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최소 13가지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드러나 놀라움을 주고 있다.

 

이는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 연구팀이 록과 포크, 재즈, 클래식, 행진곡, 실험 음악, 헤비메탈 등 다양한 장르의 수천 곡에 대한 정서적 반응을 조사해 나온 결과다.

 

국제음반산업협회(IFPI)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사람들이 음악을 듣는 시간은 일주일에 약 18시간으로, 하루 한 시간에서 최대 17.8시간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54%가 자신을 음악에 열광적이라고 칭했다. 이들 중 63%는 16~24세였다.

 

이외에도 보통 차안에서 음악을 듣는다고 답한 비율은 66%였으며, 집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듣는다는 비율은 63%, 통근 시 듣는다는 비율은 54%, 그리고 집안일을 하면서 듣는다고 답한 비율은 54%였다. 이 조사는 21개국 16~64세 음악 청취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미국 및 중국인 2,849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에드 시런의 '셰이프 오브 유(Shape of You)'와 조지 마이클의 '케어리스 위스퍼(Careless Whisper), 그리고 미국 국가(Star-Spangled Banner) 등과 같은 노래들의 정서적 반응에 대해 조사했다. 노래는 크라우드소싱 플랫폼 아마존 메커니컬 터크에서 수집했다.

 

참가자들은 모든 노래의 한토막 한토막을 들으면서 느껴진 감정과 각성 수준을 설명해야 했다. 각성 수준의 경우 음악을 들으면서 느껴지는 평온함 혹은 자극의 정도를 의미한다.

 

이후 코웬과 연구팀은 대규모 통계 도구를 사용해, 미국 및 중국 내 다양한 음악 장르와 관련된 13가지의 독특한 감정들을 파악했다.

 

문화 전반에 걸친 음악의 주관적인 경험과 정서는 최소 13가지의 감정적 지도화 작업으로 나타났다. 즐거움과, 기쁨, 에로티시즘, 아름다움, 휴식, 슬픔, 꿈, 승리, 불안, 무서움, 짜증, 저항, 솟구치는 감정 등이었다.

음악은 듣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지만 음악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면 오히려 매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사진=123RF)

 

또한 미국과 중국 참가자들 모두 특정 트랙을 들으면서 동일한 감정을 느꼈지만, 그 감정이 그들에게 긍정적 및 부정적 감정을 불러일으키는지에 대해서는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문화권에서 온 사람들의 경우, 특정 노래가 마치 분노에 타오르는 것처럼 유사하게 들려도 그 느낌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에 대해서는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코웬은 긍정적인 가치와 부정적인 가치는 문화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대부분의 참가자는 음악 소리의 일반적인 감정적 특징(예: 기쁨이나 분노, 짜증)에는 같은 견해를 가졌지만 각성 수준에 대해서는 의견이 달랐다.

 

전반적으로 비발디의 '사계'같은 음악은 참가자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었고 알 그린의 '렛츠 스테이 투게더(Let's Stay Together)'는 관능적 감정을 야기했다.

 

이즈라엘 카마카위올레의 '썸웨어 오버 더 레인보우(Somewhere over the Rainbow)'는 기쁨을, 사이코의 샤워 장면은 두려움을 자극했다.

 

연구를 주도한 심리학과 대커 켈트너 교수는 "음악 언어를 통해 보편적으로 느껴지는 가장 큰 감정들을 엄밀히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 저자인 앨런 코웬 역시 "이번 연구는 본질적으로 감정에 의한 방대한 음악 라이브러리를 구성해 각 트랙들이 유발시킨 감정의 조합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느낌과 연관성 가운데 일부는 이들이 이전에 들었던 상황에 기초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특정 감정을 묘사한 영화나 유튜브 동영상을 봤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연구팀은 유튜브 동영상으로 유발된 27개의 감정을 확인하는 연구도 시행했다. 다만 이러한 경우는 중국 전통 음악 등의 곡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음악은 듣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지만 음악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면 오히려 매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음악 감상을 통해 환기되는 감정들이 전문가들로 하여금 사람들이 음악에 매료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보다 잘 이해하도록 만들어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뉴욕 시립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이미 노래의 음악 스타일에 친숙해지면 다시 들을 가능성은 적어진다. 반면 익숙하지 않은 음악 스타일은 특히 음악 교육 및 훈련을 받는 사람들 사이에서 관심을 지속시킬 가능성이 있다.

 

연구팀은 "음악과 관련된 청취자라면, 이들의 신경반응은 다른 청취자의 신경반응과 일치하게 돼 뇌파의 개체간 상관관계는 관여의 척도가 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연구팀이 청취자들의 뇌파 동기화를 측정한 결과, 이들에게 친숙한 스타일로 쓰여진 트랙에 대해서는 대상간 상관관계가 떨어진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또한 공식적인 음악 교육 및 훈련을 받은 사람들은 기악 음악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때, 더 많은 개체 간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그리고 낯선 음악 스타일에 노출되었을 때 이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다.

 

대학의 수석 저자 젠스 매드슨은 "이 발견이 놀라운 것은, 사람들의 뇌파 측정으로 이들이 음악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무엇이 음악을 특별하게 만드는지를 연구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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