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가 식물에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바나나의 일종인 플랜틴(plantain)에 생물학적 규칙을 깨뜨릴 수 있는 기능이 있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호주의 퀸즐랜드대학은 플랜틴 바나나가 기후 변화에 적응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플랜틴은 유전자 변이 때문에 덥고 건조한 기후에도 생존할 수 있다.

플랜틴은 바나나와 유사하다. 맛과 질감에는 차이가 있다. 바나나는 다양한 품종이 있지만, 모두 익지 않은 상태에는 녹색이었다가 익으면 노랗게 변한다. 맛은 달콤하고 질감은 부드럽다. 

플랜틴은 바나나의 변종으로 풍미 때문에 일반 바나나와 달리 요리에 주로 사용된다. 플랜틴은 바나나보다 크고 단단하며 바나나와 당도가 동일하지는 않다. 플랜틴은 완전히 익어도 다소 딱딱하기 때문에 조리해서 먹어야 한다. 즉, 과일보다는 채소로 사용된다. 

바나나와 플랜틴 모두 영양가가 높다. 섬유소와 비타민, 미네랄, 칼륨이 풍부하며 항염증 및 항산화 효과를 내는 생리활성물질이 함유돼 있다.

기후가 변화하면서 전 세계 기온이 극적으로 요동치고 있다. 기온의 급속한 변화로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으며 이는 개체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 높은 기온에 쉽게 시드는 식물이 많은 만큼 오랜 가뭄에도 견딜 수 있는 식물종이 중요해졌다.

최근, 퀸즐랜드대학 연구팀은 기후 변화에 대응 가능한 플랜틴을 발견했다. 이 식물은 서늘한 지역에서 서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덥고 건조한 기후도 견딜 수 있다. 즉, 표준 생태계 규칙을 파괴해 기후 변화에도 생존할 수 있다.

애너벨 스미스 박사는 “유럽이 원산지인 플랜틴은 지구상에 광범위하게 분포돼 있다. 덥고 건조한 기후에서도 번식할 수 있는 이유를 알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생태계의 규칙’이 플랜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놀라웠다”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P.란셀올레이트(P. lanceolate)라는 플랜틴 종에 초점을 맞췄다. 이 식물은 평균 2.8년에서 최대 8년까지 생존할 수 있으며 무성 및 유성 생식할 수 있다. 꽃을 피우기 때문에 바람으로 수분 작용이 일어난다. 여름철 비옥한 토지에서 씨앗이 성장하며, 농경지나 황무지, 길가, 초원 지대를 포함해 다수의 장소에서도 서식할 수 있다.

연구팀은 과학적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현장 수집 지정학적 데이터와 플랜틴 DNA 정보를 사용했다. 그리고 다양한 서식지에 분포한 플랜틴 종의 유전적 다양성을 조사했다. 또 35개 지역에서 수집한 토종 P.란셀올레이트 454개와 21개국에 서식하던 비토종 P.란셀올레이트 18개에서 DNA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후, 플랜틴의 유전자 변이를 해석했다.

연구 결과, P.란셀올레이트는 수년간 생태학자들이 정해둔 이론을 거스를 정도로 높은 유전자 다양성을 보였다. 보통, 유전자 다양성은 식물의 개체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 개체수가 많을수록 다양성은 커진다. P.란셀올레이트의 경우, 일반적인 이론과는 반대로 환경에 의해 다양성이 영향을 받고 있었다. 토종 P.란셀올레이트가 새로운 환경으로 진입하면 자극에 반응하고 기존에 가지고 있던 힘으로 적응하기 시작한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유전자 다양성을 강화하기 때문에 플랜틴이 도처에서 서식할 수 있다.

환경적 힘을 토대로 한 유전자 다양성을 가진 식물종은 기후 변화에도 생존할 가능성이 높다. 생물학자들과 생태학자들이 이 같은 종을 다수 발견해낸다면 기온이 높아지는 지역에서 식물의 능력을 활용할 수 있다.

2017년 기준, 남미가 바나나와 플랜틴, 기타 바나나 변종 최대 수출 지역이었다. 남미에서 수출하는 바나나 종의 규모는 세계 총수출량의 35%를 차지하며 가치는 47억 7,000만 달러(5조 8,060억 4,400만 원)에 달한다. 다음으로 북미(33%), 아시아(14%), 유럽(13%), 아프리카(5.7%), 오세아니아(0.0065%)였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남미에서는 에콰도르(25%), 콜롬비아(7.9%), 페루(1.4%)의 수출 점유율이 가장 높았으며 북미에서는 코스타리카(13%)와 과테말라(9.7%)가 최대 수출국가였다. 아시아에서는 필리핀(12%)이, 유럽에서는 벨기에-룩셈부르크(5.1%)가 가장 많은 양의 바나나 종을 수출했다. 아프리카에서는 코트디부아르(2.6%), 카메룬(2.2%)이 최대 수출국이었다.

P.란셀올레이트의 유전자 다양성의 근간은 학계에서 매우 중요한 내용으로 간주됐다. 생태학자들이 동일한 기능을 갖춘 야생 식물종을 추가로 찾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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