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에 등장하는 인기 야생동물 콘텐츠는 오히려 종 보존에 해를 끼칠 수 있다(사진=123RF)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인스타그램에 업로드되는 야생동물 관련 사진과 영상이 오히려 동물 보존에 부정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제기됐다. 

 

저명한 영장류학자 제인 구달 박사는 야생동물 관련 SNS 콘텐츠는 야생동물을 반려동물로 잘못 인식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구달 박사는 해마다 약 300일 동안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침팬지 보존 노력을 실천한다. 최근 그는 북미영장류보호구역연합(NAPSA)과 함께 소셜 미디어가 야생동물에 끼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매체 더컨버세이션과의 인터뷰에서 어린 침팬지 '림바니'에 대한 걱정을 털어놓았다.

 

더컨버세이션에 따르면, 림바니는 이미 인스타그램에서 5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확보한 인터넷 스타다. 현재 미국 마이애미 야생동물보호단체의 보호를 받으며 생활하는데, 림바니의 계정에는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아이스 캔디를 먹으며, 다른 종들과 함께 어울리는 여러 사진이 게재돼있다. 

 

댓글의 긍정성 및 부정성 여부나 인스타그램의 인기와 관계없이, 온라인 노출 자체가 문제다. NAPSA는 "영상에 나타난 림바니의 행동은 여러 영장류학자의 조언에 정면으로 반대되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런 영상은 침팬지가 반려동물로 잘못 인식될 수 있도록 만든다"고 말했다. 또 살아 있는 동물에 대한 불법 거래도 촉발할 수 있어 문제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의 자료에 따르면, 2005~2014년까지 전 세계 불법 야생동물 거래는 이미 만연한 상태다. 전 세계적으로 몰수된 야생 생물의 35%는 루즈우드로 가장 많았으며, ▲코끼리 18% ▲파충류 9% ▲침향나무 6%로 나타났다. 이어 ▲천산갑 5% ▲코뿔소 3% ▲바다거북 3% ▲민물거북 및 거북 2% ▲앵무새 2% ▲대형 고양이과 동물 2% ▲맹금 2% ▲철갑상어 1% ▲산호 1% 순이었다.

생태계 관련 플랫폼 원그린플래닛은 멸종되는 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 코끼리는 매년 3만 5,000~5만 마리가 포획되면서 급격한 개체군 감소를 겪고 있다. 야생이 아닌 미국 가정에 거주하는 호랑이는 5,000마리로, 야생에서 서식하는 3,000마리보다 더 많다.

 

불법 거래의 주요 피해자 코뿔소 역시 매일 3마리꼴로 포획되며 멸종위기에 처했다. 코뿔소는 특히 뿔이 암 같은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 때문에 특정 문화권에서 인기가 높다. 

 

비늘과 고기로도 인기가 높은 천산갑 역시 지난 10년 동안 100만 마리 이상이 거래됐다. 아시아 코끼리의 3분의 1가량은 서커스와 동물원으로 팔려나가면서 멸종위기에 처한 상태다. 약 30%가량이 관광을 목적으로 구금돼있다. 

NAPSA는 잘못된 야생동물 콘텐츠가 개인이 소유하는 관행을 장려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침팬지는 인간의 접촉이 잦으면 공격적이고 반사회적인 행동, 우울증, 자해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더해 동물원성 질환은 인간과 영장류 사이에서 쉽게 전염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예를 들어 어린 침팬지는 다루기 쉽지만 교활하고 반항적이면서 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개나 고양이처럼 제대로 돌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이야기다.

 

맥쿼리대 환경법센터 및 호주제인구달연구소에서 활동하는 자라 벤딩 이사장은 "인스타그램에서 미소짓는 침팬지들은 학대당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비판했다. "마치 웃는 것처럼 보이도록 행동하는 동물들은 어릴 때 어미와 강제로 떨어져 육체적으로 훈련을 받았다"며 "나이가 들면 사육 시설이나 길가로 버려지면서 처참한 노후를 보내게 된다"고 지적했다. 

 

인간은 단순히 침팬지의 미소를 행복한 감정과 연관시키지만, 사실 굴복과 두려움의 표시다. 

 

 

이전 연구에서는 오락 및 미디어에서 특정 동물이 인기를 끌 경우 시청자는 개체수가 번성하고 있다고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동물원 또한 질병 예방 및 포식자로부터의 보호라는 장점도 있지만, 항상 이런 공식이 성립하는 것도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지능이 높다고 여겨지는 포유류 중 하나인 코끼리의 경우, 번성하기 위해서는 다른 코끼리들과 친밀하게 접촉해야 한다. 동물원처럼 갇혀있는 상태에서는 보통 혼자 혹은 두 마리 이상의 단위로만 유지돼, 자연환경과 비교하면 사회화를 박탈당한다. 비정상적인 환경과 스트레스는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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