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과학계의 논쟁거리가 되었던 느린 지진의 기원과 움직임에 대한 비밀이 풀렸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느린 지진은 지각판 사이의 경계에서 발생하는 역동적인 유체 과정으로 인해 나타난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오타와대학 연구팀은, 느린 지진은 땅속 깊은 곳 암석 내에서의 비압축성 유체에 의해 유발된다고 암시했다. 이번 결과는 사이언스 어드밴스지에 게재됐다.

 

▲느린 지진의 기원과 비정상적인 움직임에 대한 수수께끼가 풀렸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스)

느린 지진이란

전통적인 지진은 지각판 사이의 순간적인 미끄러짐 현상으로 인해 발생한다. 이 판들이 서로 부딪치며 계속 움직이는 과정에서 특정 판이 미끄러질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미끄러짐은 표면을 흔드는 충분한 에너지를 유발할 수 있는데, 이는 우리 인간이 지진으로 느끼는 현상이다. 

그러나 이같은 인식은 지난 2011년 3월 11일 일본서 발생한 재난으로 인해 바뀌었다.

 

스미스소니언 매거진에 따르면 이같은 전통적인 지진에 대한 인식은 당시 일본에서 진도 9.0의 지진이 6분 가까이 발생하면서 변화됐다. 당시 지진은 쓰나미를 일으키고 핵 재난을 일으킨 장본인으로, 총 2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사망했다.

 

그리고 과학적 자료들을 검토한 결과, 이 지진은 일반적인 다른 강한 지진과는 달리 즉각적이지 않았다. 오히려 일본 동부 해안의 깊은 판에서 발생한 느린 지진이었다. 이 판들은 상당한 시간 동안 조용히 그리고 서서히 변속됐는데, 실제로 앞서 2월에는 대규모 지진이 발생한 방향으로 두 차례의 조용한 지진이 일본 해안을 따라 천천히 발생했다.

 

이는 과학자들로 하여금 지각판 사이의 경계에서 흔들리는 느린 지진이라는 용어를 탄생시켰다. 그러나 이들 지진이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정확히 설명할 수 있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지진이 느리게 진행되는 동안, 진도 7의 지진에 해당하는 에너지 방출 후의 지각판 이동 현상이 발생할 수 있지만 지표면에서는 아무도 이를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느린 지진에서의 동적 유체 과정

연구팀은 이와 관련해 초음파 영상과 동일한 기술을 채택해 지진 기록을 분석했다. 느린 지진이 일어나는 구조들을 지도화한 것으로, 이후에는 지도화된 구조에서 압석의 특성을 분석했다.

연구의 저자인 파스칼 오데트 교수는 지하 40km 깊이에서 암석에 가해지는 압력이 매우 강하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 강한 압력은 또한 바위를 포화시키는 유체에도 도달하게 되는데, 바위에 가해지는 압력으로 인해 마치 주방의 스펀지를 짜는 것처럼 내부의 액체가 튀어나올 수 있다. 하지만 내부 암석을 포화시키는 유체는 압축이 거의 불가능하다.

 

이러한 비압축성으로 인해 유체는 고압에 대한 반응으로서 압력을 생성한다. 결과적으로 유체 압력은 역동적이 돼 높은 수준에 도달하게 되는 것으로, 고압과 유체 압력 사이에 갇힌 암석은 주변의 동적 압력들에서 탄성을 잃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 암석이 약해지고 매우 느리게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감지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지각판의 상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이는 인간을 죽이고 인프라를 파괴할 수 있는 힘을 가진 거대한 지진을 유발하게 된다.

 

연구의 첫 저자인 제레미 고셀린은 이와 관련해 "오데트 교수의 이전 연구를 재검토해 지진 발생 시 유체 압력의 변화를 찾고자 했다"며, "유체 압력이 실제로 느린 지진 동안 변동한다는 최초의 직접적인 증거를 확립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데트 교수는 일본 대지진이 발생하기 약 2년 전인 2009년, 느리게 움직이는 진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증거를 제시한 바 있다. 다만 당시에는 결정적인 경험적 증거는 당시에는 수립되지 못했었다.

 

일본 대지진과 알래스카 지진

미국지질조사국에 따르면, 2018년 12월 마지막 9일 동안 발생한 5번의 지진은 매우 중요한 것으로 평가된다. 가장 먼저 12월 23일, 진도 6.4의 지진이 통가 팡가이에서 남서쪽으로 92km 떨어진 곳에서 확인됐다. 이후 26일에는 이탈리아 트라카스타니에서 북동쪽으로 2km 지점에서 규모 5의 지진이 감지됐다. 다음날에는 베네수엘라 구아카라에서 북서쪽으로 5km 떨어진 곳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확인됐으며,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도 북서쪽으로 13km 떨어진 곳에서 규모 4.8의 지진이 감지됐다. 마지막 지진은 필리핀 폰다구이탄에서 동쪽으로 약 96km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규모 7의 지진이었다.

 

알래스카 페어뱅크스대학의 알래스카지진센터에 따르면 2018년 알래스카에서만 5만 5,000여 개가 넘는 지진들이 기록됐다. 이는 2017년 발생한 지진 기록인 4만 2,989건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2017년 기록적인 지진도 2016년의 4만 686건을 넘은 것이었다. 이와 관련 센터는 2018년 알래스카에서 발생한 5대 지진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1. 1월 23일 코디액 연안에서 발생한 진도 7.9의 지진.

 

2. 11월 30일 앵커리지를 뒤흔든 규모 7.1의 지진.

 

3. 8월 15일 타나가섬에서 발생한 규모 6.6의 지진.

 

4. 8월 12일 카크토빅 남서부를 강타한 규모 6.4의 지진.

 

5. 8월 22일 타나가섬을 강타한 규모 6.3의 지진.

 

당해 발생한 가장 큰 지진은 코디액 연안에서 발생한 진도 7.9의 지진이었다. 당시 흔들림은 바다에서 감지돼 쓰나미 경보와 대피를 촉발시켰다.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는 피트 단위가 아닌 인치 단위로만 측정된 수준이었지만, 그래도 쓰나미가 수 피트나 될 경우를 대비해 대피는 필수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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