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트로인산염은 납 오염을 방지하고 소독제를 전환할 수 있는 성분이다(사진=123RF) 

수도 시스템에 사용되는 기존 소독제를 다른 소독제로 전환하는 데 적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이 제안됐다. 특정 인산염을 활용해 납 오염을 방지할 수 있는 것이다.

수도 시스템 내 소독제 전환과 관련된 이번 새로운 제안은 세인트루이스워싱턴대학(WUSTL) 연구팀이 개발한 접근법이다. 연구팀은 급수에 오르토인산염을 첨가하면, 인산염이 납이 수용성으로 되는 것을 막아 배관 벽에 납들이 고체로 붙어있도록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납이 물 안에서 오염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환경과학기술 저널에 실렸다.

수도 시스템은 주거와 상업, 그리고 산업 지역으로 급수를 수집, 처리, 저장 그리고 전송하는 시스템을 일컫는다. 이 과정에서 수자원 당국은 수질 치료 방안의 일환으로 소독제를 사용,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대부분 병원균을 제거한다. 소독제는 수돗물을 바로 마셔도 문제없도록 도와주지만, 전 세계 모든 물 시스템이 소독제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물 공급 처리와 호환되는 많은 소독제가 클로포름 같은 좋지 않은 부산물을 생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부 다른 수도 시스템에는 부산물을 피하기 위해 다른 대안을 선택하기도 하는데, 더 큰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지난 2000년 워싱턴 DC의 수자원국이 유리염소에서 클로라민으로 교체한 뒤, 급수의 납 농도 수치는 급증했다. 물의 납 함량은 4년이나 유지됐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꽤 많은 노력을 해야 했으며, 다른 지역의 수자원국들은 납 위기를 막기 위해 유리염소를 고수해야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WUSTL 연구팀은 보다 안전하게 전환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 주목을 끈다. 인산염의 가장 단순한 형태인 오트로인산염을 사용하는 것인데, 일단 전환시키면 납으로 물이 오염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인산염이 낮은 용해성을 유지시켜 납을 고체 형태로 지속시킨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수도관에 오르토인산염을 바른 뒤 물 공급에서 납이 어떻게 되는지를 조사했다. 66주간 유리염소가 있는 6개 배관 시스템을 설정한 뒤 이를 반복해 납 비늘이 형성되도록 했다. 조사 대상 배관에는 14주간 오르토인산염을 첨가했고 대조군 배관에는 인산염 없이 그대로 유지시켰다. 

이후 워싱턴 수처리 당국과 비슷하게 실험 대상 및 대조군 배관 모두를 클로라민으로 전환했다. 30주 이상 물 공급을 반복해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를 관찰했다. 그 결과, 실험 대상 배관은 대조군 배관과 비교해 실험용 배관의 용수 공급에 납이 혼합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환한지 5일 만에 대조군 배관은 리터당 납 농도가 5μg에서 100μg 이상으로 증가했으며, 30주 후에도 납 수치는 여전히 리터당 80μg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 반면 실험 대상 배관의 납 수치는 리터당 10μg 미만을 보였으며, 이 수준은 실험 기간 내내 유지됐다.

연구팀은 이후 워싱턴 수당국이 분배한 물을 조사한 후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칼슘 농도가 높게 나타난 것이다. 

칼슘은 배관에 순수한 인산납이 아닌 칼슘인산납에 대한 화학반응을 일으켰다. 화합물 칼슘인산납은 물에 대한 높은 용해도를 보였다. 

연구팀은 오르토인산염이 배관 표면에 납을 축적하게 만들어 물의 오염을 막는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했다. 다만 기존 사용하던 소독제와 인산염이 섞일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

한편, 캐나다 온타리오는 최고 음용수 검사관이 작성한 '2017~2018년 연례 물 보고서'에 따르면 50만 개 이상의 식수 시험 결과 99.8%가 품질 기준을 충족했다. 659개 도시의 주거용 식수 시스템 중 99.8%가 시 규정의 80% 이상을 준수하는 검사 등급을 받았으며, 75%는 완벽한 준수 등급을 받았다. 납 기준의 경우, 보육 센터 및 학교에서 채취된 8만 7,000여개 이상의 물 샘플 중 95.6%가 준수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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