기 위한 또 다른 실험도 진행했다. 그리고 이 역시 이전과 마찬가지로 결정적인 결과를 보였다. 억제제 분자가 성공적으로 혈액 기생충을 죽인 것이다.

 

아리몬도는 "이번 연구는 아르테미시닌 내성 균주를 포함한 혈액 속 기생충이, DNA 메틸화를 목표로 해 급속하게 살상될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보여줬다"라고 설명했다.

 

나르델라 역시 "메틸화가 아르테미시닌과 결합할 수 있는 새로운 약물을 개발하고 저항성 기생충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평했다.

 

또 다른 기생충인 플라스모디엄 베르그헤이에 감염된 생쥐의 생체내 억제제를 실험한 별도의 실험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 억제제 분자가 혈액 기생충을 제거하고 생쥐를 뇌 말라리아 감염으로부터 생존시킨 것이다.

 

연구팀은 앞으로도 말라리아 예방약에 가장 효과적인 분자의 선택성과 효능에 대한 개발을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 또 기생충의 다른 발달 단계에서도 유사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분자들에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말라리아는 전 세계적으로 보건 이슈에 부담이 되는 대상이다. 이에 성공적으로 말라리아를 제거하고 예방할 수 있는 약물의 개발은 중요하다.

 

이에 만일 이번 연구의 효능이 추가적인 실험을 통해 다시 한번 나타난다면, 해당 치료법은 현존하는 항말라리아 약물 내성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말라리아는 전 세계 수 백만명에게 영향을 미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87개국에서 2억 1900만 명의 말라리아 환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43만 5000명이 같은 해 사망했다.

 

그중에서도 아프리카는 전 세계 말라리아 부담의 92%를 차지, 말라리아 관련 사망률에서 93%를 차지하며 가장 심각한 상황을 이루고 있다. 이는 세계 인구의 거의 절반이 여전히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의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게다가 일부 집단은 발병 위험성이 더 높다. 바로 5세 미만 아동으로, 2017년 전체 말라리아 사망률의 61%(26만 6000명)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살충제를 뿌린 모기장안에서 잠을 자고 실내에서는 잔류성살충제를 뿌리는 등 질병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권고한다.

 

이는 말라리아에 대한 예방 백신이 단 한 개뿐이라는 사실 때문으로, 이 백신은 부분적으로 열대열말라리아원충에 대항하는 역할을 한다. 대규모 임상 실험 결과, RTS, S/AS01(RTS,S) 백신을 4회 투여받은 아동의 경우, 4년간 10건의 말라리아 사례 중 4건을 예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기준으로 9개국만이 말라리아를 제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WHO는 말라리아 통제와 제거에 대한 세계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10여년이 더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기관은 2030년까지 말라리아 발병률을 최소 90% 이상 낮추고, 말라리아 관련 사망률은 최소 90% 이상 감소, 최소 35개국에서 발병률을 없애며 말라리아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 모든 국가 내 질병 재발 방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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