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36세의 라인하드 시나가라는 사람이 159건의 성범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 소식은 그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159건의 혐의 중 136건은 강간이었고 14건은 성폭력, 8건의 강간 시도 등이 있었다. 피해자중 48명은 남성이었다.

 

그는 사악한 연쇄 성범죄자로 친구들과 즐거운 밤을 보내기 위해 돌아다니던 젊은이들을 타깃으로 삼았다.

 

이 소식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혼란스러운 사실에 직면하게 됐다.

 

남자가 남자를 강간할 수도 있다는 사실, 그리고 남자도 강간을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강간은 일반적으로 남성 가해자와 여성 피해자 사이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남성이 남성을 강간하거나 남성이 강간당하는 사건은 매우 이례적이다.

 

미국의 비영리 반성폭행 단체인 내셔널 네트워크는 미국 남성의 약 3%, 즉 33명 중 1명은 평생 동안 강간을 시도하거나 완료한 경험이 있다.

 

통계에 따르면 성폭행의 55%가 피해자의 집 근처에서 발생하며, 개방된 공공 장소(15%), 친척의 집(12%) 또는 주차장과 같은 폐쇄된 공공 장소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차고(10%) 또는 학교 구내(8%)에서도 범죄가 발생한다. 범죄가 발생하기 전, 피해자들의 48%는 집에서 자고 있거나 다른 일을 하고 있었다. 29%는 출퇴근 및 등하교 중, 혹은 쇼핑을 하러 가는 중이었다. 12%는 일을 하고 있었고, 7%는 학교에 출석 중이었다.

 

강간 사건의 39%가 아는 사람에 의해 발생한다. 33%는 현재 또는 이전의 배우자나 파트너에 의해 발생한다. 19.5%는 낯선 사람, 6%는 둘 이상의 가해자 혹은 피해자가 기억할 수 없는 사람들에 의해 발생한다. 강간을 당하는 남성의 90~95%는 범죄 사실을 신고하지 않는다. 자신이 폭행이나 학대를 당했다는 사실을 두렵고 부끄럽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대개 남자가 강간을 당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남자는 그런 공격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997년까지 퀸즐랜드 법원은 강간 범죄는 여성에 대해서만 벌어질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로는 성별, 인종, 나이, 성적 취향, 체력 등에 상관 없이 누구나 강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겼다.

 

피해를 당한 남성 대부분이 피해 사실을 알리지 않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남자는 강간을 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상식적이다. 하지만 이 때문에 남성도 강간당할 수 있는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이런 성규범으로 인해 사람들이 자신이 입은 피해나 경험에 대해 침묵할 것을 강요받는다. 남성 강간 피해자이자 서바이버 맨체스터(Survivor Manchester)의 CEO인 던컨 크레이그는 "피해 사실로 인해 피해자가 오히려 죄책감과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강간 피해자인 칼럼 핸콕은 "나는 늘 용감하게 행동하며 남들을 돕고 싶었기 때문에 피해를 당했을 때도 내 약점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남성 피해자들은 '진정한 남자'였다면 강간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많은 사람들이 남성 강간 피해자는 게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성들은 어릴 때부터 강하고 터프해야 하며 약점을 내보여서는 안 된다고 교육받기 때문에 피해 사실을 신고하기가 더욱 어렵다.

 

2011년 보고서에 따르면 남성이 피해자인 강간 사건도 다수 발생했다.

 

우간다의 마케레레대학 유니스 오위니는 민법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아프리카 전역의 사람들이 트라우마를 겪지 않도록 돕고자 한다. 오위니가 상담을 한 사람 중 어떤 여성 고객은 남편이 성관계를 할 수 없다며 그가 자신에게 무언가 숨기고 있는 것이 있다고 말했다.

 

확인 결과 남편은 내전을 겪던 지역에서 3년 동안 납치범에게 강간을 당했다고 한다. 그 기간 동안 그는 아내와 떨어져 반역자들에게 끌려갔다. 그는 그곳에서 다른 남성들이 자신과 똑같이 끌려와 강간당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한다.

 

그는 "내가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었다. 남자에게는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없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남자에 대한 성폭력도 큰 문제라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강간이나 성폭력이 남성에게 미치는 영향은 여성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트라우마, 죄책감, 자기 비난, 충격, 두려움, 우울증 및 심지어 자해와 같은 반응을 유도하기도 한다. 남성에 대한 성고정관념은 피해 남성들이 경찰에 범죄를 신고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든다.

 

NSW 보건 교육 센터가 발행한 '남자가 강간 당했을 때 생존 가이드'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남성 성폭행의 존재를 부인하거나 성폭력은 여성에게만 일어나는 일이라는 생각은 남성 피해자들을 더 힘들게 만든다. 이런 경우 남성 피해자들은 고립되고 부끄럽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 자신이 진정한 남자가 아니라고 느낀다.

 

따라서 남성도 강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을 갖고 성폭력 문제를 마주하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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