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복잡한 세상을 탐색하기 위해 믿음을 가진다(사진=셔터스톡)
 

신념을 바꾸지 못하는 이유가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뇌가 익숙한 결론을 선호하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신념은 두뇌에서 곧바로 익숙함을 선택할 수 있도록 작용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일단 신념이 확립되면 그 후 습득하는 정보는 신념 강화에 사용된다. 

 

캐나다의 정신과 의사 랄프 루이스는 신념을 바꾸는 것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 진화론적인 틀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사람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복잡한 세계를 탐색한다. 이때 나침반 역할을 하는 것이 신념이자 믿음이다. 신념이란 인간의 두뇌가 환경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해 믿고 사물이 어떻게 연결돼 있어야 하는지 생각하는 것을 대변하는 마음을 말한다. 즉, 신념이란 사람의 두뇌가 세계에 대해 기대하는 패턴이다.

 

신념은 효과적으로 지식을 습득하기 위한 개요이며 일반적으로 볼 때 생존의 핵심 요소이기도 하다. 두뇌는 정보를 신속하게 식별하고 평가하고 결론을 내려야 한다. 이때 신념은 어떤 일이 발생하는 근거에 대한 설명이 된다. 예를 들어 a라는 일이 일어나고 곧바로 b라는 일이 일어나면 a는 b가 발생하는 근거가 된다.

 

뇌는 많은 양의 정보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반복되는 패턴은 곧바로 인식해 결론을 내린다. 루이스는 "바로가기 효과로 인해 사람들은 세상에서 발생하는 각각의 점을 연결하고 그 간격을 채운다. 인식된 정보에 대해 이전에 발생했던 유사한 패턴을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우리 뇌는 익숙하지 않은 결론보다 익숙한 결론을 선호한다. 이는 오류 감지 메커니즘 때문이기도 하다. 익숙하지 않은 결론은 여태까지의 경험상 오류일 확률이 높다. 오류 감지 메커니즘은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인다. 즉, 우리의 뇌와 마음은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이미 확립된 프레임워크에 새로운 정보를 배치한다.

 

이미 확립된 신념은 세상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는 틀이다. 틀에 새로운 정보를 대입하는 것은 쉽지만 틀 자체를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렵다. 신념을 바꾸기가 어려운 이유다.

 

포브스에 따르면 신념은 마음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이 뿌리는 대단히 보수적이다. 사람은 정치적인 것이든 자신에 대한 믿음이든 무언가를 믿고 있고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신념과 모순되는 증거를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다. 일단 핵심 신념이 확립되면 그후 습득하는 정보는 신념을 강화하는 데 사용된다.

 

실험사회심리학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지능 테스트를 실시하고 점수를 표기하도록 했다. 점수는 백분위 93위 혹은 36위 수준이었다.

 

채점이 끝난 다음 연구진은 참가자에게 실수로 정답 키가 잘못 부여됐으며, 점수가 정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시험은 복구할 수 없고 다른 정답 키로 다시 채점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후 참가자들은 다른 사람의 지능을 대략 평가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런데 처음 실시했던 지능 테스트 점수가 잘못됐다고 들었지만 참가자들이 타인을 평가한 점수는 처음 테스트에서 각 개인이 받은 점수와 거의 비슷했다. 성적 처리 방식에 실수가 있었지만, 참가자들은 초기 신념을 고수한 것이다.

 

즉, 첫 만남에서 타인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것이 향후 관계 형성에 중요하다는 뜻이다. 사람에 대한 판단이 형성되는 순간, 판단을 바꾸기는 어려워진다.

 

개인에 대한 신념도 마찬가지다. 자기자신을 부정적으로만 생각한다면 신념을 바꾸고 극복하기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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