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바이러스 파괴하는 화합물 발견...코로나19에도 작용할까?
수정일 2020년 03월 09일 월요일
등록일 2020년 03월 06일 금요일

여러 유형의 바이러스를 파괴할 수 있는 새로운 화합물이 발견됐다. 이 화합물이 코로나19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리라는 분석이다.

독일 뤼베크대학 연구팀은 a-케토아마이드(a-ketoamide) 화합물이 코로나바이러스와 엔테로바이러스를 포함한 다양한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화합물은 특정 효소와 결합해 그 기능을 방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학이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아직도 일반 감기와 인플루엔자 치료제는 개발되지 못했다. 매년 독감 계절이 돌아오면 백신이 개발되지만 일반 감기에 사용할 수 있는 백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호흡계 질병에 대처할 항바이러스제가 필요하다.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가 개발되면, 합병증과 조기 사망 같은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줄어들 수 있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확진자 수와 조사를 받는 사람의 수가 증가하면서 세계 각국이 공포에 떨고 있다. 특히, 아직 질병에 제대로 대처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국가들은 두려움이 더욱 크다. 

최근, 뤼베크대학 연구팀은 코로나바이러스와 엔테로바이러스에 작용할 수 있는 새로운 화합물을 발견했다. A-케토아마이드라는 명칭의 이 화합물은 광범위한 항바이러스 속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코로나 19 같은 여러 가지 유형의 중증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주요 단백질 분해효소와 엔테로바이러스의 3C 단백질 분해효소는 유사한 활성 부위를 가지고 있다. 기질의 P1부위에서 특별한 글루타민 요건을 충족해야 작용한다. 이 단백질 분해효소들은 특수성을 띠고 있으며 바이러스 다단백질 처리과정에서 핵심 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항바이러스 신약 개발의 표적으로 적합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현재까지 사스 치료제로 승인된 의약품은 존재하지 않는다. 2004년 사스가 성공적으로 치료된 이후로 사스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낮아져 개발이 진행되지 않았다. 메르스를 원인으로 하는 코로나바이러스 유형이 다시 나타나자 의료계에서는 그 역풍을 맞았다. 2012년, 메르스가 사스와 상당히 유사하다고 확인됐지만, 메르스는 사스와는 달리 신부전으로 이어졌다. 최근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의료계는 다시 한 번 심각한 여파를 맞고 있다.

주로 어린 아이가 감염되고 소아마비와 심장내막염 같은 수많은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엔테로바이러스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이 바이러스는 호흡계를 공격하지는 않지만, 병원균이 중추신경계에 도달하면 환자가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또한, 신경계가 직접적으로 공격을 받으면 뇌염과 소아마비 같은 질병을 유도한다.

연구팀은 코로나바이러스와 엔테로바이러스용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이 바이러스의 공통분모와 잠재적인 약점을 조사했다. 이전의 연구들과는 달리, 이번 연구는 바이러스 구조의 약점과 일치하는 화합물 탐색에 중점을 뒀다. 조사 결과, 두 가지 바이러스 간의 공통 특징을 발견했다. 코로나바이러스와 엔테로바이러스 모두 단백질 분해효소 구조가 유사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M 단백질 분해효소와 엔테로바이러스의 3C 단백질 분해효소가 유사해 신약의 공통 표적이 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추가 연구를 위해 두 가지 단백질 분해효소의 X레이 크리스탈 구조를 조사했다. 이후, 단백질 분해효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적인 화합물을 찾았다. 두 가지 단백질 분해효소와 연관된 기능을 방해할 수 있는 a-케토아마이드를 발견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 화합물을 분석하고 두 가지 바이러스의 단백질 분해효소를 표적으로 하는 항바이러스 속성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a-케토아마이드는 M 단백질 분해효소와 3C 단백질 분해효소에서 광범위 억제 속성을 나타냈다.

화합물이 표적 부위에 결합하면 단백질 분해효소의 기능이 저해된다. 사람 세포를 사용한 테스트 결과, a-케토아마이드가 코로나바이러스와 엔테로바이러스의 여러 가지 유형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사람이 감염되는 코로나바이러스 중 메르스의 치사율은 35%로 가장 높았으며 이는 사스보다 10% 더 높은 수치였다. 한편, 코로나 19의 치사율은 1% 미만이지만 감염률은 앞서 언급한 두 질병보다 확연히 더 높았다. 이 때문에 코로나 19를 억제할 수 있는 백신과 치료법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영섭 기자 r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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