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ISSUE] 멈출 줄 모르는 호주 산불…동물들의 탈출 방법은
수정일 2020년 01월 13일 월요일
등록일 2020년 01월 13일 월요일
자신만의 독특한 감각으로 산불에서 대피하는 동물들이 있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스) 
 

찰스스터트대학의 데일 님모 부교수가 호주 산불에서 살아남기 위해 동물들이 취했던 놀라운 감각과 행동을 소개해 눈길을 끈다. 

지난 7월 말 시작된 화재 이후로 호주는 최악의 산불을 겪고 있다. 이 화재로 현재 수천 명에 달하는 사람이 지역에서 대피한 상태이며, 동식물 피해도 최악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수많은 소방관과 군대가 파견돼 산불 끄기에 여념이 없다. 

시드니대학의 생물다양성 전문가 크리스 딕맨 교수에 따르면, 이번의 호주 산불로 인해 약 4억 8,000만 마리에 이르는 동물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는 세계자연보호기금(WWF)과 공동으로 작성한 보고서를 인용, 헥타르당 평균 129.5마리의 파충류와 20.7마리의 조류, 17.5마리의 포유류가 죽었다고 밝혔다.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산림에 의존하는 작은 종들과 이동성이 낮은 동물 종은 특히 가장 취약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잘 움직이지 않는 코알라의 경우 이번 산불로 약 2만 5,000여 마리가 사망했다.

호주야생동물보존에 따르면 호주에서 발견되는 야생동물 중 45%가 조류이며, 94%는 개구리, 93%는 파충류, 그리고 87%는 포유류 종이다.

 

 

 

수많은 야생동물이 산불로 목숨을 잃었지만, 뛰어난 감각으로 재난에서 탈출하는 동물도 있었다. 

한 실험에 따르면 살찐꼬리더나트(Sminthopsis crassicaudata)와 굴드긴귀박쥐는 연기를 감지해 화재에서 탈출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는 지난 2018년 미국 오두본 동물원에서도 발견된 바 있다. 당시 동물원의 한 직원은 패스티를 태우다 이상한 점을 발견했는데, 근처에 있던 10마리의 슬리피도마뱀(Tiliqua rugosa)들이 혀를 날름거리면서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반면 연기에 영향을 받지 않은 곳에 있던 도마뱀들은 차분하게 남아있었다. 이는 도마뱀들이 강력한 후각과 함께 혀를 통해 주변의 연기를 감지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화재가 많은 동물의 감각 생태학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개구리는 음향 신호를 사용해 화재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이는 느린 동물이라도 불이 내는 독특한 소리를 통해, 화재가 인접하기 전에 미리 도망칠 수 있도록 해준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불 소리를 재현해 리드프록들을 실험했다. 그 결과 불에서 나는 탁탁거리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이들은 보호막을 찾을 수 있는 방향으로 도망쳤다. 

연구팀은 이같은 양서류의 능력이 아직 발생하지 않은 화재에 대한 '신규 반응'이라고 지칭했다.

같은 방법으로 붉은나무박쥐를 실험한 결과, 이들 역시 불 소리를 듣자마자 신진대사율과 체온을 줄여 생리 활동이 줄어든 상태에서 깨어난다는 것이 발견됐다. 

뿐만 아니라 일부 특정 종들은 다른 방법으로 불을 감지하기도 한다. 한 예로 체이서 딱정벌레는 낮은 농도에서도 화재나 화재 화학물질의 적외선을 탐지할 수 있다. 

이는 이 벌레가 갓 태운 나무를 사용해 알을 낳는 등 화재와 관련된 현상에 의지하며 생식하기 때문이다. 일부 딱정벌레 종은 130km나 떨어진 곳에서도 화재를 감지할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살찐꼬리더나트와 굴드긴귀박쥐는 연기를 감지해 화재에서 탈출한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스)

일부 동물은 화재가 나도 그저 가만히 머물기도 한다. 작은 동물들의 경우 바위나 굴로 들어가 화재를 피하기도 하는데, 유대류 종인 웜뱃이 대표적이다. 날카로운 발톱과 튼튼한 다리를 사용해 복잡한 굴을 빠르게 파고, 뒷발로는 흙을 밀어내는 것이다. 그리고 이같은 굴은 깊이에 따라 산불의 열기를 차단할 수 있다.  

불이 난 후 회복기 동안 해당 지역을 찾는 동물들도 있다. 들쥐 등 안테키누수속 동물들로, 이들은 실제로 화재가 난 빅토리아 지역의 덤블 숲에서 발자국이 발견됐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을 '화재 후 개체 회복'으로 정의하고 있다.

불타는 현장에서 이동한다는 것의 위험성을 인지하는 일부 동물들은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방식을 배운다. 불이 난후의 잿더미안으로 깊이 들어가는 것으로, 토종 늪쥐들이 이같은 행동을 한다.

그러나 이처럼 현명하게 불에서 대피하는 동물들은 절반에 불과하다. 화재가 발생한 며칠 그리고 몇 주가 지나면 식량이 부족해지기 때문으로, 이는 동물들에게 또 다른 도전을 안긴다. 

화재가 난 뒤에는 식물들이 거의 대부분 불타면서, 상대적으로 작은 동물들이 포식자들에게 더 잘 보이도록 만드는 것이다. 도마뱀 역시 이러한 상황에 주로 처하는 동물 가운데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