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RTH CRISIS] 기후 위기, 호박벌의 대량 멸종 유발
수정일 2020년 02월 20일 목요일
등록일 2020년 02월 20일 목요일

야생과 농업 부문의 주요 꽃가루 매개자 호박벌이 멸종 위기에 처해 인간의 식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오타와대학 연구팀은 호박벌의 개체수가 크게 감소한 이유로 기후 위기를 꼽았다. 

호박벌은 꿀벌과는 기본적으로 다르다. 호박벌은 채취하고 남은 꿀을 저장하지 않는다. 야생꽃과 농작물의 꽃가루 매개자 역할을 하는 호박벌은 조류와 소형 포유동물들에게도 유익하게 작용한다. 전 세계 꽃식물의 85%는 꽃가루 매개자를 통해 번식하고 있어 호박벌은 지구 생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호박벌과 다른 꽃가루 매개자들은 농작물 수분에 매우 중요하다. 꽃가루 매개자로 생산되는 과일과 농작물 등은 사람이 섭취하는 식량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꽃가루 매개자들의 서식지가 지속해서 소실되고 변형되고 있어 동물들의 수분 기능이 위태로워졌다. 호박벌은 온실 재배 토마토와 붉은 파프리카, 딸기처럼 노동 집약적인 수동성 수분에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호박벌은 긴 혀와 날개를 진동해 효율적으로 수분 활동을 한다. 

현재 세계자연보전연맹의 멸종위기 생물종 목록에 멸종 위기종으로 올랐다. 미시간주립대학 곤충학과 토마스 우드 박사는 “호박벌이 조류와 다른 소형 포유동물이 의존하는 곡물과 딸기류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이 곤충은 수많은 과일과 채소의 효과적인 꽃가루 매개자로 기능하면서 건강한 식단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2019년 연구에 따르면, 현재 호박벌은 50% 이상 감소한 상태다.

연구자들은 호박벌이 수분하는 식물종을 조사해 일정한 패턴을 발견했다. 이를 위해 표본의 꽃가루를 채취해 현미경으로 일일이 조사 작업을 벌였다. 우드 박사는 “수분 작업을 하는 식물이 한정된 호박벌 종의 개체수는 점점 줄어드는 반면 다양한 식물의 수분 작업을 하는 호박벌의 개체수는 안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2000년 전후로 미시간주 83개 카운티에서 호박벌 12종을 채취해 비교했다. 가장 큰 감소세를 보인 종은 러스티 패치 호박벌(100%), 아메리칸 호박벌(98%), 옐로우 호박벌(65%)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이스턴 호박벌과 브라운 벨트 호박벌은 각각 31%, 10%씩 증가한 것도 밝혀냈다.

살충제 사용과 서식지 손실이 호박벌 개체수 감소의 주요 원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오타와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기온 상승 또한 호박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구팀은 2개 대륙에 서식하고 있는 호박벌 66종을 조사한 결과 북미에서 서식하는 호박벌 개체수는 46%, 유럽에서 서식하는 호박벌은 17% 감소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같은 감소폭은 걱정될 정도다. 호박벌은 야생과 농업 부문에서 중요한 꽃가루 매개자이기 때문이다”라고 피터 소로예 박사는 말했다.

또한 호박벌 개체수의 감소는 기후 변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호박벌은 서늘하고 약간 습한 기후를 좋아하기 때문에 혹서와 건조한 기후가 지속되는 경우 생존율이 극히 낮아질 수밖에 없다.

연구팀은 벌 개체수를 조사하고 감소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복잡한 모델링 시스템을 사용했다. 이를 위해 약 1세기에 걸쳐 55만 종의 벌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해 모델을 개발했다. 또한 1901~1974년과 2000~2015년 두 기간을 기준으로 기온과 강수량이 호박벌의 내성 정도를 넘어서는지 조사했다.

연구팀은 시간이 흐르면서 호박벌 개체수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팀 뉴볼드 박사는 “기후 변화가 호박벌 개체수 감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향후 기후 변화가 지속된다면 호박벌은 더욱 큰 폭으로 감소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호박벌 다양성을 보존하려면 기후 변화를 통제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아주 작은 동물도 기후 변화와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직접 받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연구 결과였다.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된다면 점점 더 많은 동물종이 대량 멸종 사태에 직면하게 될 위험이 커질 것이다. 

손승빈 기자 ra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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