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EKA] 푸트레신, 아테롬성 동맥 경화증 치료에 잠재력 있다
수정일 2020년 02월 17일 월요일
등록일 2020년 02월 17일 월요일

지독한 악취로 유명한 유기화합물 푸트레신(Putrescine)이 아테롬성 동맥 경화증 위험을 낮추는 치료제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콜럼비아의과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푸트레신이 대식세포에 명령을 내려 죽은 세포를 잡아먹게 해 혈관에 축적되는 플라크를 처리할 수 있다. 즉, 체내 푸트레신 수치가 높을수록 아테롬성 동맥 경화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의미다.

아테롬성 동맥 경화증은 플라크가 축적돼 혈관이 좁아지는 증상이다. 플라크란 지방과 콜레스테롤, 칼슘 등의 물질로 구성돼 있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크기가 커져 혈류를 차단, 혈액과 영양소, 산소 공급을 방해한다. 혈류를 방해하기 때문에 심장마비나 뇌졸중 같은 심혈관 질병의 위험 요인이 된다. 전문의는 환자에게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은 식품 섭취를 피할 것을 권고하고 축적된 플라크를 제거할 치료제를 처방한다.

체내에는 혈관에 축적되는 플라크를 해결하려는 세포가 있다. 백혈구의 일종인 대식세포는 이물질과 병원균, 심지어 잔해를 잡아먹는 기능을 한다. 대식세포는 플라크를 잔해로 간주하고 플라크가 혈관을 막지 못하도록 잡아먹는다. 체내 특정 프로세스도 대식세포의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콜럼비아의과대학 연구팀은 체내에서 죽은 세포를 처리하는 과정을 조사한 후 푸트레신이 이 프로세스를 더욱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즉, 푸트레신이 대식세포를 자극해 죽은 세포를 제거하게 만드는 것이다. 푸트레신의 양에 따라 축적된 플라크 제거량이 달라졌다.

연구 저자 아이라 타바스 박사는 “매일 세포 10억 개가 죽는다고 가정했을 때 이를 제거하지 않는 경우 염증이 유발되고 조직이 죽을 수도 있다. ‘사멸세포의 인식 및 포식작용(efferocytosis)’이라는 과정을 통해 죽은 세포를 제거하는 것이 인체의 중요 기능 중 하나다”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푸트레신이 정화 과정에 어떻게 관여하는지 조사하기 위해 대식세포와 죽은 세포를 페트리 접시에서 정밀 관찰했다. 대식세포가 근처에 있는 죽은 세포를 먹어 치울 때 화학적 활동이 발생했다. 대식세포의 내부에서 죽은 세포의 아르기닌과 다른 아미노산이 재생되면서 다른 용도로 사용됐다.

대식세포 내의 효소는 아르기닌을 푸트레신으로 만들었다. 푸트레신이 생성된 후 Rac1이라는 단백질이 활성화된 후 세포에 신호를 보냈다. 대식세포는 이 신호를 인식하고 근처에 있는 죽은 세포를 더욱 많이 먹기 시작했다. 

연구팀은 아테롬성 동맥 경화증 치료에 푸트레신의 잠재력을 확인하고자 실험쥐를 사용해 테스트했다. 먼저 악취를 제거할 수 있도록 푸트레신을 물과 혼합한 후 푸트레신-물 용액을 실험쥐에 처치해 결과를 관찰했다.

연구 결과, 실험쥐 체내에서 아르기나아제 1 화합물이 사라졌기 때문에 푸트레신 양이 불충분했다. 연구팀은 실험쥐에게 더욱 많은 양의 푸트레신-물 용액을 먹였으며 대식세포가 혈관 속에서 죽은 세포와 플라크를 더 많이 잡아먹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험 도중 어떠한 부작용도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연구팀은 소량의 푸트레신 복용이 인체에 안전한지 확신할 수는 없으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푸트레신이 효과를 발휘한다면 질병 치료에 핵심 요소로 사용될 수 있으리라는 전망이다. 

대규모 인구에서 아테롬성 동맥 경화증 유병률을 추산하기란 어렵다. 2017년 한 연구팀이 스페인 산탄데르 은행 직원 4,052명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수집했다.

피험자 4,052명 중 1,122명은 고에너지 아침식사를 했으며 2,812명은 저에너지 아침식사를 했다. 118명은 아침식사를 하지 않았다.

분석 결과, 고에너지 아침식사 피험자 중 56.6%, 저에너지 아침식사 피험자 중 64.5%, 식사를 하지 않는 피험자 중 74.6%가 잠재성 아테롬성 동맥 경화증이 있었다. 그리고 고에너지 아침식사 피험자 중 54.8%, 저에너지 아침식사 피험자 중 62%, 식사를 하지 않는 피험자 중 72.8%가 비관상동맥 동맥 경화증이 있었다. 고에너지 아침식사 피험자 중 10%, 저에너지 아침식사 피험자 중 14.1%, 식사를 하지 않는 피험자 중 29.2%가 일반 동맥 경화증이 있었다.

이 수치는 피험자 중 62.5%가 잠재성 아테롬성 동맥 경화증을, 60.3%가 비관상동맥 동맥 경화증, 13.4%가 일반 동맥 경화증을 앓고 있다는 의미다. 그리고 아침식사를 거르는 것이 인체에 해롭다는 것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아테롬성 동맥 경화증은 수많은 질병의 위험 인자다. 심장마비와 뇌졸중 외에 혈관에 과잉 플라크가 생기면 신장에 영향을 가하고 만성 신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신장이 손상되면 체내에는 수분이 과다하게 쌓이며 노폐물 제거 기능은 취약해진다. 

조선우 기자 r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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