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에티오피아 르네상스 댐이 이집트와 에티오피아 사이에서 분쟁을 유발하고 있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이집트 나일강에서 약 3,200km가량 상류에 건설될 거대한 수력 발전용 댐이 이집트의 물 부족을 더 심각하게 만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댐 건설은 물론 인구 증가와 기후변화도 나일강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이집트와 에티오피아 사이에서 분쟁을 유발하는 그랜드 에티오피아 르네상스 댐을 짓는 데 45억 달러(약 5조 3,172억 원)가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에티오피아는 댐이 건설되면 수백만 가정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고 남는 전력을 이웃 국가에 판매해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수년간 논쟁이 지나고 첫 터빈 두 개가 설치됐다. 관계자들은 오는 7월부터 댐이 채워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집트의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유엔 연설에서 나일강은 이집트의 삶과 죽음의 문제라고 말한 바 있다.

 지난 8년 동안 이집트, 에티오피아, 수단의 정부 관계자들이 댐을 둘러싸고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이집트인의 95%가 나일강이나 삼각주 근처에 살며 나일강에서 물을 얻는다. 이들은 에티오피아의 댐이 너무 빨리 채워지면 이집트의 물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고 걱정한다. 

고대 제국부터 현대의 공화국에 이르기까지, 이집트는 나일강에 의존했다. 이집트는 식민지 시대의 물 조약과 수단과의 1959년 협약을 인용하며 하천 통제권을 정당화했다. 에티오피아는 이 협약을 인정하지 않아 결론이 나지 않는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르네상스 댐은 강의 주요 지류인 블루 나일을 가로질러 이집트 대부분 지역에 물을 공급할 것이다. 에티오피아의 총리인 아비 아메드는 “댐이 이집트의 물 공급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을 보증한다”고 말했다.

2019년 가을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다시 커지면서 아비 총리는 10월에 에티오피아 의원들에게 어떤 일이 있어도 에티오피아 댐을 완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집트와의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이 댐은 이제 이집트의 물 부족 문제를 상징하기에 이르렀다. 가장 주목받는 것은 댐이 채워지기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에티오피아는 4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집트는 그 기간 가뭄이 일어날 것을 두려워하며 12년 이상 논쟁을 벌였다.

196개국의 경제 지표를 제공하는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2019년 9월 기준 이집트의 GDP 성장률, 실업률, 경상수지는 각각 5.6%, 7.8%, 그리고 마이너스 13억 8,200만 달러(약 1조 6,329억 원)다. 2020년 1월 기준으로 이집트의 인플레이션과 이자율은 각각 7.5와 12.25%였다.

이집트와 에티오피아가 댐을 놓고 싸우는 동안, 전문가들은 댐보다는 사실상 인구 증가와 기후 변화가 나일강이 직면한 가장 시급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이집트의 인구는 매년 200만 명 가량 늘어난다. 이런 추세로는 2025년부터 물 부족이 심각해질 것이다.

해수면이 상승하면 이집트의 저지대 해안이 침수되고 내륙의 해수가 밀려와 비옥한 땅이 손상될 우려가 있다. 기후의 급격한 변화도 나일강이 직면한 또 다른 위험이다. 

한편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쌀과 바나나처럼 재배하는 데 물이 많이 드는 농작물 재배를 제한하기 시작했다. 이집트 정부는 나일강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점 때문에 비난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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