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황생포도알균에 처방되는 2차 항생제 의미 없다?
수정일 2020년 02월 20일 목요일
등록일 2020년 02월 20일 목요일

슈퍼버그에 사용되는 항생제 1종 이상이 효과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추가 항생제 사용으로 부작용 유발 위험만 커질 수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호주 퀸즐랜드대학 연구팀이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에 사용하는 항생제 효능을 조사한 결과, 두 가지 항생제가 위험한 부작용을 유발하며 증상 회복 효과는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포도알균이란 거의 모든 곳에서 볼 수 있는 박테리아다. 토양에도 존재하는데, 전 세계 토양 미생물군에 일부 포함돼 있다. 피부나 점막에 기생하지만 큰 문제는 없다. 단, 이 박테리아가 체내 다른 부위로 이동하면 감염이 시작된다.

박테리아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유형은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MRSA)이다. 항생제에 반응하는 MRSA 감염 환자도 극소수 있지만, 내성 환자 대부분 반응을 보이지 않고 합병증으로 이어지거나 조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MRSA 감염이 유발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 면역체계가 황색포도알균 감염을 쉽게 극복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하다. 매우 어린 아동이나 고령층, 면역체계가 취약한 사람의 경우 감염 상처로 중증의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감염 박테리아 유형이 MRSA인 경우, 항생제가 작용하지 않을 때까지 상황은 쉽게 악화될 수 있다.

연구팀은 MRSA 환자가 한 가지 이상 항생제로 치료했을 때 더 나은 결과를 보일지 조사했다. 3년 동안 연구팀은 환자에 사용한 두 가지 항생제 효능을 모니터했다. 그 후 MRSA 치료에 사용된 항생제 2종은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고 판단했다.

연구를 진행한 데이비드 패터슨 박사는 “사망률과 혈중 박테리아, 감염 재발 또는 치료 실패에 차이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두 가지 항생제 모두 처방받은 환자는 한 가지만 처방받은 환자보다 신장 기능과 관련한 부작용이 생길 위험이 컸다”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MRSA 이중 항생제 사용의 장단점을 확인하기 위해 3년간 다기관 임상실험을 진행했다. 호주와 이스라엘, 싱가포르, 뉴질랜드 병원 27곳의 환자 352명이 참여했다. 피험자의 34.4%는 여성이었으며 평균 연령은 17.7세였다. 환자들은 의사의 판단하에 MRSA 표준 또는 병용 요법을 처방받았다.

MRSA 표준 요법은 반코마이신 또는 답토마이신을 정맥주사 한 반면, 병용 요법은 표준 요법 외에 항스타필로코칼 B락탐을 추가했다. 연구팀은 임상실험의 1차 종료 시기를 90일로 정했으며 균혈증과 급성신부전, 치료 후 재발 같은 2차 결과를 위한 종료 시기도 설정했다.

 

연구 결과, 기본 치료와 병용 치료 모두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50일 후, 표준 치료를 받은 환자 39%와 병용 치료를 받은 환자 35%는 치료 실패로 사망했다. 또 다른 항생제를 처방받은 환자도 임상적 결과가 개선되지 않았다. 90일 후, 표준 치료를 받은 환자 16%와 병용 치료를 받은 환자 21%는 감염으로 사망했다. 5일차에는 표준 치료를 받은 환자 20%와 병용 치료를 받은 환자 11%에게서 혈류에 박테리아가 존재하는 균혈증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두 가지 항생제를 모두 처방해도 치료가 실패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게다가 병용 치료를 받은 환자의 부작용은 표준 치료를 받은 환자에 비해 더 심각했다. 추가로 처방한 항생제 또한 효과를 내지 못했다. 패터슨 박사는 “수년간 의사들은 MRSA 치료를 놓고 논쟁을 벌여왔다. MRSA 감염에 사용되는 항생제에 상당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MRSA는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가한다. 2017년에만 약 32만 3,700명이 입원했으며 1만 600명이 MRSA 관련 감염증으로 사망했다. 이 해, MRSA로 발생한 의료비는 17억 달러(2조 376억 원)에 달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2~2017년 MRSA 환자는 지속해서 감소했다. 2021년, MRSA 입원 환자는 40만 1,000명으로 예상된다. 2006~2016년, MRSA 감염 예방 전략은 매년 7%씩 줄어들었지만 2005~2016년, 환자 수도 17% 감소했다.

MRSA를 포함한 황색포도알균은 개방형 상처로 감염된다. 따라서 적절한 위생 습관이 중요하다. 가정에서는 사소한 상처는 비누와 물로 세정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택경 기자 r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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