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측 유방에 침습성 소엽 암종이 있는 49세 여성의 유방 촬영 모습. (사진=루닛 제공)

의료 인공지능 대표기업 루닛(대표이사 서범석)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유방암 검출 판독 향상에 대한 논문이 란셋 디지털 헬스(The Lancet Digital Health)에 채택됐다고 10일 발표했다.

 

란셋(The Lancet)은 영국에서 발행하는 세계적 의학 학술지 중 하나로 '란셋 디지털 헬스'는 란셋에서 디지털 헬스 분야를 다루는 전문 저널이다.

 

이번 논문은 인공지능이 유방암 검출에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음을 보여준 의미 있는 연구다.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한국의 주요 대학 병원들과 함께 진행한 이번 연구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 영국 등 5개 기관에서 수집된 17만 건 이상의 대규모 유방촬영 영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다.

 

특히 조직 검사를 통해 확진된 36,000건 이상의 유방촬영 영상이 제품개발에 활용됐는데 이는 전 세계 유방촬영술 관련 AI 연구 중 가장 큰 규모다.

 

루닛의 최고 제품 책임자(CPO)이자 논문의 공동 1저자인 김효은 이사는 "이번 연구에 사용된 3만6000건의 유방암 데이터는 이전에 행해진 유사 연구의 악성 데이터 수보다 7배 이상 더 많은 양"이라며 "인종에 따라 유방조직의 특성이 다르고 영상 장비와 촬영 환경에 따라 판독 정확도가 달라질 수 있는데 이 점을 모두 고려한 양질의 데이터와 지난 4년간 루닛이 개발한 독자적 알고리즘의 결합 덕분에 의미 있는 결실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연구는 유방촬영 영상 판독 시 AI를 활용할 경우 영상의학 전문의의 판독 능력이 크게 향상됨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유방암 검출 정확도 측면에서 인공지능은 88.8%의 민감도를 보인 반면 영상의학 전문의는 75.3%의 민감도를 보였다. 하지만 전문의가 AI의 도움을 받았을 때 민감도가 84.8%로 크게 향상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AI 활용에 의한 판독 정확도 향상에 대해서 AI가 의사 대비 특정 형태의 유방암들을 높은 정확도로 검출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AI는 영상의학과 전문의와 비교해 종괴(mass, 90% 대 78%) 및 왜곡 또는 비대칭(distortion or asymmetry, 90% 대 50%) 형태의 유방암 검출에 있어 더욱 우수한 민감도를 보였다.

 

또한 AI의 높은 정확도는 진단이 어려운 조기 침윤성 유방암의 검출에 더욱 뛰어났다. 영상의학 전문의의 경우 T1 암 및 림프절 비전이 암 각각에 대해 74%의 민감도를 보인 반면, AI는 각각 91% 및 87%의 민감도를 보였다.

 

 

AI의 도움을 받기 전과 후의 판독 정확도 변화 그래프. (출처=루닛)

유방 조직의 밀도(density) 역시 유방촬영영상 진단에 중요한 요소이다. 서양 인종 대비 치밀 유방의 비율이 높은 아시아 인종의 경우, 유방암 병소가 유방조직에 가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유방촬영영상 판독의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

 

논문에 따르면 AI의 진단 성능은 유방 밀도의 영향을 덜 받은 반면, 영상의학과 전문의는 밀도에 영향을 크게 받았다. 치밀 유방에 대한 전문의의 민감도는 73.8%로 치밀 유방이 아닌 경우에 대한 민감도 79.2%보다 현저히 낮았다. 하지만 AI의 도움을 받을 경우 전문의의 치밀 유방 판독 민감도가 85.0%로 크게 향상됐다.

 

이번 연구를 총괄한 김은경 연세의대 영상의학과 교수는 "유방촬영영상 판독에 있어 큰 어려움 중 하나는 판독에서 놓치는 병변을 줄이기 위해 추가 검사를 진행시키는 경향이 있는데 이 중 적지 않은 부분이 불필요한 검사일 수 있다는 것"이라며 "우리의 연구에 따르면 인공지능은 위양성에 대한 재검사율 (false positive recall rate) 증가 없이 더 많은 유방암을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무엇보다 조기 유방암의 발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란셋 디지털 헬스에 공개된 논문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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