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살의 나이에 작은아버지 양화점에서 처음 구두 가죽을 만지면서 수제화 산업에 푹 빠진 실비제화 이종천 명장은 50여 년 동안 구두장이로 살아왔다. 지금의 성수동에서 15여 년간 자신의 구두매장인 '실비제화'와 공장에서 단골손님과 소문을 듣고 찾아온 고객들을 직접 상대하고 있다.

 

특히 그는 2017년 한국소비자협회에서 선정된 수제화 부문 명인·명장상을 수상하는 등 '수제화장인(匠人)'으로 불린다. 또한 사단법인 한국제화산업기술협회 회장으로 성수동 수제화 산업을 이끌고 있다. 최근에는 첨단 국산 3D 풋스캔을 도입, 수제화 분야에 첨단 장비화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헤럴드경제, 코리아헤럴드가 주최하고 월간 파워코리아가 주관한 '2020 대한민국을 빛낼 인물(기업/기관)·브랜드 대상'에서 '구두제조 부문 대상'을 수상한 실비제화 이종천 명장은 "구두 산업은 사람마다 다양한 개성과 조건(발 구조)이 틀리다보니 눈여겨봐야 하고, 혼자 터득하는 것보다는 시대 흐름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구두를 구입하는 고객과 만드는 제작자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을 고객에 발에 맞게 제작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고객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이종천 명장의 수제화를 찾는 주 고객층은 보통 기성화가 맞지 않는 사람들과 본인만의 디자인을 원하는 사람들이다. 바로 매장과 공장이 함께 있어 바로바로 수정 작업이 가능하며, 직접 라스트(구두 틀)에 패턴(디자인)을 낼 수 있다.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을 들고 오는 경우, 고객에 맞는 라스트에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을 해서 제작할 수 있는 진정한 수제화 장인이다.

 

고객이 오랫동안 신고 있던 손상된 제화를 가져오면 똑같이 제작도 해주며, 명장과 상의를 하면서 변경해주기도 한다. 고객에 발에 맞도록 최대한 살리고, 구두를 만드는 과정에서 수정해야 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고객들과 소통을 하며 최종 디자인을 완성시킨다.

 

최근에는 대기업 회장이 직접 실비제화를 방문하기도 했으며 연예인들도 종종 찾을 정도로 이종천 명장의 수제화는 인기가 좋다. 이종천 명장이 만든 수제화의 큰 장점으로는 특이한 발을 가진 분은 가봉 제품을 만들어 고객에게 착화하여 불편한 부분이 없는 최종 완성품을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고객이 신어보고 불편한 곳이 있으면 수정하여 만족을 주며, 잘못된 제품일 경우 다시 만들어주고 있다.  

 

현재 경기침체와 일반적으로 판매되는 중국제 구두들로 인해 성수동에 와서 수제화를 찾는 고객들이 많이 줄었다. 아무래도 수제화는 일반적으로 판매되는 중국제 구두들보다 가격이 높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대다수의 성수동 수제화 업체들은 어려운 현실에 놓여있다.

 

이에 대해 이종천 명장은 "구두 업체들이 성수동에 몰려온 것은 1980년대 이후 명동, 충무로 등에 퍼져 있던 업체와 공장들이 저렴한 땅값을 보고 온 것이었는데, 자본주의의 원리 때문에 현재는 돈이 많은 사업가가 성수동에 많은 카페를 차리고 있어 성수동의 수제화 산업은 어려움에 처해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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