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 두려움, 끌림은 각성으로 알려진 한 가지 감정의 서로 다른 이름이다(사진=셔터스톡)
 

사랑에 빠졌을 때 흔히 나타나는 증상으로 심장이 빠르게 뛰고 동공이 확장되며 땀이 난다. 두려움이나 긴장을 경험할 때도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과학자들은 긴장감과 두려움, 매력은 사실상 한 가지 감정의 서로 다른 이름이라며, '각성(arousal)의 오귀인' 현상 때문에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각성의 오귀인(misattribution of arousal)이란 생리학적 각성이 실제 각성 원인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사람이 경험하는 감정이 각기 다른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스탠리 스캐처의 감정의 2요인 이론은 각성의 오귀인 효과의 토대다. 스캐처는 감정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생리적 각성과 인식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생리학적 상태가 모호할 경우 느낌을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을 선호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자신이 타고 있는 차가 트럭과 충돌할 것처럼 심장이 뛴다면 그때 느끼는 감정을 두려움이라고 규정하는 것이다. 누군가와 우연히 마주쳤을 때 심장이 뛰는 것을 느꼈다면 이를 사랑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우리는 특정한 감정이 느껴지는 이유를 알 수 있을까? 감정의 근원을 판단할 수는 있을까? 과학자들은 사람이 이유를 알지 못한 채 수많은 감정 상태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도널드 더튼 박사와 아서 아론 박사는 실험을 통해 남성이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여성에 대한 끌림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더튼 박사와 아론 박사는 남성 32명을 선별해 두 종류의 다리를 건너도록 요구했다. 한 다리는 140m의 곧 무너질 듯한 케이블 다리였으며 또 다른 다리는 안정적인 목재 다리로 3m 길이였다. 두 다리의 중앙에는 아름다운 여성이 서서 피험자를 기다렸다.

 

남성이 다리 중앙에 이르면 여성은 피험자 남성에게 창의적인 방식으로 심리학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한 뒤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후 남성에게 여성의 얼굴이 그려진 그림을 보여준 후 해당 그림의 배경을 설명해보라고 지시했다. 여성은 피험자 남성에게 저녁에 전화로 다시 프로젝트를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종이에 전화번호를 적어 남성에게 전달했다.

 

연구 결과 불안정한 다리를 건넌 피험자는 강력한 각성 상태를 경험했기 때문에 여성에게 전화를 걸 확률이 높았다. 작성한 배경 설명도 성적인 뉘앙스가 강했다. 불안정한 다리를 건너면서 느꼈던 두려움으로 촉발된 각성이 다리에서 만난 여성에 대한 감정으로 혼동했기 때문이다.

불안정한 다리를 건넌 피험자들은 각성 때문에 여성에게 전화할 가능성이 높다(사진=셔터스톡)

 

'각성의 오귀인'은 장점으로 사용할 수 있다. 데이트를 계속 이어나가고 싶다면 평범한 식사 대신 공포영화나 롤러코스터처럼 아드레날린이 분출되는 활동을 하면 만남의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자극적인 활동을 하면 강렬한 감정이 만들어지고 로맨틱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다만 한 가지 주의점은 이 방식은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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