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괴롭힘 및 왕따 사례가 급증하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청소년의 18~31% 가량이 괴롭힘 가해자 혹은 피해자인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 전국 조사 결과 12~18세 아동의 20%가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괴롭힘 가해자와 정신 건강 문제 사이에는 양방향의 관계가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123RF)

괴롭힘이란 형제자매가 아닌 다른 청소년이나 또래 집단으로부터 받는 원치않는 공격적 행동이다. 보통 한 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여러번 발생하거나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괴롭힘을 당하거나 괴롭힘을 가하는 상대 모두가 이로 인해 심각하고 지속적인 정신 건강 문제를 겪을 수 있어 우려가 제기된다. 괴롭힘에는 협박이나 루머 확산, 신체적 및 구두적으로 누군가를 공격하는 행위 등이 포함된다.

컬럼비아대학공중보건대학 연구자들은 최근 청소년 건강 저널에 발표한 연구를 통해, 청소년 괴롭힘 가해자와 정신 건강 문제 사이에는 양방향의 관계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다른 이들을 괴롭히는 것이 내재화된 문제를 발전시킬 위험성을 높일 수 있으며, 이런 문제를 갖게되면 다른 이를 괴롭힐 확률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과거에는 괴롭힘 피해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뤘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괴롭힘의 지속과 정신 건강 문제 사이의 시간 순서를 설명하는 최초의 포괄적 연구로 평가받는다.

연구를 진행한 박사후 연구원 마린 아제베도 다 실바 박사 역시, 괴롭힘 피해자들이 즉각적이면서 평생토록 이어질 수 있는 정신 질환과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는 있엇지만, 괴롭힘의 가해와 정신 건강 문제가 양방향일 수 있다는 연구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담배 및 건강 인구 평가 조사에서 12~17세 사이 1만 3,200명의 청소년 데이터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조사 결과, 대상자들의 79%는 다른 이들을 괴롭힌 적이 없다고 답했으며, 11%는 몇 년전 다른 이를 괴롭힌 적이 있다고 말했다. 10%는 지난해 다른 이를 괴롭혔다고 응답했다.

이후 연구팀은 괴롭힘의 가해와 내재화 문제의 예측 변수 사이 관계를 조사했다. 그 결과 괴롭힘 가해자라고 답한 이들은 괴롭힌 적이 없다고 답한 이들에 비해, 정신 건강 문제가 중증도에서 고위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았다. 또한 중증도 수준에서 높은 수준의 내재화 문제를 경험한 아이들 역시, 정신 건강 문제가 경미하거나 아예 없는 이들에 비해 다른 이를 괴롭힐 가능성이 더 높다는 사실도 발견됐다.

다 실바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괴롭힘의 가해와 내재화 문제가 서로 양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시사했다. 마찬가지로 수석 저자인 실비아 마틴스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가 이전 연구들에 중요한 추가적 사항을 제공하며, 십 대들 사이의 괴롭힘 행동 예방과 개입 전략을 고려해야한다는 것을 알려준다고 밝혔다. 

미국심리학학회에 따르면 괴롭힘은 일반적으로 어린 시절에 발생하지만, 그 영향은 성인이 될때까지도 지속될 수 있다. 듀크대학 연구팀이 수행한 조사에서는, 광장공포증이나 공황장애의 비율이 괴롭힘이 늘어날수록 더 크게 증가한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게다가 우울증이나 불안, 낮은 자존감 등의 정신 건강 장애는 어떤 식으로든 괴롭힘에 의해 야기될 수 있는 요인들이다.

괴롭힘의 가장 흔한 형태는 육체적인 가해다. 사회적 및 육체적, 그리고 지적으로 더 많은 힘을 가진 아이가 더 많은 통제력을 얻기위해 다른 아이에게 상처를 가할때 발생한다. 또 다른 형태는 관계형 괴롭힘으로, 특정 개인을 집단에서 배척하거나 소무능 퍼뜨리며 조종하는 행위 등이 포함된다. 이 경우 신체적 괴롭힘과는 달리 가해자와 피해자간 사회적 상호작용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감지 및 감시하기는 더 어렵다.

사이버 괴롭힘은 십 대뿐 아니라 성인까지도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형태의 괴롭힘이다. 특히 소셜 미디어는 누구나 상대에 대한 부정적인 글을 쓸 수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형태를 취하도록 만든다. 이 유형이 다른 괴롭힘과 다른 점이라면 물리적인 접촉 없이도 집 등 장소와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가할 수 있다는데 있다.

 

심리학 매체 사이크 센트럴은 누구나 괴롭힘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피해자들에게서는 자존감이 낮고 친구와 사회적 상호작용이 부재하며, 학습에 어려움을 겪거나 신체적 차이를 보이는 등 일반적인 공통된 특성이 나타난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괴롭힘이 뇌가 배우는 방식과 기억을 처리하는 방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뇌의 이 영역은 과거의 정보를 사용해 미래의 행동과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데, 괴롭힘의 피해자들의 경우 실제로 뇌에 물리적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더해 괴롭힘은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고 무력감과 사회적 퇴보, 불안, 우울증 및 자책감을 야기할 수 있어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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