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EKA] 폐수서 중금속 골라내는 '새로운 장치' 선보여
수정일 2020년 03월 09일 월요일
등록일 2020년 03월 06일 금요일

최근 수처리 시스템에서 중금속 오염을 측정할 방법이 개발됐다. 이 방법을 적용하면 샘플을 건조한 상태로 보전한 다음 우편으로 보내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연구진이 표준 샘플링 병 내부에서 회전하는 거품기 같은 장치를 활용해 수처리 시스템에서 중금속을 테스트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 거품기 같은 장치는 미량의 중금속을 수집하는 금 폴리머 비드를 포함하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환경과학 및 기술저널에 발표됐다.

미 환경보호국에 따르면 사람들은 식수를 통해 유해 화학물질에 노출될 수 있는데, 물이 중금속 및 독성 물질에 오염됐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수처리 시스템을 구축해 물을 정화하는데, 수처리 없이 물을 얻을 수 있는 우물 등이 오염되는 경우도 있다.

사적으로 쓰이는 우물이나 수원지는 자연이나 인간 활동으로 오염될 수 있다. 박테리아, 바이러스, 기타 미생물 등이 우물의 물을 바꾸거나 주변에서 사람들이 살충제를 사용하거나, 지역 산업 및 가정 폐기물이 우물을 오염시킬 수 있다. 또 비가 오면 대기 중 먼지나 유해 물질들이 빗방울과 함께 우물에 떨어질 수도 있다.

수도가 아닌 곳에서 물을 얻을 수 있는 우물이나 수원지는 물이 깨끗한지 검사를 받아야 한다.

MIT 연구진이 개발한 방법을 활용하면, 일반 시민이 샘플을 얻어 실험실로 보내고, 분석을 받을 수 있다. 샘플을 수집해 지역 내의 승인된 연구진에게 보내면 수질 검사에 걸리는 작업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연구에 참여한 에밀리 한하우저는 “처음에 인도에서 사용하도록 설계했지만, 미국에서도 물 문제와 미량 오염물질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미시건주의 플린트에서도 물 문제가 발생했다”라고 설명했다.

MIT가 개발한 장치는 인도의 수질 모니터링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인도에서는 전국 각지 근로자들이 수백만 개의 물 샘플을 정기적으로 수집한다. 현지 실험실은 이 샘플을 받아 기본적인 수질 분석을 수행한다. 미량 오염물을 분석하려면 샘플이 운송 중에 잘 보존돼야 한다. 만약 샘플이 훼손되거나 상태가 좋지 않다면 수질 분석 연구원들의 작업이 어려워진다.

연구진은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다가 사람의 혈액을 수집하는 데 사용되는 간단한 기술인 건조 혈액 스포팅에서 영감을 얻었다. 혈액 한 방울을 건조시켜 분석 등의 연구에 적합하도록 품질을 보존하는 과정을 말한다. 연구진은 물과 물속의 오염물질을 흡수 및 건조해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필요한 물질을 조사했다.

그 결과 수백 미크론 너비의 작은 폴리머 비드 형태의 이온 교환 수지가 만들어졌다. 이 비드에는 수소 이온이 결합된 분자 그룹이 포함돼 있는데, 물 샘플에서 미량의 중금속을 흡수하는 데 꼭 필요한 주요 재료다.

연구진은 처음에 티백 모양의 디자인을 고려했지만, 그럴 경우 예상보다 흡수 속도가 길었다. 미량의 오염물질을 흡수하기까지 며칠이 소요되기도 했다.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비드로 채워진 작은 주머니를 패널로 이었다.

연구진은 이 시제품을 여러 개 만들어 보스턴 주변을 다니며 자연 현장에서 물 샘플을 채취했다. 샘플에 카드뮴, 구리, 납, 니켈 등의 중금속을 추가하기도 했다. 이렇게 채취한 샘플은 하루 건조시켰다.

연구진은 건조된 장치에서 샘플을 회수하기 위해 염산을 사용해 비드에서 이온을 분리했다. 그런 다음 질량 분석기 등 다양한 기기로 회수한 샘플을 분석했다. 회수한 시료 분석 결과에 따르면 기기는 물과 중금속을 흡수 및 보존했다. 각 샘플에서 보존율은 90%였고, 원래 샘플에서 오염물질과 비교했을 때 정확도는 10~20%였다. 건조된 상태는 최대 2년 동안 정확하게 보존된다. 

2016년 유럽환경청에서 유럽의 총 2,585개 시설을 조사한 결과, 각 시설에서 중금속 배출이 5% 증가했고 환경 압력이 34% 감소했다.

업종별 중금속 배출이 가장 많은 곳은 도시 폐수처리장(45.5%)이었다. 채굴 및 채석 부문 19.3%, 농업 14%, 화력 발전소 6.4%였다.

 

공급원별 도시 폐수처리장으로의 중금속 방출 비율을 보면, 유기화학 산업은 54.9%를 차지했으며 비철금속 산업 15.9%, 매립폐기물 8.7%, 섬유 5.5%, 금속 및 플라스틱 2.1%였다.

MIT가 개발한 장치는 초기 모델이지만 정확도가 높아 여러 응용 분야에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택경 기자 r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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