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하고도 간식을 또 먹는 것은 인간 진화 때문일 수 있다(사진=Pxfuel)
 

식사를 끝낸 후 아무리 배가 불러도 달콤한 디저트와 커피 한 잔은 충분히 먹을 수 있다. 여전히 뱃속에 간식을 먹을 공간은 남아있다는 의미로 '밥 배' '간식 배'가 따로 있다고 이야기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인간 진화의 현상 중 일부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간식 배가 '감각-특정적포만감'이라는 메커니즘 때문에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즉 한 음식을 많이 먹을수록 질려서 배부른 느낌이 든다. 이때 새로운 맛이나 식감을 접하면 인체는 새로운 맛을 받아들일 공간을 찾게 된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영양과학과 바바라 롤스 교수는 "음식에 대한 즐거움의 감소 효과는 그동안 먹었거나 비슷한 종류의 음식에만 한정된다"고 말했다. "해당 음식에 대한 식욕은 떨어질지 몰라도 다른 음식에 대한 식욕은 여전하다. 식사 후에 간식을 또 먹도록 여지를 남겨둔다"고 설명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역시 "식사를 하면서 음식의 맛도 떨어지고 모양과 냄새, 느낌도 덜 매력적으로 변한다. 결국 다른 음식을 시도하게 만든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감각-특정적 포만감 메커니즘이 건강 유지를 위해 진화했다고 설명했다. 한 음식에 대한 식욕을 제한하고 다른 음식으로 전환하도록 장려해 필요한 모든 영양분을 섭취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감각-특정적 포만감 메커니즘은 1939년 33가지 다른 종류 음식을 받은 아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잘 나타난다. 당시 연구에서 아이들은 먹고 싶은 음식을 골랐고 이 가운데 일부는 짧은 시간 동안 특정 요리에만 시선을 고정했다. 그러나 이러한 패턴은 시간이 지나면서 균형 잡힌 식단을 다양하게 섭취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연구를 진행한 클라라 데이비스는 "일부 타고난 자동 메커니즘이 아이들이 먹고 싶은 음식을 선택하도록 도울 수 있다"며 "감각-특정적 포만감이 바로 그 메커니즘 같다"고 결론을 내렸다.

 

앞서 언급한 바바라 롤스 교수의 초기 연구를 기반으로 매체 복스 역시 사람들이 배가 부르면서도 여전히 다른 음식이 먹고 싶은 현상에 대한 실험을 했다.

 

연구는 자원봉사자들에게 마카로니 치즈를 대량으로 제공해 배부를 때까지 가능한 많이 먹도록 했다. 이후 자원봉사자들은 또 다른 디저트를 받았다. 그후 식사에 대한 관심도를 1~10까지로 평가했다. 그 결과 관심도는 첫 식사 후 10점 만점에 6.2점에서 1.3점 떨어졌다.

 

연구팀은 또한 섭취한 마카로니 치즈 양을 측정했는데, 자원봉사자들이 약 1온스(28g)를 섭취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식사를 마칠 무렵에는 식사로 나온 파스타에 대한 관심도가 10점 만점에 0.2점으로 더욱 곤두박질쳤다. 추가로 진행된 실험에는 파스타 대신 디저트로 아이스크림을 제공했다. 아이스크림에 대한 관심도는 식사 내내 높게 유지됐다.

 

롤스 교수는 복스와의 인터뷰에서 "감각-특정적 포만감이 한 음식에서 다른 음식으로 전환하도록 권장한다는 점으로 볼 때 좋은 일이다"라며 "인간은 잡식성이며 다양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감각-특정적 포만감 메커니즘 덕분에 인간은 건강 유지에 필요한 모든 영양분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이 메커니즘이 신체 기능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롤스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한 코스가 아닌 네 가지 코스로 식사할 때 필요한 칼로리보다 60% 더 많이 섭취한다. 즉 여러 음식에 둘러싸여 다양한 음식을 받게 되면 평상시 포만감을 넘어 계속 먹게 된다는 의미다.

식욕을 돋우도록 설계된 특정 음식의 영향이기도 하다. 캔자스대학 연구원 테라 파치노와 카이틀린 로드에 따르면 특정 음식은 크게 3가지 범주로 분류된다.

 

▲지방 및 나트륨 : 지방에서의 총 칼로리가 25% 이상이며, 1인분/그램당 최소 0.30%의 나트륨을 가진 식품을 의미 ▲지방 및 단당 : 지방에서의 총 칼로리는 20% 이상, 단당의 경우 20% 이상인 식품 ▲탄수화물 및 나트륨 : 탄수화물에서의 총 칼로리가 40% 이상, 나트륨은 1인분/그램당 최소 0.20%의 나트륨을 함유한 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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