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오염과 유아기 스트레스 노출이 아동의 인지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지 장애의 대표적 사례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로, 이 만성 질환은 수 백만 명에 달하는 아동에 영향을 미칠뿐 아니라 성인이 되어서도 지속될 가능성을 높인다. 온라인 플랫폼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호주 내 ADHD 사례는 전체의 2.53%, 터키는 2%, 그리고 뉴질랜드는 1.91%를 차지했다.

 

▲대기 오염과 초기 스트레스에 대한 노출은 아동의 ADHD 발병률을 높일 수 있다(사진=123RF)

대기 오염의 심각성

비영리 국제환경보호단체 '천연자원보호협회(NRDC)'에 따르면, 대기 오염은 다양한 가스 오염물질이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것을 뜻한다. 즉 인간을 비롯한 지구 건강에 걸쳐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 

 

대부분의 대기 오염은 에너지 사용과 생산을 통해 발생하는데, 화석 연료는 가스와 화학물질을 대기 중으로 방출하는 대표적 예다. 대기 오염은 또한 기후변화의 원인이 되면서도 동시에 그로 인해 악화되는 특성도 가진다. 

 

또 다른 형태의 대기 오염은 열의 증가로, 날씨가 따뜻해지고 자외선이 많을때 형성되는 스모그 등으로 인해 악화될 수 있다.

 

더욱이 이같은 유해한 대기 오염물질은 적은 양으로도 충분히 심각한 건강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EPA가 발암물질로 분류한 벤젠의 경우, 단기적으로 눈과 피부, 폐 자극을 유발할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혈액 질환까지 일으킬 수 있다. 다이옥신 역시 단기적으로 간에 영향을 미치며 장기적으로는 신체의 면역 및 신경계, 내분비계에 해를 끼칠 수 있다.

▲대기 오염과 초기 스트레스에 대한 노출은 아동의 ADHD 발병률을 높일 수 있다(사진=123RF)

대기 오염과 유아기 스트레스의 영향

이런 가운데 컬럼비아대공중보건 및 컬럼비아 정신의학대학 연구팀은, 태아기때 대기 오염에 노출되고 영아기때 가정에서 초기 스트레스에 시달릴 경우 주의력과 사고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특히 초기 생활 스트레스는 대기 오염에 더 많이 노출되는 지역에 사는 열악한 배경의 아이들에게서 흔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대기 오염과 초기 생활 스트레스가 학령기 아동에게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최초의 연구 가운데 하나다. 대기 오염이 신체 및 정신 건강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있으며, 삶의 스트레스 역시 아동 및 성인의 정신 건강 저하를 초래하는 가장 흔한 요인 중 하나라는 사실로 볼때, 이번 결과는 더욱 신빙성을 갖는다.

 

연구의 첫 저자이자 정신의학 임상신경생물학 죠교수인 데이비드 팔리아치오 박사는, 대기 오염에서 흔히 발견되는 신경독성 물질인 다환방향족탄화수소를 주범으로 꼽았다. 이에 대한 태아 노출이 아동의 정신 건강에 있어 초기 삶의 사회적 및 경제적 스트레스의 영향을 지속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의 수석 저자인 컬럼비아 정신의학 조교수 에이미 마골리스 박사는 특히 대기 오염물질은 도시 환경에서 흔하게 발생할뿐더러,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환경적 불평등을 감안할 때 불리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에게 더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이 지역 내 아이들이 어린 시절 신경독성 화학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의미다.

 

이같은 결과는 맨해튼 북부와 브롱크스에서 조사된 CCCEH 산모 및 신생아 종적 코호트 연구의 자료 수집을 통해 도출됐다. 이 가운데 많은 이들이 아프리카계 미국인 혹은 도미니카인들이었으며, 이들은 임신 후기 동안 공기 모니터링 배낭을 착용해 일상 생활에서의 대기 오염물질 노출을 측정받았다. 이후 아이가 5세에 이르렀을때 여성들은 삶의 스트레스 수준에 대해 자체 보고했다. 여기에는 이웃의 질과 물질적 어려움, 연인 및 배우자의 폭력, 인지된 스트레스, 사회적 지원 부재 및 일반적인 고통 수준 등이 포함됐다. 또한 자녀가 5, 7, 9, 11세에 이르렀을때 보이는 정신 증상에 대해서도 보고했다.

 

환경보건학 부교수 겸 컬럼비아 아동환경보건센터 소장인 줄리 허브스트만 박사는 이와 관련해, 이같은 노출이 정신 건강 악화에 복합적인 영향을 더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국은 어머니와 자녀의 신체적 및 정신적 건강을 개선하기 위해 이런 요인에 대한 노출을 줄일 수 있는 공중 보건 프로그램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시사했다.

 

ADHD 발생의 위험성

비영리 의학 센터 메이요 클리닉에 따르면, 대기 오염과 초기 스트레스의 복합적인 영향은 ADHD와 같은 일부 정신 주의력 문제를 통해 발견된다. 보통 11세 이하에 발생하며, 수 백만 명의 아동에게 영향을 미치는 만성 질환이다. 더욱이 성인이 될때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여겨진다.

 

증상은 주의력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거나 과잉행동, 충동적 행동 같은 지속적인 문제들이 조합돼 나타나는 것이 보통이다. 또한 이 질환을 앓는 아이들의 다수는 자존감이 낮고 대인 관계가 어려우며, 학교 성적도 좋지 않아 여러모로 고군분투할 수 있다.

 

또한 부주의와 과잉성 충동적 행동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일부 아동의 경우 3세에도 눈에 띄게 나타날 수 있다. 정도는 경증부터 중증도, 중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아동뿐 아니라 성인기까지 지속될 수 있다. 특히 부주의 경우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것을 포함해 부주의한 실수를 저지르거나 과제에 집중을 못하고 듣지도 않는 것 같은 행동을 보이는 것 등이다. 이에 더해 지시 사항도 따르지 않으며 학업처럼 정신적인 노력이 필요한 일을 싫어하고 피하곤 한다.

 

그렇다고 부주의한 행동을 보이는 아이들이 모두 ADHD를 앓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보통 취학전 아이들은 대부분 주의력이 짧을뿐 아니라 한 가지 활동에 오랫동안 집중하지 못한다. 평범한 십 대들 조차도 주의력이 짧을 수 있는데, 다만 학교와 가정에서의 문제가 심각하게 나타나면서 친구와의 우정도 유지할 수 못할때라면 ADHD를 의심해봐야한다.

 

대기 오염으로부터 자녀를 보호하라

오늘날 도시화된 지역에서 깨끗한 공기란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부모가 자녀의 대기 오염 노출을 최대한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은 다양하다. 가령 날씨나 기상 뉴스를 규칙적으로 들어 오염 수준을 그때마다 업데이트 하는 것이다. 또한 아이의 외출 시간을 제한할 수 도 있으며 교통량이 많은 도로의 경우 멀리 떨어져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대기질이 나쁜 날에는 창문을 닫고 실내에만 머무르는 것이 좋다. 외출시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 피부 손상 및 암 유발 가능성을 줄여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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