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EKA] 설탕 성분 새 항바이러스제, 여러 유형 바이러스 제거 가능
수정일 2020년 02월 18일 화요일
등록일 2020년 02월 18일 화요일

새로운 항바이러스 물질이 개발됐다. 설탕과 천연 포도당 파생물을 사용한 이 항바이러스 물질은 접촉한 바이러스를 파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 로잔공과대학과 제네바대학, 영국 맨체스터대학이 공동 개발한 설탕 성분의 새로운 항바이러스 물질은 광범위 활성을 가지고 있다. 이 물질과 접촉한 바이러스 외피는 파괴돼 감염성 입자를 제거할 수 있다.

항바이러스제란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고안된 물질이다. 이 치료 물질은 박테리아 감염에 처방되는 항생제와 다르다. 두 유형 모두 장기적 효능이라는 문제점에 직면해 있다. 항생제 내성이 생긴 경우 항생제 효과는 떨어지며, 바이러스 단백질에 주기적 돌연변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항바이러스제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항바이러스제를 처방하는 경우, 바이러스 복제 주기와 관련된 5가지 기본 단계 중 하나에 영향을 미친다. 바이러스 감염질환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각자 주기가 다른 바이러스를 표적으로 삼아야 하므로 다중 항바이러스제를 처방하기도 한다. 바이러스 복제 속도를 둔화하는 항바이러스제보다는 예방 백신의 성공률이 더 높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항바이러스제 가운데 하나는 항레트로바이러스제다. 이 약물은 HIV 같은 레트로바이러스를 치료하기 위해 고안됐다. HIV 환자는 면역 체계를 보호하기 위해 항레트로바이러스약물요법(ART)이 필요하다. 이 치료제는 바이러스의 복제 및 면역세포 공격 능력을 효과적으로 방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ART 치료를 받은 HIV 환자는 수십 년 동안 생존할 수 있다. ART는 전염률을 낮추기도 한다.

또 다른 대중적인 항바이러스제는 독감 치료제다. 인플루엔자 감염을 예방 혹은 치료하기 위해 복용할 수 있는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도 출시돼 있다. 전문의는 증상을 완화하고 감염 기간을 줄이며 회복 시간을 개선하고 합병증 위험을 낮추기 위해 독감 치료제를 권고한다. 항인플루엔자 치료제 중 일부는 인플루엔자 A에만 효과를 발휘하며 인플루엔자 A와 B 모두에 작용하는 치료제도 있다.

항바이러스제가 백신보다 효능이 떨어지지만,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특히 백신을 처방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항바이러스제는 중요한 감염 치료제가 될 수 있다.

합동연구팀은 새로운 항바이러스제 제작을 위해 설탕과 파생물로 접근했다. 먼저 설탕 분자를 수정한 후 이를 활용해 항바이러스 물질로 개발했다. 이 물질은 바이러스 외피를 쉽게 분해할 수 있으며 내부에 들어있던 감염성 입자를 노출시켜 죽인다. 여러 가지 바이러스에 반응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기능에 한계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연구 관계자 사뮤엘 존스 박사는 “성공적으로 새로운 분자를 조작했다. 수정된 설탕은 광범위 항바이러스 속성을 가지고 있기 에 바이러스 감염 치료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존 항바이러스제는 바이러스의 주요 특징에 종속됐다. 이 때문에 바이러스가 돌연변이하면 효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와 달리 신종 항바이러스제는 바이러스의 성장을 억제할 필요 없이 파괴할 수 있다.

연구팀은 시클로덱스트린(cyclodextrin)이라는 천연 포도당 파생물을 사용해 항바이러스 분자를 조작했다. 시클로덱스트린은 여러 가지 유형의 바이러스를 유인해 접촉한 즉시 파괴한다. 게다가 내성이 생길 가능성이 적어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를 해도 무시할 수 있다.

연구팀은 단순헤르페스바이러스, 호흡기융합바이러스, 뎅기바이러스, 지카바이러스 등을 포함해 여러 가지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실험했다. 그리고 바이러스 유형에 맞는 항바이러스 분자를 만들었다. 이후, 병원균 제거 효능을 판단하기 위해 분자에 바이러스를 노출시켰다. 그 결과, 분자는 주요 문제없이 바이러스를 파괴할 수 있었다. 즉, 다양한 바이러스에 광범위 활성을 보인 것이다.

새로 개발한 항바이러스 분자는 설탕 파생물이기 때문에 살아있는 조직에 해를 입히지 않는다. 세포가 아닌 바이러스만 표적으로 삼아 이론상으로는 인체에 해롭지 않다. 

다만, 연구팀은 안전성 문제 때문에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항바이러스 분자는 박테리아에 작용하지 않는 점도 연구가 필요하다. 

2019년 6월 기준, HIV 환자 2,450만 명이 ART 치료를 받았다. 2018년 2,330만 명보다 증가한 수치다.

2018년, HIV 성인 및 아동 환자 62%는 ART 치료를 받았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14세 이하 환자 중에서는 54%, 15세 이상 환자 중에서는 62%가 치료를 받았다. 성별로 살펴보면, HIV 여성 환자의 68%, 남성의 55%만 ART 치료를 받았다. HIV 임신부 중에서도 82%가 치료를 받고 있어 태아를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할 수 있었다.

 

한편, 합동 연구팀은 항바이러스 분자에 대해 특허 신청을 하고 상용화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 크림과 비강 스프레이, 연고 같은 제품과 결합할 경우 분자가 항바이러스 분자가 효능을 발휘할 수 있을지 테스트할 계획이다. 

조선우 기자 r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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