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바이러스에서 췌장암 세포 발현율이 높은 다른 유형의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펩타이드가 발견됐다. 이번 발견으로 가장 치명적인 암으로 손꼽히는 췌장암의 혁신적인 치료법이 생길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퀸메리대학 연구진이 주도한 이번 연구에 따르면, 구제역 바이러스에서 발견된 펩타이드 또는 단백질 단편인 alpha-v-beta-6(avβ6)가 암세포와 관련된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는 테라노스틱스 저널에 실렸다.

구제역이란 소, 사슴, 양 등 발굽이 있는 동물에게 발생하는 감염병으로, 동물들 사이에서 감염률이 높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사람에게 옮겨질 수도 있다. 동물이 구제역에 걸리는 것처럼 사람 또한 이와 비슷한 수족구병에 걸리는데, 특히 어린이는 더 조심해야 한다. 구강, 손, 발, 때로는 피부의 다른 부분에 발진이나 궤양을 유발한다. 성인이 수족구에 걸리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세계 보건기구(WHO)의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2018년 7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1달 동안 37만 7,629건의 수족구 사례와 4명의 사망자가 기록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8년 33주차에 인구 1,000명 당 95건의 수족구 사례가 보고됐다. 홍콩에서는 2018년 32주차에 8건, 33주차에 15건이 기록됐다. 홍콩에서 2018년 한 해에 발생한 수족구 사례는 212건이다.

연구진은 구제역 바이러스에서 흥미로운 펩타이드를 발견했다. 이 펩타이드는 취약한 동물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의 핵심 구성 요소다. 연구진의 분석에 따르면 펩타이드에는 숨겨진 잠재력이 있다. 바로 췌장암 세포를 표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수족구 바이러스는 avβ6를 소를 감염시키는 경로로 사용한다. 바이러스가 이 단백질을 소의 혀에서 결합하는 것이다. avβ6에 부착된 단백질 조각을 검사한 결과 연구진은 약물이 췌장암에 전달되는 경로를 알 수 있었다. 이전 연구 결과에서는 췌장암 환자의 84%가 높은 수준의 avβ6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연구진은 펩타이드 테스트를 수행한 다음 실험용 항체-약물 접합체인 테스티린과 결합해 쥐 모델에서 펩타이드의 효능을 확인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런 다음 인간의 암세포와 유사한 세포 모델을 사용해 다른 테스트를 진행했다. 일부 세포는 표면에 avβ6 단백질을 갖도록 조작됐고, 다른 세포는 단백질이 없는 상태로 유지됐다. 연구진은 유전자 조작된 두 세포 세트에 펩타이드를 적용했다.

연구 결과, 펩타이드는 avβ6가 있는 암세포를 쉽게 표적으로 삼았으며, avβ6가 없는 암세포는 표적으로 삼지 않았다. 단백질이 결여된 암세포를 죽이는 데는 더 많은 양의 펩타이드가 필요했다. 

쥐 실험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avβ6 양성 종양을 가진 쥐는 펩타이드에 잘 반응했다. 일주일간 실험 결과, 작은 양의 펩타이드 및 테스토린 조합 약물을 일주일에 3번 투여했을 때 종양 성장이 저하됐다. 더 많은 용량을 일주일에 2번 투여한 결과 모든 종양 단백질이 죽었다.

avβ6 단백질은 이번 연구의 성공적인 결과다. 이 단백질은 췌장암 세포를 표적으로 한다. 정상 세포에서는 단백질이 거의 또는 전혀 발현되지 않기 때문에, 다른 건강한 조직에 해를 끼칠 가능성은 희박하다.  

연구진은 “구제역 바이러스에서 발견된 펩타이드가 쥐 모델에서 효용을 보였다”며 전이성 암에 대해서도 효과를 보일 수 있는지 또 다른 연구를 진행할 생각이다. 이 실험이 성공한다면 암 및 다른 질병에 효과적인 새로운 치료법이 발견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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