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보홀주 해안에서 떨어진 작은 바타산섬이 해수면 상승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2013년 바타산섬에 7.2 진도 규모의 지진이 강타해 이후 여진이 수천 번 발생했으며 섬의 지형이 변했다. 지진으로 바타산섬과 인근의 섬 3개가 가라앉기 시작했으며 주변 해수에 취약한 상태가 됐다.

1,300여명이 거주하는 이 섬은 일 년 중 최소 3분의 1 동안 바닷물에 침수된다. 이곳에서 발생한 홍수 중 가장 규모가 컸던 경우에는 농구장이 침수됐으며 코코넛 야자열매 나무 중 일부만 살아남았다. 

매년 바타산섬의 해수를 측정하는 현지인 데니스 수칸토는 홍수가 용해되고 있는 북극 때문이라고 말했다.

2014년, 지방 정부는 섬 주민들에게 배로 한 시간 떨어진 곳에 위치한 곳으로 이주할 것을 제안했지만, 대부분 주민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지인 로드리고 코지콜은 “관계 당국에서 언덕 높은 곳의 농가로 이주하길 바란다”고 말하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우리는 어부다. 낚시를 해야 먹고 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더 이상 바닷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우리의 생활방식이다”라고 덧붙였다.

바타산섬 주민들이 이사를 원치 않는다는 사실은 유사한 상황에 처한 섬 주민에게 교훈이 되고 있다. 전체 인구가 이주할 수 있는 새로운 장소를 물색하기보다는 현지 상황에 적응할 수 있는 실용적인 해결책을 찾고 있다. 

바타산섬 주민들은 상황에 적응하고 있다. 이들은 산호초로 집을 높이고 있으며 대나무로 기둥을 만들어 염소를 보호한다. 섬의 대부분 식물은 이동이 가능한 화분으로 옮겨 심었다. 일요일 성당 미사 시간에 조수가 높아지면 신부는 신자들에게 무릎을 꿇지 말라고 한다.

자연의 지속적인 위협에 익숙해진 필리핀 사람들은 적응력이 매우 높아졌다. 필리핀은 매년 발생하는 태풍과 지진, 홍수와 산사태, 쓰나미 때문에 지구상에서 가장 재난에 취약한 국가 중 하나다. 2020년 1월, 마닐라 남부 화산이 폭발하면서 재 기둥이 수도의 하늘을 덮었다. 1997~2016년 필리핀 재난으로 2만3,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바타산섬에서 보트로 20분 거리에 위치한 유베이섬은 임시변통으로 만든 판잣집을 고가도로로 연결했다. 초등학교 바닥은 보통 성인 키보다 높아 수업은 5피트도 안 되는 서까래에서 진행한다. 이 때문에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주장도 있다. 

해수면 상승이 지속된다면 필리핀의 일부 지역은 30년 내에 침수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1세기 말이면 860만 명이 거주하는 지역이 연평균 해안 홍수 수위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된다.

연구자들은 필리핀 시민 540만 명이 이미 연평균 홍수 수위보다 낮은 지역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평균 홍수 수위란 일 년에 최소 한 번 지역 해안 홍수로 범람되는 해안가 해수를 의미한다.

바타산섬에서 발생하는 사건은 해수면이 높아지면 전 세계 저지대 섬과 해안 지역에서 발생하게 될 일의 전조와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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