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친환경 제품 광고 ‘친환경’ 강조하면 역효과 난다?
수정일 2020년 03월 10일 화요일
등록일 2020년 03월 10일 화요일

환경과 건강을 추구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친환경 제품이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기업이 제품의 친환경 측면을 무시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이목을 끈다. 제품의 친환경 특성을 부각하지 않아야 소비자들의 구매 관심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학 연구팀은 친환경 제품을 마케팅할 때 친환경 인증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환경 인증에 주력하는 마케팅 방법을 사용하면 판매 실적이 저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판매 실적이 저조하면 소비자는 친환경 제품은 기존 상품보다 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마케팅을 할 때 환경적으로 올바르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친환경 제품’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친환경 제품은 환경적으로 친화적인 성분이나 소재로 만든 것이다. 세계 수많은 기업이 친환경 소비자를 유인하기 위해 이 용어를 활용한다. 동시에, 독성 물질을 우려하는 소비자의 관심도 끌고 있다. 

여러 가지 요인이 친환경 제품에 영향을 미친다. 그 중 하나는 친환경 제품은 극히 적은 원자재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요인은 환경에 잠재적인 오염물질을 극히 적게 남겨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친환경 제품의 성분은 사람의 건강에 거의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요인이 대부분 친환경 소비자들이 친환경 제품을 구입할 때 고려하는 요소다. 기업은 보통 친환경 제품 판매를 위해 친환경 인증을 중점으로 사용한다. 그런데 최근 연구에서는 이 점을 배제할 것을 주장한 것이다. 이는 친환경 제품에 관심이 많지 않은 소비자들의 생각 때문이다. 친환경 제품에 관심이 많지 않은 사람은 기존 상품에 비해 친환경 제품의 질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혹자는 친환경 제품이 기존 제품에 비해 내구력이 떨어지거나 기대한 만큼 효과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소비자들이 친환경 제품은 조악하다고 생각한다면, 마케터들이 소비 습관을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기업들은 신제품의 친환경 속성을 강조하기 위해 환경 인정을 강화하려고 하지만 사실상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브라이언 우슬리 박사는 말했다.

연구팀은 친환경 제품과 연관이 있는 개념을 구체화한 뒤 특정 제품을 광고할 때 친환경적인 측면을 절제한 표현과 강조한 표현의 차이를 조사했다. 친환경 측면을 절제한 표현은 친환경 속성을 내포했다는 것을 의미하고, 친환경 측면을 강조한 표현은 친환경 속성을 명백하게 드러냈다는 것을 뜻한다. 두 가지 개념 모두 친환경 제품의 판매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세히 설명하자면, 친환경 측면을 절제한 표현은 마케팅 방법에서 친환경 인증을 ‘간접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반면, 친환경 측면을 강조한 표현은 친환경 인증을 ‘직접적으로’ 명시한 것이다. 

 

연구팀은 두 개념을 적용할 수 있는 사례를 제시했다. 자동차 산업에서 두 브랜드가 자동차 판매를 놓고 경쟁한다고 가정해보자. 브랜드 A는 오염 가스 배출이 적고 연료 소비가 최적화됐으며 친환경 인증을 받았다고 홍보하기로 결정했다. 브랜드 B는 핸들링 사양과 가속 시간 같은 자동차의 특성을 광고하는 것을 선호했다.

브랜드 A가 전면에 내세운 친환경 인증은 배기가스 배출과 연료 사용을 우려하는 고객들에게 작용할 수 있다. 대신 자동차의 기술적인 특성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 브랜드 B의 불명확한 친환경 광고는 기술적인 면을 중시하는 소비자에게 매우 효과적이지만, 친환경 자동차 애호가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가지 않을 수 있다. 환경적 특징에 대해 문의를 하면 브랜드 B는 고객이 원했던 인증을 제시하며 홍보할 수 있다.

연구팀은 판매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두 개념을 테스트했다. 각 개념을 적용할 수 있는 시점과 적용해야 하는 이유 또한 분석했다. 친환경 속성이 있는 신제품 세탁 세제와 세탁기 광고에 테스트를 실시했다. 친환경 속성은 전력과 물 소비를 줄이는 것과 연관이 있었다.

연구 결과, 친환경 인증의 간접적 홍보가 판매 실적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친환경 요소를 간접적으로 명시하자 신제품 세탁 세제와 세탁기 모두 판매율이 높아졌다. 대부분 성능과 관련된 정보를 원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즉, 친환경 인증의 직접적 명시는 공격적인 뉘앙스를 풍기기 때문에 판매 저조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지속 가능성을 강조하면 소비자에게 친환경 제품을 구입할 것을 촉구하게 된다. 이 같은 주장은 소비자의 구매 동기 부여에 영향을 미친다. 미국 기업 닐슨홀딩스가 2017년 3월부터 2018년 5월까지 초콜릿과 커피, 목욕 용품과 관련된 지속 가능성 주장과 제품 판매 실적의 관계를 조사했다.

기존 방식대로 광고한 경우, 초콜릿 제품은 5%, 목욕 용품은 1% 판매율이 높아졌지만 커피 제품은 1% 하락했다. 지속 가능성 측면을 광고하자 초콜릿 제품은 16%, 목욕 용품은 14%, 커피는 1% 증가했다.

초콜릿 제품 카테고리에서 지속 가능성 광고는 22% 실적 성장으로 이어졌으며, 인공성분 미함유 광고는 16%, 공정 무역을 부각한 광고는 10%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커피 카테고리에서, 지속 가능성 광고는 25% 높은 실적으로 이어졌으며 공정 무역을 주장한 광고는 21%, 인공 성분 미함유 광고는 0%의 실적 성장으로 이어졌다.

목욕 제품 카테고리에서 건강과 웰빙을 홍보하기 때문에 약간의 차이가 발생했다. 목욕 제품에서 필수 오일을 마케팅한 경우 18% 실적이 성장했으며, 미네랄 함유 광고(16%), 지속 가능성 광고(8%), 유기농 성분 함유 광고(6%)보다 성과가 좋았다. 이 같은 수치를 봤을 때, 소비자는 목욕 용품에서 건강 측면을 부각하는 것에 매력을 느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친환경 인증을 마케팅에서 배제한다고 해서 완전히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전면에 부각시키지 않을 뿐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에게 부담을 지우지 않는 선에서 친환경 행동을 장려할 수 있다.

한윤경 기자 r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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