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RLY] 수염 난 남성, ‘상남자’ 매력 있지만…진화론적 이유로 일부 여성 '혐오'
수정일 2020년 01월 29일 수요일
등록일 2020년 01월 29일 수요일

모발 해충에 대한 진화론적 두려움이 일부 여성들에게 혐오감을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9일 영국 왕립학회지에 따르면 여성들은 일반적으로 수염이 난 남성적인 이목구비가 강한 남성을 가장 매력적으로 평가하지만 진드기나 기생충 등의 해충을 두려워하는 여성들의 경우 깨끗이 면도한 남성을 더욱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여성들이 모발 해충에 대한 혐오가 생기는 이유는 고대 조상들의 털이 지금보다 훨씬 적었던 진화론적인 두려움 때문이다.

 

이에 왕립학회 연구팀은 919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30장의 남성 얼굴 사진을 제시, 이들과의 장단기 관계에 대한 매력도를 평가토록 요청했다.

 

사진의 얼굴은 수염을 말끔히 깎은 얼굴에서 수염을 기른 것까지 다양했으며 여성적(30%) 또는 남성적(60%)으로 보이도록 편집했다. 기생충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참가자들의 혐오 수준도 측정했다.

 

조사에서 연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응답한 662명의 여성 가운데 148명(22%)만이 남자친구가 수염을 기른 것으로 나타났다. 194명(29%)은 깨끗이 면도한 상태를 유지했으며 나머지(48%)은 수염을 기른 상태가 아닌 수준의 얼굴 털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그 결과 남자친구나 파트너가 수염이 있다고 답한 여성들은, 수염을 가진 남성의 사진을 장단기 매력 모두에서 매력적으로 평가했다. 이는 현재 남자친구가 가진 얼굴 털의 정도가 수염 선호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연구팀은 이외에도 참가자들의 아버지가 수염을 가졌는지 여부와 이에 따른 남성에 대한 수염 선호도와의 연관성도 조사했다.

 

총 919명 가운데 754명이 어렸을 적 아버지의 수염 정도를 보고했는데, 362명(48%)은 아버지가 깨끗이 면도한 상태를 유지했다고 답했으며 311명(41%)은 수염이 없는 상태를, 그리고 나머지 81명(11%)은 수염이 가득했다고 응답했다.

 

면도한 상태의 아버지에 대한 비율이 더 높았지만, 앞서 결과와 비교해 볼 때 이는 아버지와 동일한 상태를 유지한 남성들에게 더 끌린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결론이 나온다.

 

연구팀은 "부친의 수염과 여성의 수염 선호도 사이에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어, 여성의 얼굴 털 선호에 대한 각인 효과를 뒷받침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성들은 남성적이면서 수염이 난 얼굴을 가진 남성을 장단기적인 관계 모두에서 가장 매력적으로 평가했다.

 

이는 남성적인 얼굴이 남성을 신체적으로 더 강하며, 사회적으로도 지배적으로 보이게 만든다는 인식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얼굴에 난 수염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부분은 숨기면서 동시에 큰 턱 등 남성적인 특징은 더욱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생충을 무서워하거나 혐오 수준이 높은 여성의 경우 수염 난 남성에게 더 낮은 매력 점수를 부여했다. 이는 여성들이 보는 수염에 대한 손질 습관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결과가 일종의 '기생충 기피 가설'을 뒷받침한다고 언급했다. 여성들이 질병을 옮기는 해충에 감염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지나치게 털이 많은 남성을 피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초기 인간 조상들이 털이 덜 나도록 진화됐다는 이론이다.

 

하지만 인간 체취와 개 배설물 밟기, 음식 찌꺼기에 난 곰팡이 등 병원균에 대한 혐오감이 더 높은 여성들의 경우, 수염을 건강상의 지표로 봐 수염을 더 선호할 수 있다는 주목할만한 발견도 나왔다.

 

이외에도 연구팀은 사회적 및 경제적, 생태학적 등의 다른 요인들도 얼굴에 난 털의 선호도에 쉽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이번 조사는 미국 여성에 대해서만 국한돼 진행했다는 점을 강조, 다른 지역 내 사회적 선호도는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이 가설을 뒷받침하는 첫 번째 증거를 제공했다면서도, 다른 연구들에서 동일한 결과가 도출되기 전까지는 결론을 확신할 필요는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남성 그루밍 서비스 업체 프리맨드프렙이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여성 응답자 57%가 수염을 가진 남성을 더욱 매력적으로 생각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반면 면도한 남성을 매력적으로 평가한 비율은 50%에 그쳤다. 수염이 있는 남성이 매력적이지 않다고 말한 비율도 21%에 달했다. 면도한 남성이 덜 매력적이라고 말한 비율은 7%였다.

 

업체는 이와 관련해, 깨끗이 면도한 것에 비해 수염을 가진 남성을 매력적이지 않다고 생각한 여성이 3배나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택경 기자 hjlee@hobby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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