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고의 자손은 약 800마리에 이른다(사진=펙셀즈)

100살의 노장 거북이 '디에고'가 멸종위기에 처한 동족을 구한 뒤 귀향길에 오른다. 갈라파고스국립공원서비스(GNPD)는 오는 3월 디에고와 다른 14마리의 성체 거북이들이 임무를 마치고 고향 갈라파고스 에스파뇰라섬으로 돌아간다고 15일 밝혔다.

 

디에고는 지난 40년간 갈라파고스의 산타크루즈섬 내 종 개체수 증식을 위한 번식 프로그램에서 이른바 '동족 살리기' 임무를 수행한 바 있다.

 

GNPD에 따르면 디에고는 갈라파고스의 땅거북으로 미국의 샌디에이고 동물원으로 옮겨진 뒤 수 십년간 서식했다. 그러다 1960년대 중반부터 번식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자료에 의하면 당시 이 디에고종의 전 세계 개체수는 총 15마리에 불과했다. 12마리의 암컷과 3마리의 수컷이 전부다. 이마저도 이들이 각각 흩어져 있었기 때문에 자연 번식도 불가능했다.

 

그러나 체계적인 번식 프로그램이 도입되면서 섬 내 거북이 수는 최대 2,000마리로 증가했다. 이 중 디에고가 번식시킨 자손들은 40%나 차지한다. 번식센터에 따르면 디에고의 자손은 약 800마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GNPD의 관리자 조지 캐리온은 "약 1,800마리의 거북이들이 에스파뇰라섬으로 돌아왔으며 이제 자연적으로 번식한 상태에서 약 200마리의 거북이들이 살게됐다"며 "이는 이들이 성장할 수 있고 번식할 수 있으며,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디에고가 거의 80년만에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며 "거북이가 자연 서식지로 돌아가는 것에 대해 매우 행복하다"라고 전했다.

 

디에고는 산타크루스섬의 식물 씨앗 등을 묻히지 않고 가기 위해 일정 기간 격리 생활을 거친 후 돌아갈 예정이다.

동족 살리기 임무를 마친 거북이 디에고가 고향으로 돌아간다(사진=픽스니오)

디에고 종인 켈로노이디스 후덴시스 종을 구하기 위한 번식 프로그램이 시작된 이래 많은 발전이 있었다. 2014년에는 1,900마리가 원래의 서식지로 귀환해 50%가 생존에 성공했다. IUCN은 1975년 이후로 총 1,837마리가 에스파뇰라섬으로 돌아갔으며, 1990년에는 최초로 번식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IUCN에 따르면 현재 이 종의 개체수는 현지의 11-20% 가량으로, 송환된 거북이가 총 개체수의 80~90%를 차지하고 있다.

 

IUCN은 이 프로그램의 성공이 유전자 분석으로 입증됐다고 강조, 1994년에 표본으로 추출된 거북이들 중 부화에 성공한 사례는 없었지만 2004년과 2007년에 실험된 거북이 중 각각 3%와 24%가 현장에서 부화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갈라파고스의 거대거북이복원이니셔티브(GTRI)의 워싱턴 타피아 국장은 "이 섬이 향후 100년 동안 다양하고 가능한 시나리오를 가진 수학적 모델에 따라 개체수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부화 사례가 다시 발생하지 않더라도 개체수는 지속해서 정상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캐리온은 "GNPD가 거대 거북이 개체수 증가외에도 섬 생태계 복원을 위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갈라파고스 베르데 2050 프로젝트를 통한 도입종 퇴치와 선인장의 재생 등이다. 이 두가지는 섬의 생태계를 유지해 디에고 종의 개체군 지원에 적절한 조건을 갖추도록 도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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