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는 원숭이 '아이아이'(사진=123RF) 

사람 외에도 음주를 즐기는 동물이 있다. 고릴라, 침팬지, 보노보, 그리고 아이아이 원숭이다.

 

요크대학은 아이아이가 태생적으로 알코올 농도를 구분하는 능력이 있는데다 알코올 농도가 높은 음료를 좋아한다고 밝혔다. 

 

마다가스카르손가락원숭이라고도 불리는 아이아이는 생김새는 영장류 같지 않고 오히려 설치류 다람쥐에 가깝다.

 

최근 잉글랜드 요크대학 연구진은 아이아이가 점점 다람쥐 같은 모습을 갖도록 적응해 과학계에서 '진화적 수렴'이라고 부를 정도로 영장류와 설치류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몸길이 약 40cm에 꼬리길이 약 40cm로 작은 영장류 아이아이는 과일, 수액, 발효액 등 자연 상태에서 알코올이 있는 것이라면 잘 찾아낸다. 

 

슬로우로리스 등 야행성 영장류는 동남아시아 토종 식물인 야자나무에서 알코올 농도가 0.6%에 달하는 발효액을 자주 빨아먹는 모습이 포착된다. 마다가스카르 토종 야행성 원숭이 중 가장 큰 여우원숭이인 아이아이도 비슷한 행태를 보이며 흡사 영장류 딱따구리처럼 나무를 갉아 먹는다.

 

특히 진화 과정에서 알코올을 소화하는 탁월한 능력을 갖춰 먹는 시간의 약 5분의 1을 야자나무에서 알코올 성분의 발효액을 빨아먹는 데 쓴다.

아이아이는 한때 설치류에 포함된 적이 있지만, 현재는 영장류로 분류된다(사진=123RF) 

요크대학 연구진은 다람쥐와 아이아이의 두개골을 고해상도 마이크로CAT 스캔으로 촬영한 후 진화 발자취에 관한 지도를 만들었다.

 

연구진은 "아이아이는 매우 특이한 여우원숭이로 설치류와 비슷한 구강구조로 진화됐다. 매우 커다란 전치가 있어 나무에 서식하는 곤충의 유충을 긁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아이아이와 다람쥐뿐 아니라 다른 영장류와 설치류의 하악골과 두개골 3D로 재현해내자 진화적 수렴 현상이 나타났다. 아이아이는 진화를 통해 하악골의 무는 힘이 더 세졌고 이에 따라 전체 두개골과 턱 구조가 적응한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진이 아이아이와 슬로우로리스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아이아이가 맹물과 다양한 농도의 알코올 음료를 구분할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혔다. 

 

아이아이는 물을 이용해 알코올을 가장 효율적으로 섭취하는 법에 적응했고 알코올 음료의 용기가 비어있으면 더 달라는 듯이 그 용기를 손가락으로 쓰다듬기도 했다. 다만 술에 취한 것처럼 보이는 행동이나 신체적 특징은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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