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가 지구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잠재적인 기후 변화 위기를 완화하기 위해 에너지 및 운송 산업의 변화에 중점을 둔 논의가 이어졌다.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유럽 연합(EU)의 총회에서는 식품 시스템이 온실 가스를 대량 배출하며 기후 위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자세한 보고서가 발표됐다.

 

식품 시스템은 전 세계 온실 가스의 21~37%에 달하는 온실 가스를 뿜어내며, 삼림 벌채, 생물 다양성 손실, 물 부족 등에 영향을 미친다. 가장 쿤 문제는 가축이 세계 농지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EU는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육류세를 도입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마르코 스프링만과 동료들은 네이처 저널에 '식품 시스템일 환경 제한 범위 내에서 유지하기 위한 방법'이라는 제목의 연구를 발표했다. 이들은 식품 시스템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포괄적인 연구 분석을 통해 육식을 줄이는 것이 위험한 변화를 피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미국이나 영국과 같은 서방 국가의 쇠고기 소비는 90%, 우유 소비는 60%까지 감소해야 한다. 서방 국가에서는 이런 음식을 콩으로 대체해야 한다. 다만 가난한 나라에서는 영양분이 부족하기 때문에 육류와 유제품을 더 소비해야 한다.

 

인구 및 소득 수준의 예상 변화에 따르면 기후 변화 완화 조치가 시행되지 않을 경우 2010~2050년 사이에 식품 시스템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50%에서 90%까지 급증할 수 있다.

 

식량 생산은 가축, 삼림 벌채, 농업, 광대한 해양 지역의 물 부족, 온실 가스 배출 등으로 환경을 손상시킨다. 특히 가축을 키우면 분뇨 등으로 인해 총 농업 배출량의 72~78%에 이르는 온실 가스가 배출된다. 또 가축을 키우려면 어마어마한 양의 물이 필요하며, 질소나 인 등 토양에 좋지 않은 성분들이 배출된다.

 

전 세계 인구가 2010년 69억 명에서 2050년 850~100억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런 영향은 더욱 커질 것이다.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의 요한 록스트룀 교수는 "전 세계 인구 100억 명을 먹여 살리는 것은 가능한 일이지만, 우리가 먹는 방식과 방법을 바꾸는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식품 관련 온실 가스 배출은 우리 지구가 견딜 수 있는 한계의 110%까지 달할 것으로 보인다. 또 농지 사용의 70%, 물 사용의 50%, 질소 배출의 125%, 인 배출의 75%를 담당할 것이다.

 

이런 놀라운 통계를 감안할 때 섭씨 2도 이하의 기후 변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가 육식을 줄여야 한다. 쇠고기는 75% 더 적게, 돼지고기는 90% 더 적게, 달걀은 절반 정도 적게 소비해야 한다. 그 대신 콩을 3배 더 많이, 씨앗과 견과류를 4배 더 많이 섭취해야 한다.

 

스프링만은 "이를 위해서는 훨씬 더 적극적인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경 연구 그룹인 CE 델프트(CE Delft)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환경 영향을 다루기 위해 육류에 지속 가능성 요금을 매기는 일로 수십억 달러를 모을 수 있다. 이럴 경우 스테이크 가격은 25% 정도 상승한다.

 

EU 국가들은 유럽을 '녹색 뉴딜' 국가로 만들기 위해, 그리고 농가의 육류에 대해 '공정한 가격'을 제시하기 위해 가축을 키움으로써 발생하는 온실 가스, 대기 및 수질 오염 등 손실 비용을 분석했다.

 

이 비용을 충당하려면 쇠고기 가격은 100g 당 0.47유로(약 613원) 정도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 슈퍼마켓에서 227g짜리 스테이크를 사면 비용은 25% 정도 늘어날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돼지고기와 닭고기는 각각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100g 당 0.36유로, 0.17유로 정도가 늘어난다. 이렇게 될 경우 쇠고기 소비가 대폭 감소할 수 있다.

 

EU 회원국은 이에 따라 연간 320억 유로(약 41조 7401억 원) 정도를 절약하고 매년 1억 2,000만 톤의 배출량을 삭감할 수 있을 것이다. 개별 농장의 수익도 높아질 수 있다.

 

과일과 채소 등에 들어가는 비용도 줄여서 나머지 비용으로는 가난한 가정을 지원하고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개발 도상국을 지원해야 한다. 유럽인들은 일일 권장량으로 제시되는 육류의 양보다 50% 더 많은 양을 매일 섭취하고 있다. 육류 소비를 줄이면 유럽인들의 건강 관리 비용도 줄어든다.

 

육류 소비를 줄이는 것이 사람의 건강에는 물론 지구의 건강에도 좋다는 것은 이미 다른 여러 연구로 뒷받침된 내용이다. 영국 BIT(Behavioral Insights Team)에 따르면 예를 들어 케이터링 행사나 항공기의 기내식으로 채식 식단을 기본 제공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보고서는 또한 정부가 병원, 학교 및 관공서의 공공 식당에서 지속 불가능한 식품을 제거하거나 최소화함으로써 모범을 보이도록 주도할 것을 권고했으며, 학교와 대학에서 실질적인 요리 기술을 가르칠 것을 제안했다.

 

기후 위기의 영향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육류 소비를 줄여야 한다. 또 정부는 사람들이 육류보다 식물성 식품을 더 많이 섭취해 현명한 소비를 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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