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을 조정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경찰에 1차 수사권을 보장하고 수사 결론을 내게 할 수 있게 하면서 공권력이 더욱 강화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공권력을 남용한 경찰로부터 피해를 입었다는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경상남도 사천, 진주 지역 경찰이 지나친 강압수사를 펼쳤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진 씨(43세)는 경찰의 공권력 남용 문제를 꼬집으며 자신이 당한 피해에 대해 호소했다.  

 

진 씨의 설명에 따르면 주유소를 운영 중이었던 진 씨 모녀는 사천경찰서, 진주경찰서 소속 경찰의 강압적인 수사로 사업장은 파산에, 본인은 신용불량자로 전락했으며, 우울증 및 대인기피증 등 정신적인 고통에서 아직까지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천경찰서 수사관 3명과 진주경찰서 수사관 3명은 진 씨에 대한 강압수사와 협박, 공갈 등을 펼쳤는데 2017년 9월 사천경찰서 수사과 홍모 경감 등이 진 씨의 주유소를 단속한 게 시작이었다.  

 

당시 홍모 경감 등은 석유판매 및 석유 대체연료사업법 위반으로 기소했고, 2달 뒤인 11월에는 진주경찰서 형사과 강력팀 이모 경감 등이 석유판매 및 석유 대체연료사업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이들 기소는 다음해인 2018년 6월 진주경찰서의 기소가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처분이 내려진 뒤 5달 뒤인 11월 사천경찰서의 기소는 1심 무죄, 2019년 5월 2심도 무죄 판결이 내려지며 진 씨에게 죄가 없음이 밝혀졌다.

진 씨가 운영했던 주유소 

하지만 무죄가 입증됐음에도 오랜 진실공방 끝에 지친 진 씨 모녀의 사업장이 파산에 이르렀고 신용불량자 신세를 막지 못한데다 정식적인 피해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현재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다.  

 

진 씨가 주장하는 강압수사는 다음과 같다. 2017년 9월 사천경찰서 수사과 홍모 경감 등이 세무조사, 타 거래업체 추가 조사 등을 언급하며 불법 행위를 인정하라고 협박했고, 이에 진 씨가 정확한 수사 요청과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하자 고함, 자백 강요 등으로 협박을 이어갔다.

 

이는 진 씨 변호사인 박모 변호사의 사실 확인서에도 드러나 있다. 박 변호사는 사실 확인서를 통해 경찰이 피의사실을 부인하는 진 씨에게 소리를 지르고 이를 말리는 박 변호사 본인에게도 윽박질렀다고 증언했다.  

 

진 씨에 따르면 자신이 검찰에 송치되기 전부터 사천경찰서와 진주경찰서가 진 씨의 주유소를 기획 수사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는데 이에 거래하던 유관 업체들이 자신의 영업장에까지 피해가 갈까봐 모두 거래를 끊었고, 이로 인해 매출이 하락을 극복하지 못하며 사업장은 문을 닫게 됐다.

 

무죄 판결이 나온 이후 지금이라도 정상적인 주유소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여겨 진 씨는 경찰에 검찰 송치를 수차례 요구했지만 진주경찰서는 검찰 송치를 지연하다가 진 씨의 주유소가 폐업하자 검찰에 송치하는 행동을 보였다.  

 

진 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경찰의 강압수사, 협박이 분명 존재한다. 특히 형사과 소관이 아닌 석유판매 및 석유 대체연료사업법에 대한 수사가 형사과를 통해 이뤄졌고 진 씨의 주유소가 폐업하고 나서야 송치한 점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경찰이 세무조사까지 언급하며 자백을 강요한 점 역시 정상적인 경찰의 역할로 보기 힘들다.  

 

진 씨는 현재 사천경찰서와 진주경찰서를 상대로 경찰의 또 다른 위법 행위에 대해 확보한 증거를 공개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경찰이 독자적 수사권을 가질 정도로 전문성과 정치적 중립·도덕성 등 역량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도 경찰에게 1차적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는 법안이 통과됐는데 이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지 우려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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