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한 식품의 칼로리를 소모하려면 얼마나 많은 운동이 필요한지를 알려주는 라벨링이 부착된다면 소비자가 보다 건강한 음식을 선택하도록 도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6일 러프버러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조사와 관련해 제품의 칼로리 및 영양소 함량을 식별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개선된 라벨링 시스템 '신체활동칼로리소모량(PACE)'을 적극 권장했다.

 

PACE 라벨에는 달리거나 보행하는 사람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는 식품의 칼로리를 소모하기 위해 얼마나 많이 뛰고 걸어야 하는지에 대한 추정치를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실험을 위해 PACE 라벨과 다른 유형의 식품 라벨을 비교했거나 하지 않은 14개의 무작위 시험에서 나온 데이터를 수집했다. 그리고 식품 및 음료의 선택이나 구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부를 분석했다(알코올 제품 제외).

PACE 라벨이 단순히 칼로리만 강조한다는 지적도 나온다(사진=123RF)

 

분석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메뉴뿐 아니라 음식과 음료수 품목에 PACE 라벨이 첨부돼 있을 경우 칼로리가 훨씬 적은 음식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PACE 라벨은 식품 라벨이 아예 없거나 다른 유형의 라벨이 붙여진 식품 품목과 비교해 약 80~100칼로리의 소비를 줄인 것으로 발견됐다.

 

전반적으로 PACE 라벨을 더 많이 부착할 경우, 하루 세끼 및 두 번의 간식량을 기준으로 할때 한 사람당 하루 평균 200칼로리를 줄일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 칼로리와 영양소 함량에 대한 현행 식품 라벨 시스템이 제대로 이해되지 않고 있다. 또 라벨이 음식 소비나 소비자의 소비 습관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가 거의 없다.

 

연구의 주 저자이자 행동의학 교수인 아만다 달리 박사는 "공공보건기관에서 라벨링 홍보 정책을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며 "제조업자들도 음식 및 음료 포장과 슈퍼마켓의 선반 가격표, 식당 및 패스트푸드 매장의 메뉴에 쉽게 적용될 수 있는 간단한 전략이다"고 평가했다.

 

 

달리 박사는 소비자들이 종종 음식의 칼로리의 수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PACE 라벨링은 대중이 자신이 섭취하는 것에 대해 더 나은 결정을 내리도록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식품에 몇 칼로리가 들었는지를 알려주는 것보다 라벨링을 통한다면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다.

 

마운트시나이의 내분비학자 아비그도르 아라드 박사 역시 식음료 품목에 PACE 라벨을 붙이는 것은 '멋진 아이디어'라고 극찬했다.

 

그러나 라벨링에는 음식 품질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며, 단순히 칼로리 함량만 강조하는 것은 소비자들을 더욱 건강한 음식을 선택하도록 장려하는 최고의 방법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특정 음식은 영양분 밀도와 칼로리 밀도가 높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견과류나 아보카도, 무화과, 특정 콩류 등 좋은 음식을 소비하는데 주저하도록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또한 PACE 라벨에 권장된 활동의 예상 시간 등이 일부 사람들에게는 비현실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며, 칼로리 소모량을 추정하는데는 다른 요인들도 존재하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던컨 스티븐슨 공공보건왕립협회(RSPH) 부대표는 라벨링 작업 같은 '작은 변화'로도 칼로리 소비, 그리고 궁극적으로 체중 증가에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CNN에 따르면 다른 연구들에서도 칼로리를 줄이는 것의 건강상 이점들이 나타났다. 지난해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300칼로리를 줄이면 혈압과 나쁜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낮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트리글리세리드 농도를 24% 감소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도출됐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 방법이 칼로리 섭취를 줄이려는 사람들에게만 도움이 될뿐, 섭식장애를 가진 이들에게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영국 영양학회의 니콜라 루들람-레인 대변인은 "라벨링 체계는 주로 음식물을 연소시켜야한다는 것을 암시하기 때문에 먹는 데 문제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문제거리가 될 수 있다"며 "PACE 라벨이 음식을 선택하는데 있어 영양소가 아닌 칼로리를 고려하도록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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