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눈에 보이지 않는 홍수, 제방을 위협한다
수정일 2020년 02월 04일 화요일
등록일 2020년 02월 03일 월요일
▲홍수로 인한 제방의 피해는 육안으로는 파악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스)

자연제방이나 둑은 홍수로 인해 범람하지 않도록 통제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대량의 물이 지역 사회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막기 때문이다. 그러나 홍수로 인한 반복적인 피해는 제방의 완전성을 떨어뜨릴 수 있는데, 최근 한 연구는 이같은 손상이 종종 눈으로 확인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NCSU)이 주도한 이번 연구에 따르면, 극한 기후 현상은 제방의 온전성을 해칠 수 있다. 그리고 이같은 사례가 증가할수록 홍수는 궁극적으로 노화된 제방 시스템을 파괴로 이끌 수도 있는 것. 이번 연구는 지질공학지에 발표됐다.

지상제방이란

우리가 살고있는 자연은 수많은 기술을 통해 지구의 자연 경관을 형성하고 장식한다. 이들 가운데 하나는 수역으로, 오늘날 여러 수역에는 길게 뻗어있는 제방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들은 모두 강의 범람을 막기위해 설계된 지상제방 혹은 자연제방이다. 많은 강에는 우기 동안 물을 담을 수 있는 높은 제방이 있는데, 반면 낮은 제방을 가진 곳도 있어 이 경우 종종 홍수를 야기하곤 한다.

이처럼 제방은 홍수 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특성상, 인간은 인공 버전의 제방도 만들어 홍수로부터 인근 지역 사회를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개발했다. 보통은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제방이 부적절하거나 성능이 저하된 지역에서 이루어지는데, 건설 근로자들이 만들어내는 합성제방이다. 

그러나 이같은 자연 및 인공제방의 문제점은 날씨로 인해 홍수가 발생했을때 스스로 복구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지상제방에서의 홍수 피해

이와 관련해 NCSU 연구팀은 지상제방에 대한 누적 피해 및 손상의 영향을 조사했다. 자연 구조물의 건전성에 누적된 손상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평가한 것으로, 제방에 대한 피해는 항상 존재하지만 이를 실제로 발견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경우, 기존의 안전 검사 프로토콜로는 초기의 안정성 저하에 대한 징후를 명백히 감지할 수 없다. 건전성이 가장 낮은 수준에 이르러서야 검사에서 문제점이 발견되는 것이다.

연구의 첫 저자인 로손 자디드는 "전통적으로 제방의 안전 검사는 표면에 난 가시적인 손상 징후에 기초한다"며 "제방이 반복되는 홍수를 겪게되면 약해지기 마련이지만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노스캐롤라이나에 위치한 프린스빌 제방의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이 데이터에는 허리케인 프로이드와 매뉴와 관련된 홍수 등이 포함돼있었으며, 그 결과 날씨가 확실히 인공 및 자연 구조물에 손상을 입혔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연구 범위는 다소 작았지만 이 데이터만으로도 프린스빌 제방에 미치는 영향은 전 세계 여러 곳에 위치한 제방에 미치는 영향과 비슷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사에서 연구팀은 프린스빌 제방의 잠재적 건전성 저하 여부를 검사했다. 제방을 따라 반복되는 수위의 상승 및 하락에 대한 영향을 분석한 것으로, 수위의 상승 및 하강은 심한 폭풍주기를 나타내는데 사용됐다. 또한 프로그램을 활용, 제방의 안정성과 실패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많은 요인들도 조사했다.

그리고 변형기반의 분석 결과, 폭풍주기의 증가로 인해 제방 내 전단 변형이 점진적으로 발생한다는 사실이 나타났다. 이어 제방이 폭풍에 더 많이 노출되면서 제방의 변형은 구조물의 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진행됐다. 전단 변형률 값은 1주기에서 6으로 3.5배 증가했는데, 이처럼 변형률 값이 증가하면서 실패의 위험성은 커졌지만 안정성은 비교적 변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에 제방이 실패할 가능성은 강물의 상승과 하강에 달려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홍수로 인한 피해 규모

미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제방 구조물을 건설, 강이 범람하지 않도록 하고있다. 미국의 경우 4만 5703여개의 제방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들은 2만 7881마일에 걸쳐 뻗어있다. 다만 대다수의 구조물들이 오래돼 재활이 필요한 시점이다. 제방들의 평균 연령이 약 56년 정도인 것으로, 이들이 제대로 유지되지 못하면 지역 사회 내 홍수는 더욱 흔해질 수 있다.

온라인 플랫폼 '아워월드인데이터'에서는 자연 재해의 가장 흔하고 치명적인 유형이 지진을 비롯한 홍수, 극한 날씨, 극한 기온, 가뭄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만 해도 지진으로 4,321명이 사망했으며 홍수로 인한 사망자는 2869명, 극한 날씨로 인한 사망자는 1666명, 극한 온도로 인한 사망자는 536명에 달했다. 가뭄으로 인한 사망자는 없었다.

그러나 그 이전 년도에서는 홍수가 다른 자연 재해보다 더 많은 생명을 앗아갔다. 홍수로 인한 사망자가 총 3086명으로, 극한 날씨로 인한 사망자 수인 1014명보다 더 높았던 것. 지진은 861명, 극한 기온은 133명의 사망자를 냈다. 가뭄으로 인한 사망자는 기록되지 않았다.

홍수는 또한 117년의 기간 동안 1931년 370만 명의 사망자를 내면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배출한 기록도 가지고 있다. 이후로 높은 기록은 1959년의 200만 명, 1939년의 50만 10명으로 나타났다. 이 시기에 인간이 제방의 가치를 인식하지 못했다면, 홍수로 사망하는 사람들이 사망했을 것이란 추측이다.

최치선 기자 ccs@transfinite.co.kr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키워드
홍수
제방
자연재해
자연제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