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 농업 단체는 영국 정부가 미국에서 수입한 염소 처리한 닭고기에 대해 비난하고 나섰다. 영국 내 식품의 높은 품질 기준이 낮아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가운데 EU는 염소 처리는 열악한 위생 상태를 만회하는 임시방편 수단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영국 전국농민연맹(NFU) 미네트 배터스 회장은 “영국 시민을 배신하는 행위이며 농가에서는 이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지 유스티스 환경부 장관은 “영국에서 염소 처리한 닭고기는 현재 불법이며 높은 무역 기준을 준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미국과의 무역 거래에 대해서는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았다. 

유스티스 장관은 내년 수확철을 맞아 농가에서 다른 국가의 저임금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는 정책을 계획하고 있다고 넌지시 언급했다. 테레사 빌리어스 전 환경부 장관은 지난 1월 “호르몬 처리한 소고기와 염소 처리한 닭고기를 무역 회담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수입에 대한 법적 장벽’을 엄격하게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정부는 당시 빌리어스 전 장관의 공약을 보호하지 않았고 보리스 존슨 총리가 환경부를 개편하면서 빌리어스를 해임시켰다. 빌리어스 전 장관은 “정부에서 일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고 말하면서도, “새로운 내각은 더욱 철저하게 업무를 수행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유스티스 신임 장관이 빌리어스 전 장관의 공약을 지킬 것을 거부하자 농가에서는 극도로 분노했다. 농가는 영국 농산물이 준수하고 있는 높은 품질 기준을 약화시킬 저렴한 식품이 수입될 것이라는 사실에 두려워하고 있다. 식품 기준이 완화되면, EU에서 영국 생산 식료품 수입을 금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배터스 회장은 영국이 불법적인 식료품을 수입하게 되는 무역협정을 체결하게 된다면 도덕적으로 파탄에 이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염소 처리한 닭고기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원칙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BBC의 보도에 따르면, 닭고기에 염소 및 기타 살균제를 처리하는 것은 해로운 박테리아를 제거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 방법은 식품 안전성 문제 때문에 1997년 EU에서 이미 금지한 바 있다. 즉, 염소 처리한 닭을 미국에서 수입한다면 금지 조치를 중단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유럽식품안전청은 가금류 고기가 아염소산염 잔여물에 노출되어도 안전상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지만, EU는 여전히 “염소 처리 방법이 열악한 위생 상태를 만회하려는 임시방편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EU는 살모넬라 같은 박테리아를 제거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높은 생산 기준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입장이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2019년 영국에서 살모넬라에 감염된 사람이 200명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살모넬라는 위장관에서 주로 발생하는 박테리아로 식품 관련 질병의 주요 원인이다. 또한, 살모넬라는 설사 관련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유스티스 장관은 미국 농가가 닭고기를 세척할 때 염소 대신 젖산을 사용한다고 발표했지만 염소 처리를 반대하는 시민들을 안심시키지는 못했다.

영국에서는 가축에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도 엄격한 기준이 정해져 있다. 배터스 회장은 말레이시아와 인도, 브라질과 캐나다, 중국과 호주, 일본 같은 여러 국가의 농가에서 생산을 촉진하기 위해 항생제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농가에서 가축 건강과 생산성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항생제 양은 2016년 기준 45.00mg/PCU다.

2018년 기준 영국 가금류 고기 생산 총량은 14만600톤으로 전년보다 0.4% 증가했다. 영국의 닭고기 도축도 200만 마리로 4.9% 늘어났다.

2018년 기준, 세계적으로 237억 마리의 닭이 사육되고 있으며 이는 2017년 228억 마리에서 증가한 수치다. 2000년 영국의 가금류는 1억6,977만 마리였으며 2018년 1억8,435만 마리로 늘어났다. 

2018년 가금류를 가장 많이 기르는 국가는 중국(63억8,000만 마리), 인도네시아(24억4,000만 마리), 브라질(15억1,000만 마리), 미국(22억3,000만 마리), 이란(10억8,000만 마리), 인도(8억2,073만 마리), 파키스탄(5억2,798만 마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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