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치명적 감염병 일으키는 '박쥐 매개 바이러스’ 메커니즘 밝혀져
수정일 2020년 02월 26일 수요일
등록일 2020년 02월 26일 수요일

사스, 메르스, 코로나19를 비롯해 최근 몇 년간 인류를 위협한 감염설 질병이 박쥐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지며 눈길을 끌었다. 

한 연구팀은 박쥐에서 유래된 바이러스가 치명적인 이유로 야생성 날짐승의 강력한 면역 반응 때문이라고 밝혔다. 

캘리포니아버클리대학 연구팀은 박쥐의 강력한 면역 반응이 바이러스의 복제 속도를 촉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바이러스가 평균 정도의 면역 반응을 가진 다른 동물이나 사람에게 전염됐을 경우 병원균이 치명적인 감염을 촉발한다고 설명했다.

야생의 박쥐는 생태계 균형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다양한 꽃과 식물의 꽃가루 매개자로 기능한다. 즉, 벌처럼 초목이 빠르게 성장하는 데 주요한 기능을 하는 것이다. 박쥐는 특정 지역에서 해충의 수를 조절한다. 환경에 해를 입히지 않고 곤충을 잡아먹기 때문이다. 이처럼 박쥐는 환경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박쥐는 사람의 거주지에서 위협이 될 수 있다. 박쥐는 바이러스 같은 여러 가지 병원성 미생물의 매개체이기 때문에 사람과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경우 피해는 심각해질 수 있다.  

박쥐는 건강상 위험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람에게 위험할 수 있다. 특히,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는 광견병과 히스토플라스마증 같은 질병과도 관련이 있다. 광견병은 개로 유발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박쥐가 광견병 바이러스를 확산시킬 가능성이 높다. 적어도 개는 광견병 예방접종을 할 수 있다.

게다가 박쥐 서식 장소는 기생충의 잠복 장소가 될 수 있다. 이런 기생충이 질병을 전염시키지는 않지만, 박쥐 서식지 인근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문제가 될 소지가 크다. 빈대와 유사한 박쥐 진드기는 가정에 들어와 사람을 물 수 있다.

캘리포니아버클리대학의 최근 연구로 치명적인 박쥐 매개 바이러스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알 수 있게 됐다. 바로 박쥐의 면역 체계에 비밀이 있었다. 박쥐의 면역 반응에 노출된 바이러스는 다른 동물과 사람에 전염된 후 더 위험해진다는 것이다. 박쥐 다음의 숙주가 평균 정도의 면역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치사율이 높은 감염성 질병을 유도할 수 있는 것이다.

“일부 박쥐는 튼튼한 항바이러스 반응뿐만 아니라 항염증 반응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의 경우 광범위한 염증만을 유발할 뿐이다. 즉, 박쥐는 면역병리학 위협을 피할 수 있게 특화돼 있다”고 연구를 진행한 카라 브룩 박사는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 브룩 박사와 연구진은 박쥐 서식지 손실과 박쥐 바이러스의 연관성을 주목했다. 박쥐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스트레스를 받은 박쥐의 타액과 배설물에 바이러스 입자 수치가 높아져 다른 동물종 전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박쥐와 다른 동물 모델을 사용해 몇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실험 전 박쥐가 비행하는 동안 대사율이 높아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비행하는 동안, 강력한 신체 활동과 높은 대사율 때문에 유리기와 다른 반응성 분자가 조직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박쥐의 생리학은 장시간 유해 분자에 노출되는 것을 피할 수 있다. 박쥐의 특별한 생리학은 염증 반응과도 관련이 있었다.

염증 반응이 일어나면 박쥐 고유의 생리적 프로세스가 장시간 손상을 피하게 만든다. 박쥐는 다른 동물에 비해 수명이 긴 편이다. 박쥐와 동일한 크기의 설치류가 2년 살 수 있는데 반해 박쥐의 최대 수명은 40년이다.

연구팀은 박쥐의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박쥐 두 마리와 원숭이의 배양 세포를 사용했다. 사용한 박쥐 중 한 마리는 마르부르그 바이러스의 자연 숙주로 알려진 이집트열매박쥐였으며, 또 다른 한 마리는 헨드라 바이러스의 숙주인 검정날여우박쥐였다. 두 마리 박쥐 모두 바이러스에 노출된 경우 자연스럽게 인터페론을 생성할 수 있었다. 대조군으로 사용한 아프리카녹색원숭이는 그렇지 못했다. 인터페론은 항바이러스 면역 반응을 활성화하기 위해 바이러스 감염 세포가 분비하는 물질이다.

에볼라와 마르부르그 영향을 복제한 바이러스에도 박쥐 세포를 노출시켰다. 놀랍게도 바이러스에 감염된 박쥐 세포의 세포벽은 외부 바이러스 침입에 반응했다. 배양한 두 세포 모두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상당량의 인터페론을 배출한 것이다. 검정날여우박쥐의 배양 세포는 높은 성공률로 바이러스 침입을 막았다. 대조군으로 사용한 아프리카 녹색원숭이 세포벽은 바이러스에 잠식됐다.

연구팀은 박쥐 세포벽의 인터페론이 세포사를 막았다고 해석했다. 바이러스는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바이러스는 새로운 세포의 이용 가능성을 높였고 박쥐를 이용 가능한 매개체로 삼을 수 있었다. 이렇게 강화된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전염된 경우 수많은 사람이 죽을 수 있다.

 

광견병은 박쥐가 다른 동물과 사람에게 전염시킬 수 있는 치명적인 바이러스 중 하나다. 현재 광견병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았으며 예방접종을 가능하다. 2017년 중국에서 인간 광견병으로 인한 사망자수(516명)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케냐(350명), 필리핀(219명), 모잠비크(89명), 베트남(74명) 순이었다.

이번 연구 결과, 박쥐 매개 바이러스 특징을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과거 발병한 대다수의 감염성 질병은 박쥐와 관련이 있었다. 여기에는 급성호흡기증후군(SARS)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그리고 2019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급성호흡기증후군이 포함된다.

손승빈 기자 r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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