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 상실은 치매의 가장 잘 알려진 증상이다(사진=123RF)
 

건망증은 시간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이목을 끌고 있다.

 

16일 도쿄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뇌에 저장된 정보를 기억해내는 데 작용하는 유전자 활동으로 하루 중 시간에 따라 기억력에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치매와 알츠하이머 환자의 치료 방안 개발에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여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부분 기억 상실은 치매의 첫 번째 증상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 증상으로는 같은 질문을 반복하고 단어를 섞거나, 쉬운 작업을 완료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며 부적절한 장소에 물건을 잘못 놓는 것 등이 있다. 이외에도 걷거나 운전을 하다가 길을 잃기도 하며 기분이나 행동이 급변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알츠하이머와 치매는 증가 추세로 지난 2017년 기준 거의 60만 명에 달했다. 70세 이상 성인의 주요 사망 원인이다. 

도쿄대학 응용생물화학과 키다 사토시 교수는 "연구팀이 기억 회복을 위해 특별히 기능하는 유전자를 생쥐에게서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사람이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는 두 가지가 있다고 봤다. 하나는 처음부터 새 정보를 제대로 입력하지 않은 경우, 또 하나는 뇌에 저장된 정보를 제대로 기억해내지 못하는 경우다.

 

연구팀은 뇌에 저장되지 않은 경우와 저장된 정보를 기억해내지 못하는 경우를 구분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망각의 메커니즘을 파악하는 연구는 복잡하다고 시사했다.

 

실험은 성체 쥐의 기억력을 테스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몇 분간 새로운 물건을 탐색하도록 쥐를 훈련했으며 이후 그 물건을 기억해내는 테스트는 서로 다른 시간대에 진행됐다.

 

연구팀은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단백질 BMAL1이 없는 생쥐와 건강한 생쥐를 대상으로 동일한 실험을 수행했다. BMAL1은 보통 깨어나기 직전 수치가 낮고 잠들기 전 수치가 높은 특성이 있다.

 

연구 결과 잠에서 깨어나기 직전에 물건에 노출됐다 다시 평상시처럼 잠든 후 실험을 재개한 쥐들은 해당 물건을 알아왔다. 반면 잠에서 깨어나기 직전에 물건에 노출됐다 24시간이 지난 후 다시 실험을 재개한 쥐들은 같은 물건을 인식하지 못했다.

 

BMAL1이 없는 쥐와 건강한 쥐 모두 같은 패턴을 보였지만, BMAL1이 없는 쥐는 보통 깨어나기 직전에 기억력이 더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와 관련해, BMAL1 수치와 시간대가 기억력과 관련이 있다고 여겼다.

 

학계는 이전에도 키다 교수가 설명한 것처럼 수면 주기의 조절을 담당하는 생체리듬과 학습 및 기억 기능, 형성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연구는 생체리듬, 신체의 내부 시계가 기억력 회복을 조절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

 

연구팀은 BMAL1이 뇌의 특정 영역 해마의 기억회복 능력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추적했다. 정상 BMAL1을 도파민 수용체 활성화와 뇌의 다른 작은 신호 분자 변형과도 관련시켰다. 키다 교수는 BMAL1 경로에 따른 기억회복을 증진할 방법을 찾는다면, 치매나 알츠하이머 치료에도 이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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