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림벌채보다 기후가 생물 다양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스)

삼림벌채는 열대우림의 생물 다양성을 위협하는 큰 요인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 연구에서는 삼림벌채보다 기후가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와 이목을 끈다.
 

미국의 필드자연사박물관이 주도한 이번 연구에 따르면 기후가 삼림벌채보다 생물 다양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팀은 기후 자체가 전체의 산림 시스템 내 작은 포유류들의 생물 다양성 패턴에 영향을 준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는 학술지 바이오트로피카에 실렸다.

 

열대우림이란 일반적으로 적도 주변의 습한 열대 고지대와 저지대에 서식하는 크고 넓은 잎이 달린 나무로 구성된 숲 유형을 말한다. 매년 많은 비가 잦은 빈도로 내리기 때문에 ‘열대우림’이란 용어가 붙여졌지만, 항상 이 조건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호주에는 강우량이 적어 건조한 열대우림도 있다. 연간 강우량은 전형적인 열대우림의 경우 1,800mm 이상, 건조한 열대우림은 800~1,800mm 사이다.

 

열대우림은 수많은 동식물의 서식지다. 동식물 종은 숲 전체의 생물 다양성과 지속가능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 종이 위협을 받으면 먹이사슬과 산림 시스템 전체에 연쇄적인 영향을 일으킬 수 있다. 이는 많은 환경단체가 열대우림을 삼림벌채로부터 보호하려고 노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연구에서는 삼림벌채 역시 열대우림에 부인할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한 영향을 미치지만, 기후가 훨씬 더 위협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기후가 분류학적 생물 다양성뿐 아니라 기능적·계통발생적 다양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이라는 것이다. 연구팀은 “기후만으로도 열대우림 내 가장 작은 포유류를 방해해 더 많은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작은 포유류가 멸종하면 열대우림의 시스템은 붕괴에 임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를 진행한 노에 데 라 산차는 "생물 다양성을 말할 때, 보통 특정 장소에 있는 종, 즉 분류학적 다양성만 생각한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기능적 다양성과 계통발생적 다양성 등을 고려했다"고 연구 취지를 밝혔다.

 

기능적 다양성이란 생태계에서 유기체의 개별적 역할을 규정하고 정의하는 생물 다양성을 의미한다. 유기체의 물리적 특성을 설명하기도 한다. 반면 계통발생적 다양성은 특정 영역에서의 동물 가계도가 어떻게 가지를 뻗어 나가는지에 중점을 둔다. 

연구는 남미에서 두 번째로 다양성이 풍부한 대서양림을 대상으로, 이곳에 서식하는 가장 작은 포유류 데이터를 수집해 이루어졌다. 수집한 데이터세트를 분석해 열대우림 내 생물 다양성을 해칠 수 있는 요인을 결정했다. 삼림벌채를 비롯해 총 20개의 변수가 평가됐다.

 

분석 결과 기후와 삼림벌채의 영향 규모에는 차이가 나타났다.

 

먼저 삼림벌채의 경우 지역적 규모에서만 동물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최근 변수로 분류됐다. 삼림벌채로 열대우림의 일부가 손실되면, 그 지역의 동물은 멸종하지만, 그밖에 기존 지역에 사는 동물은 살아남을 가능성이 컸다.

 

기후 변화는 선택적인 요소가 아니었다. 19개의 변수 가운데 비가 가장 적게 내리는 장마철의 기온을 정의한 BIO9 변수는 열대우림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가장 건조한 장마철에 극도로 높은 온도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최소 한 개 종 이상이 멸종될 가능성이 크다.

 

자료에 따르면 숲 주변에 사는 인구는 아프리카의 2억 8,400만 명을 비롯해 라틴 아메리카가 8,500만 명, 그리고 아시아가 4억 5,100만 명으로 추정된다. 이 중 아프리카의 1억 5,900만 명, 라틴 아메리카의 800만 명, 그리고 아시아의 8,400만 명이 하루에 1달러 25센트 미만의 수입을 얻고 있다. 

전체 농촌 인구로 따지면, 산림 근처에 거주하는 인구 규모는 아프리카의 50%, 라틴 아메리카의 82%, 그리고 아시아의 27%가량으로 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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