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 16일 '2020세계 위험 보고서'를 통해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기상이변을 지목했다.

 

WEF 뵈르게 브렌데 수석이사는 "해수면이 지속해서 상승하고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며, "세계 지도자들은 모든 분야와 협력해 뿌리 깊은 위험에 대처하기 위한 현재의 협력 체계를 되살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WEF는 이번 보고서를 위해 750명 이상의 글로벌 전문가와 의사결정자를 대상으로, 발생할 위험이 크고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우려 사항을 평가하도록 요청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대다수(78%)는 '경제적 대립'과 '국내 정치의 양극화'를 꼽았다.

 

실제로 이러한 분열은 기후 변화와 생물다양성 손실, 종의 감소 같은 긴급한 위기를 해결하는 데 재앙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젊은 층 응답자(1980년 이후 출생)의 경우, 단기 및 장기적 측면에서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한 문제로 환경 위험을 가장 많이 꼽았다.

 

젊은 층 응답자의 88.8%는 올해 폭염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응답했다. 이어 생태계 파괴(87.9%)와 오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87%), 물 위기(86%), 통제 불능의 화재(79.8%) 등이 뒤를 이었다.

 

다른 세대에서는 경제적 대립(78.5%)과 국내정치적 분열(78.4%), 그리고 인프라 시설에 대한 사이버 공격(76.1%) 등이 가장 단기적인 위험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극도의 폭염(77.1%)과 자연생태계 파괴(76.2%) 등의 문제도 악화될 위험으로 손꼽았다.

 

WEF는 이와 관련 "두 세대 모두 환경 위험이 향후 10년간 악화하고 세계에 중요한영향을 미칠 가장 큰 문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WEF는 향후 10년간 일어날 수 있는 5대 위험으로 ▲극한 기후 ▲기후변화 완화 및 적응 실패 ▲주요 자연재해 ▲주요 생물다양성 손실 및 생태계 붕괴 ▲인간이 초래한 환경 피해와 재난을 지적했다.

 

영향의 심각성과 관련된 상위 5가지 위험으로는 ▲기후변화 완화 및 적응 실패 ▲대량살상무기 ▲주요 생물다양성 손실 및 생태계 붕괴 ▲극한 기후 ▲물 위기가 꼽혔다.

 

WEF는 오늘날의 획기적인 권력 이동 현상과 지정학적 난기류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가장 시급한 경제 및 환경, 기술적 우려를 해소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취리히보험그룹의 최고위험책임자(CRO) 피터 기거는 "기업과 정책 입안자들이 저탄소 경제 및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로 빠르게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정책과 고객 선호도의 변화에 맞게 전략을 조정하지 못한 기업이 붕괴되는 현상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WEF 보고서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연례 회의를 앞두고 발표됐다. 환경 운동가들은 "아이러니하게도 회의에 참석하는 재계 지도자와 정치 지도자가 개인 제트기와 고급 승용차를 타고 회의장으로 향한다"며 지적했다.

 

지난해 연례 회의 당시 인근 공항 2곳에서 전용기가 309차례 이착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후 위기에 대처하라는 WEF의 요구와 실제 현실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WEF는 항공편을 상쇄할 방안으로 탄소배출권 구매를 비롯한 컨퍼런스 센터 재설계, 현지 조달 음식, 88% 전기 및 하이브리드 셔틀을 통한 참석자 회의장 운반 방안 등을 마련했다.

 

운송 전문가인 루시 길리암은 "탄소배출권으로 비행기에서 생성된 배출물을 제거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비행기에서 연료가 연소돼 탄소는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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