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극단적인 사회적 고립 '히키코모리', 새로운 정의 필요
수정일 2020년 02월 18일 화요일
등록일 2020년 02월 18일 화요일
히키코모리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새로운 정의가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스)

일본 사회에 히키코모리가 더 널리 퍼지면서 히키코모리를 올바르게 정의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최근 정신의학학회지에 실린 한 논문은 히키코모리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제안하고 있어 이목을 끈다.

히키코모리란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집 안에만 머무는 사람을 일컫는 용어로, 의사소통이 부재하고 우울증 및 자기혐오 등의 증세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논문은 히키코모리를 보다 명확하게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연구 저자는 간단하고 명확한 정의는 후속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를 수행한 오리건대보건과학대학의 저자 중 한 명인 앨런 테오는 “의학계가 극단적인 사회적 위축 현상을 주의 깊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시급히 다뤄야 할 이슈로 여겨지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온라인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것은 타인과의 대면 상호작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앨런 테오를 비롯해 공동 저자들은 이번 논문에서 히키코모리를 확인할 수 있는 4가지 주요 측면을 설명했다. 

연구팀이 제안한 새로운 정의에는 집 밖에서 보내는 시간의 빈도를 강조한다. 가끔 집을 나서는 사람(주당 2~3일)은 가벼운 사회적 고립을 겪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으며 이마저도 거의 하지 않는 사람(주당 하루 혹은 그 이하)은 보통 수준, 방을 거의 떠나지 않는 사람은 심각한 형태의 히키코모리로 간주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일주일에 4일 이상 집 밖을 나가는 경우는 히키코모리 조건에 성립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소 3개월(6개월 이하)의 사회적 격리 기간을 가진 사람은 전(pre)히키코모리로 분류됐다.

새로운 정의에 따르면, 히키코모리가 의미 있는 사회적 관계와 상호작용이 거의 없지만 회피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히키코모리를 사회불안 장애와 차별화하는 요인이 된다. 

또 많은 히키코모리가 사회적 고립에 만족한다고 말했는데, 특히 초기 단계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답했다. 심리학 매체 사이콜로지투데이는 임상 면접에서 히키코모리가 "집 밖의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에 안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만, 사회적으로 퇴보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하이키코모리는 괴로움이나 외로움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연구는 히키코모리 환자를 진단하기 위한 예외로 우울증 같은 다른 정신 건강 요인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지난해 정신의학 최신연구지에 실린 연구에서는 히키코모리 증상이 대인 관계의 어려움과 정신과 치료의 병력으로 인해 자살 위험이나 중독성 등의 증상도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2019년 일본 정부는 히키코모리 최초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젊은 층보다 노인이 히키코모리에 속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사실이 도출됐다.

연령별로는 40~64세 약 61만 3,000명이 외부 세상과 차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39세는 54만 1,000명으로 나타났다. 조사를 발표한 내각부 관계자들은 히키코모리 인구가 총 100만 명 이상일 것으로 추정했다.

히키코모리의 76.6%는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남성과 여성을 합친 대부분 응답자가 은퇴 후 사회적 고립 현상에 빠져들었다고 답했다. 

기간과 관련해서는, 응답자의 46.7%가 최소 7년 이상 고립된 생활을 했으며, 21.3%는 3~5년간 비슷한 상태를 유지했다고 응답했다. 이 기간은 비교적 오랜 기간 세상과 담을 쌓고 지낸다는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사회적 고립에 대한 사유로는 은퇴(36.2%)와 관계 문제 혹은 질병(21.3%), 직장 부적응(19.1%) 등이 꼽혔다.

문제는 이처럼 히키코모리에 빠진 이들의 34.1%는 보통 경제적 지원을 위해 다른 이에게 의존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주요 재정적 지원자가 사라질 경우 고립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인정했다.

자신을 히키코모리로 소개한 한 응답자는 재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도와준 이가 있어 행운이었지만, 일단 히키코모리가 되면 다른 사람과 상담하기가 어려워진다. 이런 이를 지원할 수 있도록 특별히 고안된 제도가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전형적인 히키코모리의 부정적인 영향에도 불구하고, 의료계는 여전히 극단적인 사회적 고립 현상을 건강 문제로 인식하지 못한다. 연구팀은 다양한 산업과 서비스 산업이 즐비한 주거 지역에 거주하는 것이 히키코모리를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러한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견해다. 

이택경 기자 r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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