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으로 양극화된 국가의 국민들은 언론인, 특히 '미디어와 정치의 실체적 관계'에 연관된 이들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국민의 신뢰가 한 나라의 정치 제도와 독점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이같은 결과는 2018년 '웰컴 글로벌 모니터'가 대중의 저널리스트들에 대한 신뢰도를 연구한 조사에서 나온 것으로, 비율은 12%에서 93%까지 다양했다. 이는 미디어 종사자들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매우 복잡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치적으로 양극화된 국가 국민들은 언론인들을 덜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픽사베이)

연구에 따르면 언론인에 대한 신뢰도 수준에서 중간 신뢰 수준은 59%였다. 또한 이 평균 신뢰도는 민주주의 국가와 비민주주의 국가 모두에서 비슷한 수준인 60%로 나타났다. 분석 및 자문기업인 갤럽은 이러한 정치 시스템은 그러나 태도 면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령 핀란드(83%)와 미얀마(80%), 노르웨이(80%) 등의 응답자들은 언론인을 '많이' 혹은 '일부' 신뢰한다고 답해 언론인에 대한 신뢰도가 가장 높은 3개 민주주의 국가로 선정됐다. 반면 하위 3개국은 대만(25%)과 세르비아(23%), 그리고 그리스(12%)였다.

 

또한 비민주주의 국가들 중 언론인을 신뢰한다고 말한 곳은 우즈베키스탄(93%)과 탄자니아(90%), 르완다(89%) 등으로, 10명 중 9명 정도가 언론이 말하는 내용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반면 모리타니(33%)와 가봉(32%), 예멘(29%) 등에서는 동일하게 응답한 규모가 3명 중 1명에 불과했다.

 

갤럽은 이와 관련해 "언론인에 대한 신뢰는 '국경없는 기자들'이 측정한 언론자유와도 관련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언론인들에 대한 신뢰와 언론의 자유 사이의 관계는 약하다. 언론의 자유가 클수록 신뢰도는 낮을 수 있는, 예상과 반대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언론인에 대한 대중의 신뢰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가능한 요인은 정치적 양극화다. 즉 특정 이슈와 정책 또는 한 인물에 대한 개인의 입장이 특정 정당이나 이념과 동일시돼 엄격하게 정의되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미디어의 신뢰도는 1972년 68%에서 오늘날 4%로 곤두박칠치고 있다. 최근 갤럽의 한 보고서에도 유사한 하락세가 나타났는데, 분석가들은 이와 관련해 "특히 정치적 이념과 지역 뉴스 기관의 인식된 이념 사이에 큰 차이를 보이는 사람들에게서 유사한 하락세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분석가들은 또한 "미디어에 대한 신뢰와 언론인에 대한 신뢰는 다르지만, 두 개념은 정치적 양극화와 언론인에 대한 신뢰 관계가 전세계에 걸쳐 존재할 수 있다고 의심될만큼 충분히 연관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여러 이유는 한 나라가 정치적으로 더 양극화될수록, 그 나라 국민들은 언론인들을 덜 신뢰하게 될 것이라는 결론을 도출한다. 다만 심각한 정치적 양극화가 언론인들에 대한 신뢰를 감소시킨 원인인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부연했다.

 

갤럽은 그러나 높은 수준의 신뢰가 반드시 좋은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일축했다. 가령 미디어가 그들의 역할을 부지런히 수행하고 있거나, 사회가 단지 잘못된 이야기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 마찬가지로 신뢰 수준이 낮다는 것은 두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먼저 사회가 사후 진실에 대한 수용을 경고하는 과도한 냉소적 표현이라는 것, 다른 하나는 반대로 사회가 이러한 거짓된 서술을 인식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처럼 언론에 대한 신뢰도 수준과 함께 뉴스 매체에 대한 회의론도 커지면서, 언론인들은 대중과 더 많이 소통하기 위한 통로로 디지털 도구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를 수행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라면 오픈소스 저널리즘을 이용하는 것으로, 이 저널리즘은 언론인이 공개적으로 사용가능한 정보를 기반으로 해 스토리를 조사하고 작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오픈소스 저널리스트들은 일반적으로 조사를 위해 사용자 제작 컨텐츠를 주요 소스 자료로 사용하는데, 이는 사적인 출처를 참조하는 대신 온라인상의 시각적 증거에 쉽고 직접적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언론인들이 자신들의 기사 작성 과정을 물밑에서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한다는 특성상, 투명성 향상을 통해 대중의 신뢰를 회복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제이 로젠 NYU 저널리즘 교수의 성명서를 인용, 기자들과 다른 뉴스 제작자들이 어떻게 그들의 뉴스 콘텐츠를 생성해냈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시간이 흐르면서 저널리즘에 대한 신뢰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갤럽과 나이트재단의 공동 보고서는 이같은 로젠 교수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미국 소비자 중 74%가 언론인이 소셜 미디어에서 독자들과 소통해야 한다고 응답한 것이다. 또 다른 93% 역시 언론인들이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는 것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그들은 기자들이 이미 나간 기사에 대한 추가 조사나 세부 사항을 공유해야할뿐만 아니라, 기사에 대한 독자들의 질문에도 답할 수 있어야한다고 말했다.

 

한 예로 워싱턴포스트(WP)의 데이비드 파렌트홀드 기자가 2016년 트럼프 대선 운동 기부금에 관한 기사를 작성시 정보 수집을 위해 트위터를 사용한 사례가 있다. 당시 자신의 기사에 대한 독자들의 안내 및 도움 제공을 위해 트위터에 스토리 상황을 업데이트하며 소통했다. 이 기사는 결국 퓰리처를 수상하는 쾌거로 이어졌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기자들이 소셜 플랫폼에서 그리고 자신의 업무 이면에 있는 과정을 증명할 수 있는 추가적인 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뉴스 매체들이 이같은 행동을 취하도록 격려해야한다고 말했다. 다만 기자들이 이러한 상호작용을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를 알고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소셜 미디어에서 기꺼이 독자들과 소통하는 기자들은 더 진실되고 믿을 수 있는 존재로 인식될 수 있고, 새로운 소비자들도 이들 플랫폼에서 소비하는 뉴스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선호도에도 불구, 사실상 온라인에서 기자들의 이러한 활동을 본다고 답한 소비자들은 적었다. 갤럽과 나이트재단의 보고서에 따르면, 소셜 미디어에서 기자와 시청자의 상호작용을 자주 본다는 응답은 10%에 불과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이러한 관행이 모든 상황에서 이뤄지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인 조사 보고 프로젝트에 효과적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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