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렁이 납치해 업고 다니는 새우(사진=123RF)  

바닷속에서 우렁이를 납치해 배낭처럼 등에 업고 다니며 포식자를 피하는 새우의 모습이 포착됐다. 독일 알프레드베게너연구소와 브레멘대학 생물학자들은 단각류와 바다우렁이의 기생 관계를 발견했다.

 

새우는 바다우렁이가 내뿜은 독성 물질을 이용해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남반구 여름철 단각류의 생태 기능을 조사하던 중 바다우렁이를 등에 업고 있는 새우를 발견했다. 이들은 "자주 일어나는 현상인지, 새우와 바다우렁이가 공생 관계인지 알아보고자 연구했다"고 밝혔다.

 

단각류란 새우를 비롯해 작은 갑각류를 말한다. 남극대륙에 가까운 남극해에 서식하며 조류와 큰 물고기의 먹이가 된다. 체형은 등각류와 비슷하지만, 몸이 옆으로 납작하며 몸길이는 10~60mm로 짧다. 몸은 머리, 가슴, 배의 3부분으로 나뉜다.

 

바다우렁이는 껍질이 없고 성체가 5cm가량 되는 작은 달팽이다. 몸체가 투명하며, 익족류 또는 바다천사로 불리기도 한다. 주로 대구의 먹이가 되는데, 생물독을 내뿜어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한다. 

단각류란 새우를 비롯해 작은 갑각류를 말한다(사진=123RF)

연구 관계자는 "단각류가 바다우렁이를 포착하면 두 쌍의 다리로 바다우렁이를 잡아챈다. 바다우렁이를 등에 업고 다니며, 바다우렁이가 내뿜는 생물독을 이용해 새나 다른 물고기로부터 자신을 보호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에 따르면 단각류는 수컷, 암컷 구분 없이 바다우렁이를 납치했으며, 먹이를 사냥할 수 없는 바다우렁이가 굶어 죽을 때까지 등에 업고 다녔다.

 

연구진은 단각류 총 342마리를 채집했으나 이 중 4마리만 바다우렁이를 등에 업고 있었다. 단각류와 바다우렁이 모두 몸체가 연약해 그물로 건져 올릴 때 부서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고해상도 수중 카메라를 이용해 바닷속에서 단각류의 모습을 추가로 연구할 계획이다. 연구진은 "수중 연구를 통해 종 간 교류 및 포식자와 먹이 관계를 관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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