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문화, 질병행동에서도 중요한 역할
수정일 2020년 03월 12일 목요일
등록일 2020년 03월 12일 목요일

우리가 아프다고 느끼는 것과 관련된 정신적, 신체적인 감각은 염증에 대한 자연스럽고 생물학적인 반응이다. 이런 반응 및 감각의 심각성과 강도는 사회적 규범이나 문화의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회과학 연구팀이 최근 사람이 아프다고 느끼는 감각과 문화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했다. 이런 문화는 질병을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키지 않고 자신의 질병을 관리하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등 환자의 행동을 결정하는 것과도 연관이 있다.

연구진은 미국인 참가자 1,259명을 대상으로 문화권, 인종, 성별 등을 기반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연구진은 ‘시크니스큐(SicknessQ)’라는 도구를 사용해 참가자들의 질병행동을 측정했다. 시크니스큐는 10가지 항목으로 구성된다. 예를 들어 몸이 쑤신다, 혼자 있고 싶다, 피곤하다, 가만히 있고 싶다 등의 항목으로 구성된다. 참가자들은 최근 감기나 독감 등에 걸렸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고 어떤 행동을 했는지 시크니스큐 도구에 답변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의약학 분야에 종사하는 참가자들은 대부분 아프더라도 직장에 출근할 가능성이 높았다. 2017년 연구를 인용한 결과, 의료계 종사자의 91~93%가 인플루엔자와 같은 질병의 증상이 있어도 일터에 나갔다.

연구진은 질병행동이 염증 등의 반응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의료 분야 종사자들은 질병행동이 일의 동기가 된다고 생각하는 편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심각한 수준으로 아프지 않은 이상 일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이 아픈데도 일터에 나오는 이유는 우선 동료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는 이유, 상사가 관용적이지 않다는 이유, 일할 사람이 부족하다는 이유 등의 구조적인 관심사 때문이었다.

또 신을 믿는 사람들은 몸이 아픈 것도 신이 자신을 시련에 들게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병이 나더라도 의사의 도움을 받을 가능성이 낮았다.

아프다는 표현을 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은 우선 우울증 증상이 있는 사람, 스스로 금욕적이라고 생각하거나 고통에 대한 내성이 높은 사람, 수입이 적거나 평균 수준인 사람 등이었다. 텍사스대학 샌안토니오 건강 불균형 연구소의 생물학자인 에릭 샤턱은 "자신이 금욕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아픔이나 고통을 더 잘 표현한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결과다"라고 말했다.

샤턱은 또한 "소득 수준이 낮은 사람이 아프다는 표현을 더 자주 하는 이유는 의학적 치료를 받을 방법이 없어 증상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자신이 아프다는 사실을 계속해서 상기해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가족 간의 친밀도 또한 질병행동과 관련이 있었다. 이는 특히 남성에게 적용됐다. 가족과 더욱 친밀하고, 가정이 사회적인 안전망이라고 여기는 사람일수록 자신이 아프다는 표현을 많이 했다.

연구진은 지속적인 질병을 앓는 사람들과 이번 연구 결과를 비교할 계획이다. 다만 현재 연구 과정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연구 결과는 신중하게 해석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항염증제와 같은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의 시크니스큐 점수는 낮을 수도 있는데, 이는 사회문화적 요인과 무관하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2019년 10월 1일부터 2020년 2월 22일까지 독감과 같은 질병으로 병원을 찾거나 입원한 사람의 수를 조사한 결과 이 기간 3,200~4,500만 명이 독감을 앓았다. 1,400~2,100만 명 정도가 독감으로 병원을 찾았고, 31~56만 명 정도가 입원했으며, 1만 8,000~4만 6,000명 정도가 독감으로 사망했다. 독감 바이러스는 독감에 걸린 사람이 재채기 또는 기침을 할 때 분포되는 비말에 의해 퍼진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비말이 코나 입, 눈 점막 등에 닿아 몸속으로 들어가면 독감에 걸릴 수 있다.

의료 및 약국 할인 카드 제공 업체인 싱글케어(SingleCare)는 백신이 독감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발표했다. 백신에 든 독감 바이러스는 비활성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면역체계가 독감 바이러스와 싸울 방법을 터득하도록 도와준다. 독감 예방 주사는 독감에 걸릴 확률을 40~60% 줄인다.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총 300만 건의 독감 백신이 선적됐다.

독감 예방 주사는 생후 6개월부터 맞는 편이 좋다. 미국 성인들이 2018년 독감 시즌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이유는 48%가 백신을 신뢰하지 못해서다. 또 40%는 독감을 주사로 예방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답했고, 26%는 독감 백신이 효과가 없다고 생각했다. 11%는 주사를 맞으러 갈 시간이 없다고 말했고, 8%는 주치의가 백신을 추천하지 않았다고 답했으며 7%는 가입한 의료 보험으로 백신 비용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질병행동은 일반적인 면역 반응의 구성 요소 중 하나다. 아플 때 행동 반응에 영향을 미치는 문화적 요소를 이해하는 것은 나아가 질병행동의 이해를 돕는다. 

손승빈 기자 r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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