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EKA] “병원균 죽여 식중독 예방”...식품 포장하는 합성필름 개발
수정일 2020년 02월 19일 수요일
등록일 2020년 02월 19일 수요일

항균 성질의 새로운 합성 필름이 개발됐다. 식품 포장에 활용되면 병원균을 억제해 식품매개질병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펜실베니아주립대학(PSU)가 개발한 이 새로운 복합 필름에는 라우르 알지네이트가 함유돼있다. 식품매개질병과 관련된 4가지 유형의 미생물을 제거할 수 있다. 식품 포장에 이용될 경우 해당 병원균의 성장을 막고 궁극적으로 식품매개질병의 가능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해당 연구는 국제 식품 미생물학회지에 실렸다. 

 미질병통제예방센터(CDC)질병관리본부의 2017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총 841건의 식품매개질병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1만 4,481명의 질환 사례가 야기됐으며 827건의 입원, 20건의 사망과 14건의 제품 리콜 사례가 초래됐다. 

발병을 일으킨 여러 병원균 중에서 노로바이러스가 2017년 식품매개질병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등극했다. 발병률의 35%, 관련 질병의 46%를 차지했. 두 번째 주요 원인은 살모넬라균으로, 발병률의 29%, 관련 질병의 34%를 차지했다. 세 번째는 시가독소생산대장균(STEC)으로 발병률의 5% 관련 질환의 6%를 차지했으며, 마지막 네 번째인 클로스트리듐 페르프린젠스는 발병률의 5% 관련 질병의 5%를 차지했다.

단일 식품 오염 유형에서는 연체동물이 41건으로 가장 많은 발병률을 보였다. 어류는 37건, 닭고기는 23건을 보였다. 칠면조는 대부분의 발병 관련 질병에서 609건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이어 과일이 521건, 닭이 487건을 보였다. 질병 발생 지점과 관련해서는 식당 환경이 64%로 1위를 차지했다.

실험 테스트 결과 특정 식품이 질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돼 14개 제품 회수 명령이 떨어졌다. 구체적으로는 단일 국가에서 발병된 경우 굴과 다진 소고기, 허브차 및 샐러드 믹스 등에서 일부 제품이 리콜됐으며, 여러 국가에서 발생한 사례에서는 말린 코코넛, 냉동 파쇄 코코넛, 크라톰분말, 파파야, 즉시 먹을 수 있는 돼지고기, 달걀, 간장 버터 및 로인 참치 등에서의 특정 제품이 정부 기관에 의해 회수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PSU 연구팀은, 향균층을 표준 투명 폴리에틸렌 플라스틱에 접합시키는 방식으로 새로운 복합 필름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필름은 생선이나 육류 같은 신선한 식품의 진공포장에 사용될 수 있다. 병원균의 성장을 막아 식중독 발생 빈도를 줄일 수 있어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실험 결과 필름의 항균층은 4개의 식품매개 병원체를 살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필름은 풀루란 소재의 바이오폴리머로 구성된 항균 라이닝으로 설계됐으며, 현재 식품 사용 승인을 받은 상태다. 특히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물질이며 식품 사용도 가능한 라우르 알지네이트라는 항균 물질을 풀루란에 주입한 것이 중대한 역할을 했다. 다만 연구팀은 필름의 효율성을 테스트하기 위한 목적으로 니신이나 티몰 같은 식품 등급의 항균 물질도 활용했다.

실험이 한 번에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 연구의 수석 저자인 캐서린 커터는 처음 풀루란을 식품 포장에 적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동료 압델라힘 하산의 기술 개발로 인해 마침내 성공할 수 있었다. 하산은 풀루란을 폴리에틸렌에 부착하고 플라스틱의 소수성을 변화시키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을 파악했고, 풀루란을 플라스틱에 붙이려면 최고의 항균 물질을 선택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당시 항균제 후보는 라우르 알지네이트를 비롯한 니신과 티몰이었다. 모두 식품 등급 물질이었지만, 연구팀은 식품매개질병과 관련된 4개의 병원균에 대해 어떤 물질이 가장 효과를 낼지 결정해야 했다. 이에 STEC를 비롯한 살모넬라, 리스테리아균, 그리고 황색포도상구균의 칵테일을 제조해 항균제 물질들을 실험했다.

니신과 라우르 알지네이트 및 티몰이 함유된 필름을 사용해 소고기와 생닭 가슴살, 그리고 즉시 먹을 수 있는 칠면조 가슴살을 진공포장했다. 병원균으로 포장된 4가지 칵테일은 포장된 육류에 함유시켰다. 이후 모두 밀봉해 28일간 냉장 보관한 뒤 그 결과를 관찰했다.

관찰 결과, 니신이 주입된 필름은 미생물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으며, 티몰의 경우 일부 병원균만 파괴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라우르 알지네이트는 4가지 병원균을 모두 억제하는효과를 보였다.

보통 합성 필름으로 포장된 식품을 섭취할 때, 항균 물질은 신체의 화학적 및 대사 작용에 의해 가수분해된다. 즉, 라우르 알지네이트의 경우 물질의 식품 포장 형태는 라우르산과 L-아르기닌의 원래 형태로 분해되는 것이다. 라우르산은 코코넛오일에서 지방산의 50%를 구성하는 성분이며 L-아르기닌은 유제품과 생선, 가금류 등 다양한 식품에서 발견되는 성분이다.

다만 새로 개발된 복합 필름과 관련해 폴리에틸렌의 사용은 상업적 용도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된다. 폴리에틸렌은 세계에서 가장 흔한 형태의 플라스틱으로, 계속 증가하는 플라스틱 오염에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 저자 커터는 이와 관련해 "폴리에틸렌은 강도와 투명성, 가스 투과성, 내수성 등 여러 가지 바람직한 특성을 나타낸다"며 "새 복합 필름은 인간에게 항균 특성을 줄 뿐 아니라, 동시에 업계가 찾고 있는 폴리에틸렌의 강도 및 다른 모든 바람직한 특성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손승빈 기자 r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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